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들이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20여명이 교류하고 있다. 벼농사를 함께 짓는다. 수확된 쌀은 직거래로 판로가 형성되어 있어서 쌀에 있어서 판로는 걱정을 해보지 않았다. 최근엔 ‘사회적농업’(9월 28일 장흥의 귀농인들이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를 초청한다. 이때 사회적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을 통해 귀농청년들의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귀농청년들이 이곳에 머물면서 농사와 자립의 기술들을 배우고 있다.
“벼와 고사리 농사를 짓고 있는데 벼는 판로 걱정을 안 해봤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무투입 벼농사를 짓고 있다. 퇴비도 그렇고 농약도 그렇고... 고사리는 300평에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그러나 판로가 걱정이 된다.”
쌀은 직거래로 해결이 되고 있다고 했다.
“벼농사가 돈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은 농협 등에 수매로 냈을 때 그렇다. 수매가가 낮다. 직거래에서는 생활협동조합(한살림, 아이쿱 등에서 쌀 1kg이 4,000원대이다.) 가격정도에서 거래가 된다. 우리 같은 저투입(농약은 하지 않음)의 경우에 고추농사를 지으면 모양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아 상품화하려면 좋은 것을 골라내는데 손이 많이 가고, 양도 줄어든다. 그러나 벼는 고추 등에 비하면 손이 덜 가고 판로만 있다면 수익성도 괜찮다.”
벼농사가 손이 덜 간다는 것은 논에 물을 대서 거기에 따른 제초효과 때문에 김매기의 횟수가 밭에 비해 덜하다. 모내기하고 3번 정도 집중적으로 김매기를 해주면 그 뒤엔 논에 들어갈 일이 없다. 물관리가 잘되는 논에 제초용 우렁이를 넣는다면 벼농사는 밭에 비해 더더욱 일이 줄어든다. 그런데 귀농인들이 벼농사를 짓는 비율은 채소나 과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2018년 귀농어·귀촌 통계조사에 따르면 귀농인들의 평균 농지면적은 0.37ha(1,119평)으로 농작물 재배는 채소 43.4%, 과수 29.9%, 논벼 28.9%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쌀 직불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나라 경우 직불금의 15%정도가 농민에게 직접적인 수입으로 돌아간다. 유럽의 경우 6~70%가 농민에게 직접 수입으로 돌아간다. 벼농사 같은 경우 대농들이 계속 농지들을 사들인다. 땅을 가지면 가진대로 직불금이 나온다. 상한선이 없다. 우리 지역에서는 귀농인들이 논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나의 수준에서 3,000평 정도 논은 감당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직거래 형태의 판로가 보장된다면 1,500만원 정도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
벼농사를 짓는 귀농인들을 보면 그들이 가진 논은 천수답으로 물을 대기 어려운 곳임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논도 구불구불해서 대형농기계들이 작업하기가 어려운 곳들이다.
논이 좀 더 다양하게 분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치적 차원에서 직불금제도의 개편이 논의되고 준비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이 속에 얽힌 이해관계를 푼다는 것이 또한 어렵다. 과연 정치적으로 해결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농민들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가며 직불금 개편에 관한 정치적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벼농사 장터 ‘쌀롱農’을 기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쌀롱農’은 쌀문화축제이고, 벼농사 농부와 쌀을 사려는 사람을 연결시키는, 직거래의 대상자들을 다각화하는 장이다. 이에 공감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가 유통을 하는 것은 어렵다. 문화로 접근해야 한다. 네트워크 차원에서 문화로 접근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또한 쉽지 않다. 소비자들이 쌀을 사려고 했을 때 접근 경로는 많다. 재미있게 기획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쌀롱農’의 컨셉은 ▲다양한 벼농사 농부들이 있는 곳 ▲특색 있는 쌀이 다양하게 있는 곳 ▲다양한 쌀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기술이 모인 곳이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다양성’이다. 쌀 소비에 있어 ‘다양성’이라는 새판을 짜는 문화기획들은 이미 시작되었다. 서울에 ‘동네정미소’라든가, 토종벼들을 재배하는 농부들의 움직임, 이런 움직임에 맞춰 ‘맑똥작은정미소’가 추진하고 있는 ‘작은정미소 프로젝트’, 그리고 가정에서 혹은 식당에서 현미를 직접 도정해 먹는 도정기도 이미 유통되고 있는지는 오래되었다. 이런 트랜드를 확산시키는 재미있는 문화기획을 상상한다.
두 번째 만남이었다. 아직 더 많은 귀농 현장의 농부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귀농운동이 귀농인들과 어떤 지점에서 스스로의 움직임으로 함께 호흡하고 부대껴 나가야될지 선명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다음에 만나 뵐 귀농해서 벼농사를 짓는 농부님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셨나요?”
이번 만남에서 간직해 갈 이야기
“귀농해서 소득은 농업외 소득이 주가 된다”
※ 참조: 2018년 귀농어·귀촌통계조사
-. 전업귀농인 70.8%/ 겸업(농업외 소득)귀농인 29.2%
-. 귀농인구 40세미만 23.7%, 40대 14.6%, 50대 32.1%
-.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 67.7세
-. 겸업 비중은 연령층이 젊을수록 높다.
“귀농인들이 형성해온 귀농현장에서의 네트워크(공동체 혹은 커뮤니티)가 있다”
“사회적농업-농촌에서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지원금”
“쌀은 환금작물로 괜찮다(다른 작물들에 비해 손이 덜 간다)”
“논(농지)의 분배와 직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