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태어날 때
울기부터 했을까마는
양껏 벌어도 먹는 건 세끼요
기껏 살아도 백 년은 꿈인 것을
못 산다고 슬퍼 말고
못났다고 비관 마라
재물이 늘어나면
근심도 늘어나고
지위가 높아지면
외로움도 더하는 법
부자 중에 제일은
마음 편한 부자요
자리 중에 제일은
마음 비운 자리이다
하늘이 무너질 걱정도
하늘의 몫이지
사람의 몫이 아닐테니
사람이 사람인 이상
비운다 한들
다 비울 수 있을까마는
어느날 분수에 넘치는
탐욕이 일거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이치에 맞게 양심을
거스르지 말 것이며
어느 순간 미움과
증오로 분노가 일거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듯
분노의 언 가슴
용서로 물로
흘려보낼 일이다
물이 그릇을 탓하더냐
둥글면 둥근대로
모나면 모난대로
제 모습을 그릇에 맞추는
물처럼 사는 사람은
세상을 탓하지 아니하네
각박한 세상에서도
맑은 소리로
순수하게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도리에 어긋남이 없고
노릇에 부족함이 없다.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이채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모른 척할 뿐이지
이성 앞에 감성이 눈물겨울 때
감성 앞에 이성은 외로울 뿐이지
사랑 앞에 나이 앞에
절제라는 말이 서글프고
책임이라는 말이 무거울 뿐이지
절대로 올 것 같지 않던 세월은
어느새 심산유곡으로 접어든 나이
물소리 한층 깊고
바람소리 더욱 애잔할 때
지저귀는 새소리 못 견디게 아름다워라
봄과 가을 사이
내게도 뜨거운 시절이 있었던가
꽃그늘 아래 붉도록 서 있는 사람이여
나뭇잎 사연마다 단풍이 물들 때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먼 훗날 당신에게도
청춘의 당신에게도 쓸쓸한 날 오거들랑
빈 주머니에 낙엽 한 장 넣고
빨갛고 노란 꽃길을 걸어보라
당신이 꽃이더냐, 낙엽이더냐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
-이채
깊어서 고요한 것이 있다면
바다만이 아닐 것이며
넓어서 편안한 것이 있다면
하늘만이 아닐 것입니다.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눈빛이 그러하고 가슴이 그러하고
중년에 온화한 당신의
표정이 그러하고 생각이 그러합니다.
세월의 오랜 정을 소중히 여기고
진실한 마음의 참됨을 알기에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 하나
어둠 속 별이 되어 빛날 때
깊어도 때로는 외롭던가요
외롭다가 슬프기도 한 눈빛으로
흘러도 보이지 않는 가슴 속 눈물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입니다.
떠나간 이름 하나
긴 하루로 남았던 기억
어느 날 너와 나의 만남이
엷은 꽃잎으로 다시 피어날 때
넓어도 때로는 그립던가요
타다 남은 불씨에 실바람이 불어오면
달래고 재우는 버들잎 손길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입니다.
가고 오는 세월은 유수 같아라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나니
한줄기 노을빛이 더욱 아름다워
중년인 내 나이를 사랑하렵니다.
-봄에 하는 사랑은-
-이채
바람이 따스한
봄에 하는 사랑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푸른 아픔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알록달록 꽃이 피는
봄에 하는 사랑은
붉어도 얇은 단풍 낙엽의
갈색 외로움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햇살이 포근한
봄에 하는 사랑은
찬바람에 부서지는 가슴
슬픈 이별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봄에 하는 사랑은
바람처럼 따스하고
꽃처럼 아름다워
곱고도 포근한 햇살 같은 그대 안에서
영원토록 함께하는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자유 ♤ 게시판
물이 그릇을 탓하더냐 // 이채(여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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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채의 여러가지 글을
한번에 보라고 올려주셨네요.
좋은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녀 가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수고하셧습니다
에너지얻어갑니다 늘 수고많으세요⚘
이채글은 조심히세요
저작권에 잘휘말려요8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