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과학의 만남
과학으로 본 불교 :
공사상(空思想)을 중심으로
중정 노용한
(성균관대 정보통신학부 교수)
Ⅱ. 본론
서론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삼라만상 모두가 진여불성眞如佛性뿐이라는 진리에 접근하는데 핵심사상인 공사상空思想을 선오후수先悟後修 관점에서 틀을 닦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불교에서 강조되는 공사상의 요체要諦는 피상적 현상의 부정을 통해 원융무애한 생명실상生命實相 자리를 바로보기[正見] 위함이라고 요약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부정을 통해서 이것이 가능해지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에서 언급되는 공이 “그저 비어있음”이 아니라 “일체 만덕이 다 갖추어져 있는 그리고 만물이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생명실상 자리임을 밝힐 필요성이 있습니다. 범부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관찰과 검증을 바탕으로 진리를 찾아가는 과학자들 특히 현대 물리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공사상의 요체가 점차로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과학적인 증명을 바탕으로 불교에서 강조되는 공사상의 의미하는 바를 현대적 의미로 재조명해보려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 본론에서는 “현대물리학의 물질관을 통한 공사상의 재발견”, “우주의 본질과 대승적 관점에서의 법신불法身佛”, 그리고 “현대과학과 불교의 인식론”으로 나누어 공사상의 요체에 다가가보도록 하겠습니다.
2.1 공사상의 재발견
앞서 불교의 공사상에서 언급되는 공은 단순히 물질이 없는, 따라서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닌 일체 만덕이 다 갖추어져 있는 생명실상 자리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즉 불교에서의 공은 단순히 “없다”라는 의미가 아닌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진공묘유眞空妙有로써의 공인 것입니다. 놀랍게도 현대물리학에서의 발견은 불교에서 제시되어진 이 같은 직관적 관찰의 결과와 같은 결론을 검증을 통해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과학 칼럼니스트인 K. C. 콜이 그녀의 저서 “우주의 구멍”에서 언급하였듯이, 현대물리학에서 다루어지는 공1) 은 무에서 유가 창조되어 모든 물질의 뿌리가 되는, 따라서 불교적인 의미로 일체 만덕이 다 갖추어져 있는 진공이라고 적고 있는 것입니다.
1) 과학기술계에서는 공을 진공(vacuum)으로 명명하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본
글에서도 진공이라는 단어로 통일하여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조로, K. C. 콜
의 저서 그리고 다수의 저서들에서는 진공을 “무無”로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
음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무에서 유를 얻는 것은 가능하다. 이유는 단순히, 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무가 하는 일을 보고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무가 원래부터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공간은 비어 있지 않다. 우리가 빈 공간이라고 생각한 곳에는 강력한 영향력이 충만해 있다. 사실, 빈 공간을 채우는 힘의 기하학적 구조를 우리는 물질이라고 말한다. … 앰허스트 대학의 물리학자 자종(A. Zajonc)이 말했듯이, “물질이 아니라 힘이 세계의 진정한 존재이다. 우주의 모든 곳에 충만해 있는 것은 에테르가 아니라 힘이다. 물질의 점(원자)들은 그 중심에서 퍼져 나와 우주 전체를 엮어 짜는 수많은 역선力線들의 교차점일 뿐이다.”K. C. 콜, ‘우주의 구멍(The Hole in the Universe)’, 김희봉 역, 해냄출판사 (2002) p.96-98.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무에서 유가, 따라서 비어 있다고 생각되던 진공에서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물질이 얻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한 만일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이 진공(즉 무)에서 만들어진다면,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물질은 무(즉, 텅 비어있음)와 동일하다는 뜻일까요? 현대물리학에서 밝혀가고 있는 이 같은 주장이 옳다면, 이는 공사상의 핵심인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을 과학적인 수단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현대물리학의 물질관을 통한 공사상의 재발견이라는 과정의 요체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순차적으로 “물질의 구조”, “물질의 상호작용: 힘”, “진공眞空의 정의”, “물질의 형성: 물질과 반물질”, 그리고 “진공의 재해석:진공묘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물질의 구조
앞서 언급되었듯이, K. C. 콜은 그녀의 저서에서 “빈 공간을 채우는 힘의 기하학적 구조를 우리는 물질이라고 부른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보고 느끼며 실재한다고 믿고 있는 물질이란 우리가 그동안 믿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물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과학적 검증을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하여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은 제한적인 개수의 원자라는 입자들로2)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르곤(Ar) 기체와 같이 원자만으로 구성된 것도 있기는 하지만, 우주 내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이 많은 물질들은 이들 원자들이 다양하게 결합하여 물질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게 만드는 분자를 이루고, 이들이 다시 모여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물질들이 만들어지게 됩니다.3) 이 과정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인간 역시 세포라는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세포들은 다양한 분자들의 결합이고, 그리고 이들 분자들은 다시 원자라는 알갱이(입자)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언급된 분자로써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거대분자로는 DNA가 있으며, 이들은 탄소(C)·질소(N)·수소(H)·산소(O) 등과 같은 원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결합된 4가지 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4)
2) 현재까지 103개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104 및 105번째 원소 발견이 주장
되기도 했지만, 과학계에서 아직 공인되지는 않았습니다.
