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적으로 보자면 붕어빵의 형태는 세련되지 않았다. 밀가루 반죽의 양이나 굽는 시간에 따라 조금씩 그 모양이나 색이 달라지긴 하지만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단순하고 투박하다. 하지만 정형화된 세련미 대신 뚱해 보이는 듯한 그 투박함이 우리의 정서적인 면을 건드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버스정류장이나 재래식 시장 등 붕어빵이 팔리는 장소와 무쇠틀에서 구워지는 과정 또한 정서적인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모락모락 김을 내며 달착지근한 향을 풍기는 붕어빵 노점은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겨울이 왔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상징적인 풍경이고, 사람들은 해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이 풍경에서 푸근함과 친밀감을 느낀다. 이 모든 요소들이 모여 사람들로 하여금 대단히 특별한 맛이라곤 할 수 없는 이 겨울 붕어들을 만나기 위해 바쁜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것이다. 요즘에는 잉어빵, 미니 붕어빵, 팥이 아닌 색다른 앙금이 들어있는 붕어빵 등 다양한 붕어빵을 볼 수 있고 붕어빵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붕어빵을 제일 처음 먹는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먹는 사람을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붕어빵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한 시대를 대변하고 우리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경제적인 이윤까지 창출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발전하였다. 오늘도 붕어빵은 겨울 도시의 삭막함 속에서 손을 호호 불며 추위와 싸우는 사람들과 우리의 따뜻한 삶을 위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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