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구정때 곶감선물을 받았다
발그레하니 때깔도 좋고, 말랑말랑한게 맛도 아주 달다.
남편은 당뇨 걱정으로 안먹는다니 내가 매일 하나씩 먹어야할 판이다.
문득 십년전, 용인에 살때,
직접 감을 깎아 아파트 베란다에서 말렸던 일이 떠오른다.
아마도 6번동안 깎아 말려서 냉동실 보관하여 먹었었지....
그때 썼던 글을 옮겨 본다, 옛추억을 회상하면서리...
(2011년 11월 4일 쓴 글) 작년 이맘때였지, 아마도... 텔레비젼에서의 곶감을 맛나게 먹는 장면을 보던 나, 갑자기 남편에게 ‘집에서도 곶감 만들 수 있나?’ 하니 ‘그럼, 누구나 만들 수 있지 뭐’..하는 거다. 그럼 우리도 해 볼까? 그리하여 인터넷을 통해 땡감 1상자를 주문했다. 나는 깨끗이 씻고 닦고, 남편은 열심히 껍질을 깎았다. 깎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네? 그리고 홀랑 껍질 벗긴 감꼭지에 노끈을 묶어 베란다의 빨래 건조대에 매달았다. 창문도 열고...
성공적인 건조를 기원하면서 우리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흐뭇했다. 내가 먹을 먹거리를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그 기쁨 때문이었을까? 비록 파는 곶감처럼 빛깔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지만 냉동실에 넣어 두고 하나씩 꺼내어 먹을 때의 그 맛이란... 사다먹는 것 그 이상이었다. 또 자랑삼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누다보니 금세 동이 났다. 그래서 올해는 두상자를 주문했다. 두 종류의 감으로.. 작년의 노하우를 살려서 잘 맹글어 보려고.... 그런데 드디어 감이 왔다. 한 상자는 동글동글하며 색이 주황빛, 다른 한상자는 주홍빛으로 가운데가 둥글 납작하다. 우리 부부는 작년의 경험을 살려서 당장 시작, 남편은 열심히 깎고, 난 고리로 엮고, 분업이 척척~~ 올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곶감걸이를 구입하여 한결 수월~~ 베란다의 빨래 건조대에 깎은 감을 걸으니 건조대가 휘청한다. 감의 무게 때문에... 이 화창한 날이 며칠간만 지속된다면 빛좋고 모양 좋으며 맛까지 좋은 곶감이 될듯 한데... 창문을 열면서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멋지고 맛나는 곶감 탄생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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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7일 쓴 글)
올해로 3년째, 어김없이 곶감을 주문했다.
감의 고장이라는 경상도에서 감이 왔는데
나무에서 딴지 며칠되었는지 감꼭지가 조금 말라 있었다.
생산자에게 한마디 할까 하니 남편이 아서라 한다.
감나무에서 따는 일이 그다지 쉬운일이 아니라며
농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란다.
드디어 감을 깎기 시작, 남편은 돌돌 돌아가며 잘도 깎는다.
작년에 구입, 사용했던 감고리에 2개씩 척척 끼워서
베란다의 빨래 건조대에 걸었다.
1접(백개) 중 예닐곱개의 꼭지가 떨어져 나간 감은
매달 수가 없어 잘게 썰어서 채반에 널었다.
주말부터 내린 가을비에
대롱대롱 매달린 알몸의 감들이 아직은 촉촉하지만
간간이 불어 오는 바람결에 흔들흔들 춤추는 감들,
맑은 햇살에 하루 속히 마르기를 기원하며
달콤 하고 쫄깃한 곶감을 그려 본다.
작년에 말렸던 곶감은
제사상에도 올랐고, 지인들과도 나누었으며,
가끔씩 주전부리로 맛나게 먹었었다.
햇볕과 적당한 비, 그리고 농부의 땀방울로 맺어진 결실이
이제는 새로운 변신, 곶감으로 거듭나려하고 있다.
부디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이여. 도와주소서....
첫댓글 재미도 꿀맛.
맛도 꿀맛
최고죠.ㅎㅎ
단맛을 좋아하지 않지만
산행을 할 때 곶감을 갖고가서
배고플 때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아주 깨가 쏟아집니다.
곶감이 작품이네요.
상주 출신이라 곶감에 대한 향수가 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