3) 이 과정에 관여하는 것이 힘이며, 자연계에는 4가지 힘(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다루게 될 것입니다.
4)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을 위한 안내서가 출판되어 있습니다: 와
타나베 츠토무 및 아오노 유리 지음, “3일만에 읽는 유전자”, 이영주 옮김, 서울
문화사
즉 원자수준에서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신하던 인간 역시 개나 소 같은 생물, 그리고 돌무더기와 같은 무생물과 다를 바 없이 원자들의 조합덩어리일 뿐입니다. 다만, 원자들의 조합이 어떻게 되어 어떠한 분자들을 그리고 이들 분자들이 다시 어떻게 모여 있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여기까지의 내용이 과학기술 분야에 관여하시지 않는 독자들께는 다소 어렵거나 당황스럽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선 내용의 핵심 사항은 인간을 포함하여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물질을 쪼개나가다 보면 모든 물질은 한동안 우리가 물질의 기본단위라고 믿어왔던 원자라는 알갱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졌으며, 원자 수준에 이르면 물질들의 고유한 특성은 사라지고 원자 자체의 특징만을 가질 뿐이라는 사실이 과학적 수단을 통해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라는 알갱이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가? 이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1800년대 말부터 1920년대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물리학자 및 화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영국 물리학자인 톰슨(Thomson)에 의한 전자의 발견이 있은 후 러더포드(Rutherford), 플랭크(Plank), 보어(Bohr), 슈뢰딩거(Schro¨dinger) 등과 같은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원자는 다시 태양계의 구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5) 즉, 원자는 원자 전체부피의 1조분의 1이라는 극히 일부만을 차지하면서도 원자의 질량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 그리고 원자핵 주위에 분포되어 있으며 그리고 원자핵의 질량과 비교하면 무시될 수 있을 정도의 무게를 가지는 전자들로 구성되어 있음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의 크기(~10-8㎝)란 원자핵 주위에 분포되어 있는 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반경을 나타냅니다.
