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없는 청문회와 정권퇴진 운동 ◈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가
이번 주 이른바 ‘방송 장악 청문회’를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했어요
앞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취임 첫날 김태규 부위원장과
‘2인 위원회’를 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 등
13명을 선임했는데 이것의 적절성을 따지겠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이 위원장, 방문진과 KBS 신임 이사 등
28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어요
해병대원 특검법 청문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때처럼
정권 공격의 무대를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증인으로 채택된 이 위원장은 민주당 주도의 탄핵 소추로
취임 이틀 만에 직무가 정지된 상태가 됐어요
탄핵은 공직자가 헌법과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했을 때 할 수 있는
극단적 조치이지요
이 위원장이 취임 하루 만에 그럴 만한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민주당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일이지요
헌재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민주당은 이 위원장을 국회로 불러
추궁하려 하고 있어요
이것은 입법권을 장악한 거대 야당이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재명 전 대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무더기로 탄핵 소추한 뒤
법사위 청문회장으로 불러내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지요
민주당이 청문회에 부르려는 방문진과 KBS 신임 이사들은
기존 이사들의 잔여 임기가 끝나지 않아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상태이지요
임기가 시작되지 않아 출근도 하기 전인 사람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 의도는 뻔하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범죄자인 양 몰아붙이고 윽박질러 길들이려는 것이지요
민주당은 한 달 전 ‘방송장악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해놓았어요
진작에 ‘국정조사 실시’란 답을 정해놓고 청문회 쇼를 벌여
마치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지요
민주당은 방통위원장 직무 대행인 김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할지 몰라요
이미 전임자인 이상인 전 부위원장도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자진 사퇴한 전례가 있어요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MBC를 포함한 친야 방송을 지키려는
목적 때문이지요
국회 개원 이후 두 달간 민주당이 한 것이라곤
이재명 전 대표 방탄과 MBC 지키기뿐이었어요
이 전 대표가 말한 ‘먹사니즘’이 이런 것인가요?
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비공개 회동한 뒤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데 어떤 의견 차이도 없었다”고 밝혔어요
두 사람은 각자 소셜미디어에 10년 전 성남시장실에서
함께 찍었던 사진을 올렸지요
조 대표는
“앞으로 양측은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어요
정치적 경쟁 관계지만 대정부 투쟁과 차기 집권을 위해
손잡겠다는 이야기지요
지난 총선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선거 연대를 했던 두 사람이
이번엔 윤 대통령 퇴진을 위한 동맹을 맺겠다는 것이지요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아요
전현직 당대표이면서 형사 피고인이지요
이 전 대표는 대장동 비리와 쌍방울 대북 송금 등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요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수사 무마 청탁 등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형을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요
정상이라면 두 사람 다 당대표는커녕 선거 출마도 어려웠을 것이지요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기소만 돼도 사퇴해야 하는 당규를 고쳐
대표직을 유지했어요
조 대표는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하겠다”며
자기 이름을 딴 당까지 만들었지요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조국당은 비례대표에 전념하는 방식으로 180석을 넘기는 성공을 거뒀어요
22대 개원 후엔 두 달 동안 7건의 탄핵안과 9건의 특검법을
합작해 쏟아냈지요
이 전 대표가 밀어붙인 채 상병 특검과 방통위원장 탄핵,
25만원 지원법, 방탄 관련 법안 등에 조국당이 찬성하고,
조 대표가 추진한 한동훈 특검법 등은 민주당이 지원했어요
두 사람은 소속 당을 자기 뜻에 따라 움직이는 1인 정당으로 만들었지요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선거에서 90% 안팎 지지를 받고 있고,
조 대표는 99.9%를 득표했어요
이는 북한 같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지요
윤 정권 퇴진 동맹을 맺겠다는 두 사람이 손잡으면 국회 안에서 못할 게 없어요
지금 국회는 시급한 연금·노동·교육·의료 개혁과 민생·경제 법안 논의는
뒷전인 채 탄핵과 특검, 정치 투쟁과 포퓰리즘용 입법 폭주만
난무하고 있지요
이러고도 민생을 위하는 국회의원이라 말할수 있을까요?
‘이·조 동맹’이 현실화하면 정치 싸움은 극한으로 치달을 것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과반 찬성으로 방송통신위원회 현장검증 등 안건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해 자리가 비어있어요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1일 비공개 회동에서
윤석열 정부를 종식시키는 데 어떤 의견 차이도 없다고 밝혔어요
사진은 2014년 12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가 성남시장실에서 만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