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흥시 테마맛집정보]수행의 맛 깨달음의 맛 물왕연잎밥 이야기
1946년에 만들어진 물왕저수지는 시흥은 물론 부천의 농지에까지 물을 대줄 만큼 크고, 수심도 7미터나 된다. 이 저수지에는 낚시꾼부터 갈대밭 사이의 수변을 산책하려는 연인까지 몰려들었는데, 그 가운데는 간혹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강화의 한 사찰에 적을 두고 있는 중년의 스님은 물끄러미 물왕저수지의 낙조를 바라보던 남자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말을 건넸다. 아무 의욕도 없는 남자에게 ‘물왕저수지를 보라, 제가 웅덩이일 적에 이렇게 큰물이 될 줄 알았겠느냐’며 물길이 보이지 않아도 이렇게 큰 호수를 만드는 것이 사람의 힘이라고 했단다.
스님을 만나 마음을 돌린 남자는 저수지 근처 보리밥집에 적을 두고 낚싯밥이나 커피를 팔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는데, 이따금씩 스님이 들러 남자가 어떻게 지내는지 묻곤 했다. 그러던 하루, 남자의 청을 받은 스님이 강화 선원사의 홍련, 백련, 수련의 연근을 한 뿌리씩 가져다주었다. 남자는 저수지 옆에 연밭을 만들었는데, 선원사의 튼실한 연근에 남자의 정성이 더해져 금세 큰 연밭을 이루었다. 늘 고마운 스님에게 연잎밥이나 연잎차 등을 만들어 대접하던 남자는 그 솜씨로 밥집을 차리고 연잎갈비 등을 메뉴로 만들어 내놓았다. 냄새를 없애고 음식을 깔끔하게 하는 물왕의 연잎요리들은 입소문이 났고 그 비법을 물으러 오는 사람도 많았다. 그 때 남자가 스님에게 ‘이제야 불법을 배울 차례’라고 하자, 스님은 ‘원래 이곳 시흥 관곡지가 중국에서 연꽃이 처음 들어 온 곳이다. 발 아래 연근을 두고도 모르면 소용이 없고, 불법을 알아도 수행하지 않으면 부질없으니 살듯이 수행하고, 수행하듯 살자구나’라고 했단다. 이런 인연과 연꽃 최초 재배지인 관곡지의 상징성을 기려, 최근엔 시흥시가 나서서 연꽃 밭을 만들고 연잎요리를 향토음식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관곡지의 토양은 점토함량이 높고 미량원소가 풍부해 이 곳에서 재배된 연은 맛이 부드럽고 질감이 좋기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