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길, 바리스타
백화 문상희/ 시인 수필가
무술생 개띠 인생이 굴곡진 팔자라 했던가~!!
인생사 구비구비 산전수전 다 거치고 살아왔으니
체험적인 어린시절 환경이 고난의 길 버팀목 되었고
933m 백화산 500고지에서 태어나 화전밭 일구며
살아온 산골 촌놈, 시오리 비탈길 왕복 삼십리를
걸어서 자연과 벗하며 사시사철 등하교했으니
그 모두가 일갑자 인생길 건강의 모태가 되었고
어쩌면 시상과 글의 테마 또한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산골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재미있는 예기도 있다
50년전만해도 어릴때 늑대와 여우도 본적이 있다
산에 나무하러 가서 개와 닮은 늑대를 보고서
멍멍아 이리와라 하며 겁도없이 밥을 던져준 일,
시오리 장터에서 물건을 사서 해지고 늦게 올때면
도깨비불, 소위말하는 담비라는 놈들을 만났다
그놈들은 떼로 몰려다니는 종속이라 눈에 불 꽃을
달고 다니며 술에 취해 넘어지면 해꽂이를 했다
그 담비떼에 쫏겨 정신줄 놓고 죽은 사람도 있었으니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절대로 모를것이다
심지어 당시 멸종위기종이었던 호랑이 울음소리에
동네 개들이 똥오줌을 싼 채 죽은 것도 보았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필자가 어릴때 격은 사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스토리를 이어간다
한때는 돈 벌어 번듯한 이층 양옥집도 지었으나
행복도 잠시 잠깐 인생사 새옹지마 호사다마려니
그것도 재물 복이 없어 은행에 넘어가버녔으니...
이미 내것이 아닌것을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일까
사십대 들어 이를 악물고 다시 시작한 인생,
별 보고 출근해서 달을 보면서 퇴근하였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두 번째 집이다
아이들 키워가며 허리띠 졸라매고 살아왔노라고
이제 와서 하소연해본들 무슨 소용 있을까~!!
뒤돌아보니 어느새 내 청춘은 흘러가버렸고
그렇게 살다 보니 친구도 동창도 모두 떠나갔다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자 나선 문학의 길
물려받은 선비 집안의 유전자가 꿈틀거렸다
열살때 까지 증조부께 어깨 너머로 배운 붓글씨에
떠듬떠듬 천자문까지 흉내 내며 배웠으니 말이다
세상사 전화위복에 천우신조라 했던가,
살아온 길 돌아보며 노트에 끄적이던 글귀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도움으로 가입한 문학회
최선을 다 한 노력의 결과 그렇게 등단을 하고
미친 듯이 글을 쓰고 졸작인 시집도 출간했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인생사 굽이진 세월
남달리 튀는 성격에 또 불같은 열정 때문에
결국엔 불협화음이 일어나 문학회를 튀어나왔다
못다한 문학의 열정 때문에 또다시 방랑신세
문화예술의 근거지 충무로에 입성하여
정통적인 글공부를 해서 서정시로 수필로
등단을 하고 어쩌다 등 떠밀려 출판사를 인수해서
문예지도 내고 백화 문상희 두번째 작품집도 냈다
주제를 넘은 선택인지 아니면 업보인지는 몰라도
그로인해 그간 벌어 놓은것을 참 많이도 까먹었다
문학회 리더로, 문예지 발행인으로 시창작 강사로
최선을 다 했다지만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
결국은 모두 다 떠나고 개점휴업 상태가 되었으니
시쳇말로 명예가 밥먹여 주는것은 절대로 아니더라
모두가 내 탓이려니 생각했지만 허탈감만 남긴 채
상처만 떠않은 채 배는 난파되고 말았으니 어쩔까 만
그래도 이번 이관희 작품집 출간을 위안으로 삼는다
화백이 되고부터 무엇인가 배워야되겠다 할 시점에
주위 지인으로부터 출판사 재고 책이 많이 있으니
북카페를 열면 책도 팔고 차도 팔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하는 말에 공감을 가지고 시작한 바리스타
시작이 절반이라 했으니 끝까지 갈수밖에 없지않은가
그렇게 시작한 일, 재료부터 기구까지 모두 외래어라
문외한 분야라서 무조건 외워야 할 부분들이다
어쨌거나 3급 2급 필기, 실기를 모두 패스했다
그렇다고 북카페에서 커피만 팔수는 없지 않은가
티도 팔고 또 주스 스무디 등 구색은 갖춰야 할 터
그래서 또다시 시작한 일이 티마스트 과정이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가짓수가 엄청 많은 것이다
환갑이 지나고 배울려니 인지도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래도 남달리 총기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터라
용기백배 해서 열심히 수강에 임하고 있다
지금은 마무리 과정을 공부를 하고 있으나
프랜차이즈 카페는 기본 투자가 몇억 대이다
그러나 보유한 책 수천권을 매개체로 한다지만
과연 몇천만 원 투자로 창업을 시작한다 한들,
메이저 급 카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것인가
이것 또한 머릿속에 가장 큰 짐으로 작용한다
물론 문학을 매개체로 시작하면 승부를 걸수도 있다
이래저래 쉬어가야 할 노년에 무리수가 아닐는지
어쨌거나 평생 걱정을 않고 사는 팔자인가 보다
절약을 모티브로 은둔생활 하며 마련한 두번째 집
그것을 담보로 한 늘그막에 도전하는 북카페,
물론 마지막 남은 열정을 쏟아부어야겠지만
과연 성공할지 아니면 또다시 쪽박을 찰것인지
순풍을 만나 순항을 할지 파랑에 뒤집어질지
팔자소관대로 갈테니 그것 또한 필자도 모른다
다만 아직도 알수없는 것은 열정인지 미련인지
아니면 거실에다 안방까지 가득 찬 재고 책들을
매개체로 삼아 북카페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필자 인생을 어디로 몰고 갈지는 진정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