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차원 높인 고 김종철 녹색평론발행인
행동하는 환경정신의 혜안 높인 정신개혁 지도자
환경인으로는 최초로 은관문화훈장 받아
환경인으로는 최초로 지난 6월 작고한 김종철(1947년생) 전 ‘녹색평론’ 발행인이 은관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문체부는 김 발행인이 “문학 비평가이자 사상가로 ‘녹색평론’을 통해 근대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다”고 수훈 이유를 밝혔다
환경운동도 시대적 환경에 따라 야합과 변절을 반복하면서 경제적 수단과 개인의 권력적 소유물로 타락한 현실에서 그나마 삶의 가치를 진중하게 돌아보고 환경운동가 뿐 아니라 사회지도층에게 진지한 고민을 하게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한 차원 높게 정신적 길라잡이를 한 인물이다.
김종철 발행인은 지난 1947년 경상남도 함양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영문과에서 수학했고, 1980년부터 2004년까지 영남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72년엔 동아일보 평론분야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했으며 1999년에는 평론집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고 김종철 발행인의 참값은 1991년 창간한 ‘녹색평론’이다.
환경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해주는 해외 유명 환경행동가나 정신적 지도자들의 글들을 번역하여 소개하는 녹색평론은 환경지식이 빈약했던 대중들에게 고단백질의 양식을 공급해주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교직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한국 최초의 ‘녹색당’ 창립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의 저서로는 [시와 역사적 상상력](1978),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1999), [간디의 물레](1999).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2008), [땅의 옹호](2008), [발언 I, Ⅱ](2016), [대지의 상상력](2019) ,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2019)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2002),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2003),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2007) 등이 있다.
격월간 '녹색평론'을 통해 30여 년 간 꾸준히 한국사회에 녹색사상, 생태주의에 대한 인식을 심어왔다. 가장 최신호인 2020년 5·6월호(172호)에서는 코로나19가 불러온 환란이 현대문명에 반성과 변화, 성찰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당위적 비판에 멈추지 않고, 우정과 환대에 기초한 삶, 농적(農的) 순환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 고인의 저서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는 좌충우돌하는 현대인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왜 녹색평론을 시작하였는가에 대해 고인은 ‘간디의 물레-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를 읽으며 결심했다고 한다,
초창기 자신이 번역하고 자신이 출판비를 마련하여 출간한 녹색평론은 우리나라 비평문단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조성했다.
그런 김종철 평론가와의 첫 대면은 수돗물로 인한 만남이다.
수돗물 불소화사업은 1981년 진해, 1982년청주, 1994년 과천, 1995년 포항, 1996년 남양주, 강원도 영월, 1997년 충남 아산 등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상수도 정수장에 불소를 투입하여 수돗물에 일정량의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지역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소규모정수장에서부터 시작된 불소화사업은 점차 서울, 인천 등 대도시권에서도 강력하게 추진되었는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가 중심이 되어 여타의 단체와 달리 사회적으로 신뢰도를 얻고 빠르게 번져간 사업이다.
여기에 환경운동연합이 환경운동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치과의사회와 동조하고 불소화사업을 적극 권장하면서 힘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치의과 등 보건측면의 보사부나 수돗물관리를 책임지는 환경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불소화사업은 지금도 논쟁거리로 이어져가고 있다.
불소화사업은 지자체선거시마다 불을 붙여가며 ‘불소화사업 추진한다, 안한다’로 대립되고 국회, 시의회 등에서도 찬·반 양론이 펼쳐졌다.
마침내 녹색평론은 1998년 불소화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해외자료를 번역하여 소개하면서 불소에 대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게 된다.
서울시등 대도시에서도 불소문제가 시의회와 시장단의 관여로 불소화 추진을 적극 검토하라는 의식이 팽배했지만 수돗물 전문가 집단에서는 불소의 무용론을 펼치는 조직 내부에서의 갈등요소도 분출되었다.
이런 와중에 카톨릭교구에서도 관심을 보이면서 명동성당 카톨릭회관에서 종교계, 불소 찬성론자·반대론자들의 대토론회가 개최된다.
종교계는 중립적 위치에, 찬성론자들은 치과의사회와 환경운동연합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론자들은 녹색평론의 김종철, 서울시 상수도본부 박수환 생산관리부장, 환경경영신문(수자원환경신문) 김동환 편집인등이 논리의 공방전을 펼쳤다.
집단과 개인의 논쟁이었던 카톨릭회관에서의 불소화 찬·반 논쟁은 불소화사업으로 인한 첫 공개 토론회였고 고 김종철 발행인은 강력한 의지로 불소가 수돗물에 투여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의 과학적, 학술적 체계를 정립해 줬다.
김동환 편집인은 치아예방을 위해서는 불소치약이 있으며 불소함량이 매우 높은 수치를 함유되어 있는 먹는 샘물등도 판매되고 있음을 예시하면서 사회시장에서 선별적 선택이 필요하지 무분별하게 수돗물에 불소를 투입하는 것은 건강한 치아예방보다 위해성의 염려가 더 높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지금은 상수도 불소화에 동참했던 많은 지자체들이 자진 철수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도 안산시 등 몇몇 시에서는 수돗물 불소화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등을 열면서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카톨릭회관 불소화 토론회가 있은 후 수년의 세월이 흐른 후 전문가 몇몇이 유럽의 먹는 샘물 시장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다.
현장 견학을 끝내고 짬을 내어 스위스 몽불랑(샤모니)의 설경을 구경하고 샤모니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인 2명을 만났다.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는데 남해화학의 전무이사와 직원이었다.
남해화학의 전무는 불소사업에 대한 질문에 미소를 지으면서‘ 불소화사업을 하려고 투자 많이 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사업이 어렵네요.’라고 한마디 한다.
수돗물 불소화사업은 남해화학이 비료와 잉여원료로 상수도불소화에 사용된 불화규산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되었고 시장을 확산하기 위해 여러 단체 등에 자금지원을 했다는 점을 멀고먼 유럽 스위스 몽블랑에서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침묵의 한해가 된 올해 이승을 하직한 김종철 평론가를 떠나보냈다는 것은 아쉬운 이별이다.
‘김종철 평론가는 녹색평론을 통해 환경운동에 대한 화두를 설계해 주었다. 실천운동가들은 물론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에게 진정한 공동체로서의 글로벌적 시각으로 정책을 펼쳐 갈 것을 녹색평론은 끝없이 제시했다. 한층 차원 높은 환경시각을 보여준 고 김종철 평론가는 은행나무살리기 실천운동을 하다 홀로 떠난 차준엽 운동가와 함께 순수성을 간직한 체 이 시대에 정신적 환경운동가의 한 장을 평론이란 문학적 사고에서 잔잔한 충격파를 던진 인물임은 분명하다.’
(환경경영신문/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경영학박사, 시인)
[출처] 환경경영신문 - http://ionestop.kr/bbs/board.php?bo_table=B05&wr_id=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