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힐리아나 마을
▶ 2012년 7월 5일(목), 맑음, 불볕
- 프리힐리아나(Frigiliana), 네르하(Nerja), 말라가(Malaga) 피카소 생가
아침 느긋이 민박집 주인의 안내로 말라가에 있다는 피카소 생가를 찾아간다. 이곳 고속도로
는 무료다. 지중해의 쪽빛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하얀 눈이 쌓여
있는 산맥’을 뜻한다고 한다) 산자락을 굽이굽이 돈다. 한 시간 남짓 달려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았다는 프리힐리아나다. 온통 백색의 마을이다. 백색은 작열하는 태양 때문이기도 하겠지
만 알라신의 색이라고 하여 이슬람에서는 귀히 여기고 애용한다.
그라나라에서 가톨릭으로 개종을 거부하여 추방된 이슬람 사람들이 숨어 살고 혹은 저항하
던 마을이라고 한다. 애환이 서린 마을인데 스페인은 1982년 자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
을로 선정하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지금은 이슬람, 가톨릭, 유대가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
다 한다. 마을의 이모저모를 둘러볼 수 있도록 고샅길 동선이 표시되어 있다. 한적하다. 여기
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난다.
프리힐리아나 아래는 네르하다. 스페인 국왕이었던 알폰소 12세(AlfonsoⅫ, 1857~1885)가
이곳에 왔다가 여기야말로 ‘유럽의 발코니’ 라고 하여 일약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고 한다. 그 말에 어울리게끔 절벽 아래 쪽빛의 지중해가 아스라한 수평선으로 펼쳐진다. 근
처 음식점에서 지중해 바라보며 맥주 곁들여 빠에야(Paella)로 점심을 먹는다.
해변의 모래가 뜨겁다만 지중해 짠물에 탁족한다.
1. 프리힐리아나 마을 주변
2. 프리힐리아나 마을, 엽서에 자주 나오는 풍경이다
3. 프리힐리아나 마을
4. 프리힐리아나 마을과 지중해
5. 유럽의 발코니 네르하
6. 네르하 해변
7. 네르하
피카소 생가는 말라가 시내 중심가에 살짝 벗어나 있다. 하도 더워 말라가 외곽에 있는 IKEA
에 들린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가구판매업체라는 것을 나만 몰랐다. 매장이 엄청
크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하려다 가구점업계의 치열한 반대로 일단 무산되었다고 한다. 매장
에 들어가기 전 식음료 판매점에서 목추기려고 1유로씩 하는 빈 컵을 산다.
컵을 사면 그 컵으로 사이다, 콜라, 주스를 무한 리필하여 마실 수 있다. 대신 한번 들어가면
동선 따라 온 매장을 둘러보아야 한다. 종주거리는 알함브라 성을 한 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
다고 한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
말라가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 옆은 팔로(Palo) 해수욕장이다. 길다. 비치파라솔이 끝 간 데 없
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보다 더 큰 것 같다. 나중에 알아보았더니 백사
장 길이가 무려 18㎞에 달한다고 한다. 해운대 백사장 길이는 1.8㎞다.
피카소의 생가와 미술관은 말라가 시내중심에 있다. 대성당 뒤로 돌아 상점의 거리에 미술관
이 있는데 소장품은 별로 많지 않다. 피카소가 어릴 적 놀았다는 광장을 지나면 빌딩 한 구석
이 생가다.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개조하여 피카소의 부모영정, 피카소가 세례 받을 때 입
었던 옷과 가구, 작품 일부를 전시하고 있는 조그마한 미술관이다.
무엇을 어떻게 보았느냐가 대수랴? 한 시대의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의 고향을 가서 생가를
보았다는 사실이 유세거리 인 것을!
8. 말라가의 피카소 생가 가는 길
9. 말라가 피카소 미술관
10. 피카소가 어릴 때 놀던 광장
11. 집 앞인 광장 가장자리에 있는 피카소 동상
12. 피카소 생가
13. 말라가 번화가
14. 그라나다로 돌아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