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
2007.03.01 목요일
open 6:00 start 6:30
Guest: Downhell / The Strikers / 49
Molphines
입장료: 15000원 예매가:
12000원
예매처 - www.ssamnet.com
- 앨범리뷰 -
치열함 속에서 발현되는 아름다움
- Screamo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Screamo의 대표적 Text로 자리매김할 쾌작!
사실 이 리뷰에서 Screamo를 끄집어 내는 것은 다소 어리석은 짓일 듯 싶다. 물론 한국 최초의
Screamo 밴드라는 면에서 그들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있고 응당 행해져야 할 것 이지만, 한국 내에서는 Screamo 라는 텍스트가 전혀
전무하고 리스너 역시 Hollow Jan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Screamo라는 상자 안에 그들을 가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월드와이드한 하드코어 씬, 좁게는 Screamo씬에 있어 Hollow Jan이 가지고 가는 의미는 상당할 듯 싶다. 지극히 마이너적인 음악으로
꼽히는 Screamo는 그 퀄리티 역시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Hardcore 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창조적인 음악을 하는
그들임에도 그간 조명을 받지 못했던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이 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Saetia를 알고 있는 리스너가 얼마나
될까? 고작 바다건너의 Envy 정도가 될텐데.
그간
한국 밴드에게서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줄만한 밴드가 있었나 싶다. 테크닉에 경도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스피릿, 그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에야 멜로디나 젊음에 천착하는 밴드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들 밴드에게서 서정성이나, 감수성은 발견할 수 있었겠지만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져본다. 어떤 아름다움이냐에 따라 판단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로서의 “아름다움”을 지닌 밴드도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역설적이게도 Hollow Jan의 이번 앨범은 한국 Rock 역사상 가장 치열한 음반이면서도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췄다.
더욱 시사할만한 사실은 그 아름다움이 치열함 가운데서 발현이 되고 리스너에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굳이 역설이라는 표현을 해야 두가지 표현을
양립할 수 있는 이 언어의 한계성을 탓해야 할 것인가, 아니라면 그동안 둘을 양립할 수 없는 이미지의 그것으로 판단해왔던 우리의 감각을 탓해야할
것인가?
Hollow Jan이
한국 Rock 베이스에, 좁게는 한국 하드코어 씬에 시사하는 점은 상당하다. 이 밴드의 음원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괜찮은 신인 밴드 하나
나왔네하고 평가절하할지도 모르겠지만, Hollow Jan은 한국 하드코어의 산파 역할을 한 이대 “Hardcore" 시절부터 연주해오던 멤버로
구성된 밴드다. 트렌드에 병합하거나 단순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밴드가 아님을 말해준다. 또한 이 밴드를 굳이 카테고리 안에 넣자면 Screamo
혹은 Post-Hardcore의 굴레로 속박할 수 있는데, 이는 Minor Threat의 Ian McKay가 후에 Fugazi를 결성하고,
Youth of Today의 Ray Cappo가 Embrace, Shelter를 각가 결성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른 씬에서 굴러먹다
”뭔가 될 것 같고, 뭔가 있어 보이는“ 이 씬에 무임승차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진화의 형태로 현재의 음악적 스타일이 형성되었다는 것. 앞에서
근거로 든 이유와 함께 이 두가지만의 이유로도 이 앨범이 한국 Rock 필드 내에서, 좁게는 한국 Hardcore 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음악
외적인면이 대단히 충실함과 동시에 내실도 탄탄하게 잡혀있는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물론 이 앨범을 듣는 대부분의 사람은 Envy를 떠올릴 게
분명하다. Hollow Jan 그들도 스스로 고백하듯이 그들의 음악적 영감이나 모티브는 분명 Envy였다. 그러나 “였다”라는 과거시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들 음악에서 Envy를 떠올리는 것이 분명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그들이 Envy의 안에서 부자연스럽게 그들을
복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nvy는 이제 그들의 음악의 단초를 제공한 밴드로 인식되거나 다른 Screamo 밴드로
유도케하는 게이트웨이 텍스트 역할을 가질 뿐이다. 더군다나 이제는 더 이상 Envy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에너지를 Hollow Jan에게서
