성체조배, 성체흠숭의 은총
첫영성체 하는 이들의 수호성인
폴 마리아 시글 신부
교황 비오 10세는 복녀 이멜다 람베르티니 melda Lambertini를 첫영성체 하는 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이멜다의 사연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다. 죽기 직전, 이멜다는 성체 안의 주님과 일치하고픈 어린이다운 열망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사람들이 구세주를 모신 후에도 여전히 살아있을 수 있는지 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그분이 내게 오시면 난 환희와 행복에 넘쳐 분명 죽을 거예요!”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이멜다 람베르티니는 1321년경 이탈리아 볼로냐의 람베르티니 백작과 그의 두번째 부인 카스토라 갈루찌의 딸로 태어났다. 이러한 사실은 성인전 작가이며 역사가인 교황 베네딕토 14세의 저서 《하느님의 종의 시복시성》에 의해 역사적인 사실로 인정되었다.
귀족 가문의 아주 아름다운 소녀 이멜다는 어릴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기도하기를 좋아했으며, 꽃을 사랑했으며 무엇보다도 마음은 늘 하느님 나라를 향해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소원대로, 9세 때 이멜다는 발 디 피에트라Val di Pietra에 있는 도미니코 수녀원에 보내져서 수녀로서 교육을 받았다.
이멜다는 성체 안에 예수님께서 정말로 계신다는 것에 대해 들었을 때, 예수님의 아주 가까이에 있고 싶었고, 예수님을 영하고 싶었다. 자신을 지도하는 수녀님들처럼 예수님을 모시고 싶다는 아주 큰 열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신학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주님을 받아 모시는 것이 허락되려면, 그 당시의 이해에 따르면, 영성체를 위한 성실한 준비뿐만 아니라 영성체의 위대함을 알고 있다고 사람들이 추측할 수 있는 12세가 되어야만 했다. 20세기의 교황 비오 10세가 첫영성체에 대한 교령 (Quam Singulari)에서 명문화한, 평범한 빵과 성체를 구별할 수 있고 예수님을 열망한다는 조건이면 어린이에게 영성체를 허락한다는 것은 14세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몸소 다른 방법으로 14세기 당시 지식인들에게 당신의 뜻을 보여주셨다.
이멜다가 10세가 되어 볼로냐 근처 발디피에트라의 도미니코 수녀회 학교에 갔을 때 성체를 영하고 싶은 열망은 더 커졌다. 수녀님들은 성체를 영하러 나가는데 자신은 감실 앞에 그대로 앉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괴로움이란!
이멜다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열망이 가득 차올랐는데, 부모의 허락을 받아서 자기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고 도미니코 수녀회에 입회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어린 나이에도 그런 결심이 꽤 흔했다. 귀족가문의 소녀들은 보통 열두 살에 결혼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페르디난 드 홀은 1333년 5월 12일 예수님 승천 대축일 전야의 사건을 이렇게 기록했다.
"도미니코 수녀원에서 수녀님들이 성체를 영하고 있었다. 영성체 동안 이멜다 혼자 자리에 남아있었다. 이멜다는 '주님, 저는 자격이 없어요!' 하면서 영웅적인 자제심으로 크나큰 갈망을 누르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하는 기도를 계속하면서 눈을 들어 더욱 열렬히 감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한 줄기 빛이 감실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그 빛줄기 속에 성체가 떠있었다. 성체가 점점 더 소녀 이멜다 가까이로 다가왔다. 소녀는 팔을 벌리고 머리를 들고 입술을 벌렸다. 하지만 성체는 소녀를 향한 한 줄기 빛 속에서 소녀 아주 가까이 다가오더니 멈춘 채 그대로 떠있었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이것을 목격했다. 급히 사제가 공중에 떠있는 성체를 향해 다가와, 그 성체를 성반에 얹어서는 열두 살 이멜다에게 주었다. 마침내 이멜다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넘치는 기쁨과 행복 속에 첫영성체를 한 후 이멜다는 감사기도를 바쳤다.
미사가 끝난 후에 한 수녀가 아직도 감사기도를 바치고 있는 이멜다를 일으키려고 했을 때였다. 이멜다의 영혼은 이미 천국에 가있었 다. 주님과 영원히 함께 있고 싶은 이멜다의 갈망을 채워주기 위해 예수님께서 이멜다를 당신께 데려가신 것이다.
첫영성체 날 하늘 나라로 불려가는 이 놀라운 은총은 복녀 이멜다 람베르티니가 유일하다. 1826년 교황 레오 12세는 이멜다 람베르티니에 대한 공경을 승인했으며, 축일은 5월 12일이다. 교황 비오 10세는 이멜다 람베르티니를 첫영성체 하는 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많은 성인들이 첫영성체 때 평생을 결정하게 될 은총을 받았다. 예를 들면, 성흔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젬마 갈가니 성녀(1878-1903년)는 자신의 첫영성체 날을 "무한한 축복의 날"이라고 칭하며 영적지도 신부에게 이렇게 썼다.
"신부님, (첫영성체) 그 순간에 예수님과 저 사이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 요. 저의 하느님과의 이러한 일치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염원을 느꼈어요. 저 자신이 점점 더 세상과 분리되는 체험이었어요. 예수님께서 제가 예수님의 신부가 되고 싶다는 큰 소망을 갖게 하신 것도 그날 아침입니다.”
<Triumph of the Heart No. 98>에서
이선영 옮김
(마리아지 2022년 3• 4월호 통권 232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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