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눈물 콕콕 찍으며 읽은 두 권의 동화책.
<긴긴밤>.
누구나 매일 밤을 지낸다. 너무도 짧은 밤이 있고, 매일의 반복 속에 밤인줄도 의식하지 않고 흘러보내는 당연한 밤도 있고, 진부한 밤도 있지만, 참을 수 없이 외롭고 고통스러운 긴긴밤도 있다. 낮이 되어서 끝나지 않는 긴긴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긴긴밤이라는 존재의 실존을 체험하지 않고 우리는 홀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안전과 안락 속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삶의 과제라고 이야기하며, 고통과 모순 투성이의 삶 속에서도 살아갈 의미는 있는 것이라고 절절하게 이야기한다. 그렇게 외로운 자들의 진실은 이어져야 한다고.
그렇게 사막을 통과한 펭귄이 바다 앞에 홀로 서야 하고, 바다를 향해 뛰어들어야 한다고.
긴긴밤의 상징은 왜 이렇게 서정적이고 시적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아름답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
동학혁명을 배경으로 한 13살 아이의 성장담이다.
아이는 보부상인 아버지를 따라 중요한 서찰을 전하기 위해 전라도 길을 간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홀로 이 장에서 저 장으로 보부상들의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서찰의 비밀을 풀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기도 하고, 약이 되는 노래를 불러주며 대가를 받기도 하며 점차 돈보다 귀한 사람들과의 참된 관계라는 도덕의 대가를 알게 된다. 아이는 진심에 밝은 사람이 되고 있었다. 점차 평등한 세상을 꿈꾸게 되고,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된다.
하지만 소년은 길에서 청일전쟁과 동학혁명의 좌절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서찰을 주인에게 전달하게 되지만 운명의 길을 순순히 따라가는 서찰주인을 만나게 된다. 서찰주인은 소년을 만나 행복했다. 소년도 마지막 약이 되는 노래를 불러준다. 결국 혁명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진실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문학이 사람의 진실을 전한다는 말을 실감하며 읽었다.
동화 쓰기에서 상징과 의미화 과정이 두 작품이 특히 두드러지게 인상적이었다. 동화를 쓰기 위해 작가들이 얼마나 깊이 자료를 조사했고, 또한 어떻게 서사의 그물을 짜가고 상징과 의미의 매듭을 지어가는지 배울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