획득할 수 있다. 2004년 발매된 이들의 첫 번째 Demo에 수록된 바 있는 Empty의 업템포는 분명 관객들을 점프의 향연으로 몰아넣을
것이고, 그 반대로 Spotless, Out of Existence 나 Blaze The Trail같은 트랙은 눈을 감고 향내음을 양껏 들이키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Hollow Jan은 공연 시에 모니터 옆에 향을 피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채로운 피쳐링
진영도 이들의 음악에 활력과 아름다움의 게이지를 높여주는 효과를 한다. Tragic Flaw에 참여한 Pia의 옥요한, Out of
Existence에 참여한 Vassline의 조민영, Agnosticism의 Vassline 신우석 그리고 Blaze the Trail에 참여한
270씨 (Demo앨범에 수록된 Be Out of Existence의 여성보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피쳐링으로 떡을 치는 힙합 앨범이나
여타 다른 장르의 앨범과는 달리 이 피쳐링 진영은 모두 Hollow Jan의 아우라 안에서 활개를 친다. 참여한 각자 하나하나 개성이 넘치는
뮤지션들이지만 그 개성은 Hollow Jan의 아우라 안에 함몰되고만다. 물론 그 함몰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의 것이다. 그 어떤
누구도 Hollow Jan의 특징과 개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뿜어낸다. Tragic Flaw와 Agnosticism에서
Hollow Jan의 보컬 임환택은 각각 옥요한, 신우석과 자웅을 겨루는 듯 서로를 견제한다. Out of Existence에서 자발적으로 기타
세션에 참여를 한 조민영씨의 경우에는 이미 My Proof와의 스플릿에 수록된 Mind Control Pt.2에서 한껏 뽐냈던 아르페지오
하모니를 쏟아내는데, 극단으로 치닫는 7분여의 긴 시간의 트랙을 아르페지오 단말마의 절규로 마무리짓는다. 이전 Demo에 수록된 여성보컬라인
(역시 270씨) 과는 사뭇 다른 느낌. 그러나 이것은 Hollow Jan의 Vassline화가 아닌, Vassline의 Hollow Jan화라
할 수 있다. 이는 조민영씨가 Hollow Jan의 열렬한 팬임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다. Blaze The Trail의 270씨는
Demo의 Be Out of Existence 시절보다 더욱 진화된 아름다운 멜로디를 쏟아낸다. 여성 보컬이 프론트로 나와 활약하는 고딕성향의
밴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마초들의 아우성으로 점철된 하드코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멜로디가 얹혀질 수 있구나하는 발견을 제공해준다.
가사 역시 모두
한글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만 하다. 인식의 전환이라고 해야하나? 왜 그동안 영어로 노래를 하는 밴드를 자연스럽게 여겨왔는가? 오히려 그들이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Hollow Jan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밴드 중 한글로 노래하는 유일한 밴드다. (삼청교육대가 최근 앨범에서
한글가사를 대폭 수용하긴 했다.)
장황하게 썰을
풀어놨다만 이 글이 Hollow Jan에 접근하는데에, 그들의 음악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됐을지에 대한 자문에는 다소 회의적이다. 개인적으로
Hollow Jan이 특출난 인디 밴드 중의 하나로 여겨지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 있다. 한국 최초, 그리고 언제 또 나올지 모르는 척박한
하드코어 씬의, 그것도 더 마이너적인 Screamo를 구사하는 Hollow Jan. 물론 일반 리스너들의 Hollow Jan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런 미사여구 등은 과감히 삭제해야 할 듯 싶다. 그러나 분명한 건 Hollow Jan이 방송나오기 위해 눈밑에 숯칠하는 밴드도
아니거니와 머리를 소혓바닥에 맡긴 듯한 스타일을 하고 나오는 밴드가 아니란 것이다. 밴드 스스로도 앨범 한 장 더 팔리는 것보다는 자신이 속한
음악 씬의 내실이 더욱 튼튼해지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Hollow Jan은 이 역사적인 첫 정규앨범을 습작의 이름으로 스스로 평가절하한다. 물론 진행중이라는 단서를 붙여놓긴 했지만 "Rough
Draft"라는 제목으로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다르게 해석하자면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이 앨범은 자신들의 음악적
완성으로 가는 길의 첫 번째 스케치일 뿐이라고. 분명한 것은 그들은 아직도 “In Progress" 중이라는 것이다. 이제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에 덧칠할 순간을 기다릴 차례다.
(사족
: Hollow Jan은 현재 한국의 49Morphines 미국의 Cease Upon The Capitol과 함께 3way Split 앨범을 낼
예정이다. 미국의 I've Come For Your Children 이라는 로컬 레이블, 이탈리아의 Sons of Vesta와 한국의
Squelch Records (StayTune Mailorder)의 공동발매 형식으로 3개국 동시 발매될 이 앨범에 Hollow Jan은 두곡을
수록할 예정이다.)
첫댓글 목요일 6시........음... 무슨 수를 써야겠군...요...... 음...
49몰핀스 횽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