5) 이 과정을 통해 정립된 학문이 양자역학이며, 이 학문분야가 자리를 잡는 과정
에는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상당수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데이비드 보더니스, “E=mc2”, 김민희 역, 생각의 나무 (2002)를 참조
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원자핵 반경이 10-12~10-13㎝임을 고려한다면 원자는 대부분 비어 있다고 보아야할 것입니다. 원자가 대부분 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음으로, 이들 원자들로 구성된 물질 역시 물질인 입자들로 채워진 공간 보다는 대부분 빈 공간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세히 다루어지겠으나 우선 여기서 간략히 요약하자면, 우리가 물질의 빈 공간을 느끼지 못하는(또는 벽에 던져진 야구공의 예에서처럼 우리가 보고 있는 물질이 다른 물질 사이를 자유롭게 통과하지 못하는) 까닭은 물질과 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힘 때문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다루게 될 이 힘은 참으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힘들(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우주가 탄생하던 그 순간에는6) 구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6) 이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하며, 우주는 빅뱅(big bang)이라는 이 시
점에서의 대사건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흥미로
운 것은 빅뱅이 일어나기 전의 우주는 모래알 하나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는 점
입니다. 이 이론이 옳다면, 그와 같은 극히 미세한 영역에 현재와 같이 광활한 우
주가 가지고 있는 전체 질량(또한 에너지)은 압축되어져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왜 이들이 나누어져 현재와 같이 4가지 힘으로 되었는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물리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이에 대한 답이 우주와 물질의 생성원인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이들 힘들 중에서 간략하게 전자기력과 강력만을 언급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앞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원자핵을 더 쪼개면, 이들은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는 양성자 그리고 원자핵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라는 입자들의 묶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극히 작은 원자핵 내에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는 양성자들이 전자기력에 의한 반발력(같은 극성을 가지는 전하는, 반발하는 것이 전자기력의 특징입니다)을 피해 밀집된 지역에서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이유가 극히 짧은 거리에서만 힘이 미치지만 전자기력보다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는 강력 때문입니다. 매우 강력한 힘이란 뜻의 강력은 극히 미세한 거리 사이에서만 작용되어 원자핵을 유지시키고, 강력보다는 약한 힘이면서도 보다 먼 거리까지 힘이 미치는 전자기력은 원자핵과 전자가 원자를 구성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과학자들은 물질이란 그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게 만들어주는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시 제한된 숫자의 원자들 조합으로, 그리고 원자들은 예외 없이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여진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1960년대까지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던 원자의 구성은 이와 같은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놀랍게도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역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소립자는 아니라는 증거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7)
7) 여기부터의 내용은 좀더 전문적인 이야기여서 일반 독자들께서 이해하시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위해서 반드시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하며,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필요시 각주에 참조문헌을 첨부하였습니
다.
이론물리학자들은, 빅뱅과 같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상당한 수준의 높은 에너지(초고에너지)를 이용할 경우,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구성하는 물질을 분리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었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1968년 스탠포드 선형가속기 센터가 양성자와 중성자가 후에 쿼크(quark)라고 명명된 3개의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실험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8)
8) 양성자·중성자와는 달리, 전자를 더욱 쪼개서 소립자를 찾는 일은 아직 성공하
지 못했습니다.
고에너지로 입자를 가속하기 위해 사용되는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실험하여본 결과 이들 양성자와 중성자는 다시 쿼크(quark)라고 하는 더 기본적인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일례로, 중성자는 1개의 업-쿼크와 2개의 다운-쿼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양성자는 2개의 업-쿼크와 1개의 다운-쿼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물질은 전자, 업-쿼크, 그리고 다운-쿼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는 이들을 더욱 작게 쪼게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소립자들 외에 우주에 존재하는 소립자들의 존재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도 쉽게 통과해 버리는 “뉴트리노(neutrino)” 그리고 전자와 성질이 같지만 질량이 무거운 “뮤온(muon)”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물리학자들은 아주 짧은 시간만 존재하고 사라지지만 실험적으로 확인된 새로운 소립자들을 찾아내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참(charm), 스트레인지(strange), 탑(top), 그리고 바텀(bottom)이라고 명명된 4 종류의 쿼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참-쿼크는 각각 전자와 양전자를 초고에너지로 충돌시켰을 때, 그리고 탑-쿼크는 양성자로부터 나온 쿼크와 반양성자로부터 나온 반탑-쿼크를 역시 초고에너지로 충돌시켰을 때 만들어지지만, 수명은 10-26초 정도로 극히 짧은 순간만 존재하게 됩니다. 이들 외에도, 질량이 전자보다 크지만 성질이 같은 타우(tau) 입자, 그리고 뉴트리노와 성질이 비슷한 뮤온-뉴트리노(muon neutrino) 그리고 타우-뉴트리노(tau-neutrino)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역시 극히 찰나의 순간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며, 따라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빅뱅과 같은 초기 우주에서 존재했었을 것이라 믿어지고 있습니다.9)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물리학자들에 의해 분류된 입자족을 표 1에 나타내었습니다.10)
9) 빅뱅 이후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입자 및 물질의 생성과정은 스티븐 호킹, “호두껍
질 속의 우주”, 김동광 옮김, 까치 (2001), p. 78 도표참조.
