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 : 秋山成勳)이 일본 종합격투기의 자존심 사쿠라바 카즈시(36)를 꺾었다. 지난해 10월 9일 K-1 히어로스 2006
라이트헤비급 결승전에서 멜빈 마누프를 무너뜨리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추성훈은 12월 3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벌어진 'K-1
다이너마이트 2006'에서 추성훈은 1라운드 중반 사쿠라바에게 소나기 펀치를 퍼부으며 5분 37초만에 TKO승을 거뒀다.
유도인과
레슬러의 대결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위주의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두 선수는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타격전을 펼쳤고, 1라운드 3분 37초경
추성훈이 강력한 레프트 훅을 사쿠라바의 턱에 작렬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큰 충격을 받은 사쿠라바는 뒷걸음을 치다 곧바로 추성훈에게
테이크다운을 당했다. 추성훈은 탑마운트 자세에서 사쿠라바의 안면에 끊임없는 파운딩을 날렸고, 결국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일본의 언론은 추성훈의 승리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일본의 '스포츠나비'는 경기후 사쿠라바가 "추성훈의 다리가 미끄러워 다리 공격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이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을 주목했다. 신문은 "어렵게 실현된 경기가 양자 모두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승패가
매듭지어졌다"며 사쿠라바의 패배를 석연치 않은 경기진행 탓으로 돌렸다.
일본
네티즌들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2ch의 'Xn9wp+Mh0'이라는 네티즌은 "추성훈은 도복을 입은 채로 심판에게 보디 체크를 받고 그 후
도복을 벗고 경기했다"며 "다리가 미끄러워지는 오일 같은 것을 바르는 반칙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BUR0b6m0'이라는 네티즌
역시 "다리에 비누같은 것을 발랐을 것"이라며 "사쿠라바 같이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항의할 정도면 분명히 뭔가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9f6wO4cI0'은 "일본 최강 격투가도 추성훈에 완패했다. 생각해 보면 일본 역대 최강 격투가도 재일 한국인
최배달"이라며 "일본인은 격투기에 소질이 없는 것인가"라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런 의견에 대해 'K-1 다이너마이트
2006' 중계를 담당했던 케이블방송 수퍼액션의 황진우 PD는 "경기후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추성훈을 심판들이 멈추게 한 후 체크를 해 봤지만,
다리에 윤활제 등의 이물질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미끄럽지도 않았다"며 일본인들의 의심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최근에서야 추성훈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지만,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에서도 역시 그를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혹은 괴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이번 사태가 커진 것 같다"며 "추성훈 선수는 일본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하고 있다. 만일
미노와나 요시다가 사쿠라바를 이겼다면 사태가 이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추성훈과 사쿠라바의 경기가 실제로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동영상을 보고 평가해 보기를 바란다. 수퍼액션에 양해를 얻고 독자들에게 경기 영상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