10)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서적들이 다수 출판되어 있습
니다. 일례로, 과학동아 편집부에서 제작된 “아인슈타인 뛰어넘기” 같은 책을 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표 1. 3종류 입자족의 질량 및 전하
|
쿼크가족 |
경입자가족 |
입자 |
질량 |
전하 |
입자 |
질량 |
전하 |
입자족1 |
업-쿼크 |
0.0047 |
+2/3 |
전자-뉴트리노 |
<10-8 |
0 |
다운-쿼크 |
0.0074 |
-1/3 |
전자 |
0.00054 |
-1 |
입자족2 |
참 쿼크 |
1.6 |
+2/3 |
뮤온-뉴트리노 |
<0.0003 |
0 |
스트레인지 쿼크 |
0.16 |
-1/3 |
뮤온 |
0.11 |
-1 |
입자족3 |
탑-쿼크 |
189 |
+2/3 |
타우-뉴트리노 |
<0.033 |
0 |
바텀-쿼크 |
5.2 |
-1/3 |
타우 |
1.9 |
-1 |
표 1에서 나타내진 입자족을 완성한 물리학자들은 보다 강력한 가속기를 제작하여 초고에너지 상태에 가깝게 도달할수록 실험실 환경에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것들 보다 더 무거운 쿼크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의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이유는 빅뱅 직후 우주가 생성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존재했던 입자들을 찾아냄으로써 우주탄생의 비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물질은 분자로, 분자는 원자로, 원자는 양성자 및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핵과 전자로, 양성자와 중성자는 다시 업-쿼크와 다운-쿼크로 쪼개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있는 물질은 전자, 업-쿼크, 그리고 다운-쿼크로 이루어졌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주에 존재하는 신비로인 입자인 뉴트리노 그리고 초고에너지 실험환경에서 나타나는 소립자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성미자라고 번역되는 뉴트리노라는 입자는11) x-ray도 뚫지 못하는 납덩어리뿐만 아니라 지구도 관통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니 물리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호기심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정확하게 측정할 방도가 아직은 없지만 매우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는 입자로 알려진 뉴트리노가12)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어떻게 지구까지도 자유롭게 통과해 지나갈 수 있는 것일까요?
11) 표 1에서는 실험실 환경에서 얻어진 것과의 구분을 위해 전자-뉴트리노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12) 표 1에서 전자-뉴트리노의 질량이 <10-8으로 나타나 있음을 참조하시기 바랍
니다.
앞서 예로든 “벽을 향해 던져진 후에 튀어져 돌아오는 야구공”과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이유는 질량이 가볍고 전하가 0이라는데 있습니다. 즉, 공이 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오게 만드는 힘인 중력과 전자기력은 뉴트리노에게는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뉴트리노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계속적으로 우리 몸을 뚫고 지나가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빛 알갱이(광자)와는 달리 비록 작지만 질량을 가지는 입자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리학자들에 의해 현재까지 밝혀진 전자와 업-쿼크 그리고 다운-쿼크가 물질을 구성하는, 그리고 인위적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극히 짧은 한순간만 존재하는 소립자들이 우주의 탄생 직후에 존재했던 최소단위 즉 진정한 의미의 소립자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현대 물리학이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아직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자의 발견 이후에 물질의 구성에 대한 현재 수준의 이해에 도달하기까지 100여년이 조금 지났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물질 그리고 더 나아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과학 특히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기존에 우리가 불변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잘못 설정된 진리들이 허구를 벗고, 있는 그대로의 진리들이 밝혀져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입자들 따라서 물질들이 진공 즉 무에서 나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물리학자들이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물질들이 왜 진공에서 출현하였다고 주장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다음 호에서는 물질의 상호작용 즉 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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