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두목(杜牧 803~853)"이 지은 산행이다.
원상한산석경사(遠上寒山石逕斜) / 가을 깊은 먼 산에 돌길 구불구불한데
백운심처유인가(白雲深處有人家) / 흰구름 이는 곳에 사람 살고 있나보네
정거좌애풍림만(停車坐愛楓林晩) / 노을에 불타는 숲에 끌려 수레를 세우니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맞은 낙엽이 봄꽃 보다 더 붉구나
자 목지(牧之), 호 번천(樊川). 경조부 만년현(京兆府 萬年縣:陝西省 西安市) 출생.
이상은(李商隱)과 더불어 이두(李杜)로 불리며, 또 작품이 두보(杜甫)와 비슷하다 하여
소두(小杜)로 불린다.
26세 때 진사에 급제하여, 굉문관교서랑(宏文館校書郞)이 되고,
황주(黃州) ·지주(池州) ·목주(睦州) 등의 자사(刺史:지방장관)를 역임한 후,
벼슬이 중서사인(中書舍人)까지 올랐다. 매사에 구애받지 않는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당나라의 쇠운을 만회하려고 무한히 노력하였다. 정치와 병법을 연구하고,
《아방궁(阿房宮)의 부(賦)》라는 시를 지어 경종왕을 충고하려고 애썼다.
산문에도 뛰어났지만 시에 더 뛰어났으며, 근체시(近體詩) 특히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잘 했다.
만당시대의 시인에 어울리게 말의 수식에 능했으나, 내용을 보다 중시하였다.
그러므로 역사에서 소재를 빌어 세속을 풍자한 영사적(詠史的) 작품이 나오고
함축성이 풍부한 서정시가 나왔다. 대표작으로 시 《아방궁의 부》 이외에
《강남춘(江南春)》 《번천문집(樊川文集)》(20권) 등이 있다.
《당시선(唐詩選)》에 실려 전한다. 단풍이 물든 늦가을 산의 정취를 노래한 유미적인 낭만시이다. 시의 형식은 보통 칠언절구(七言絶句)로 분류되는 정형시로서, 1,2,4구의 마지막 글자, 즉 '사(斜)·가(家)·화(花)'가 운자(韻字)이며, 4·3으로 끊어 읽는다. 이 시는 사경시(寫景詩)로서, 세련된 필묵과 선명한 색채의 대비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의 아름다운 감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1구는 시제(詩題)가 산행(山行)이므로 산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한산(寒山)'은 늦가을의 산을 의미한다. 제2구와 제3구는 산길을 나아가면서 마주치는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제2구의 '백운생처(白雲生處)'라는 표현은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중 '운무심이출수(雲無心而出岫)'에서도 보여지듯이 고대 중국인들은 구름이 심산의 동굴에서 솟아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제3구와 제4구는 '시중유화(詩中有畵)'로 평가받을 만큼 묘사가 뛰어나다. 백운(白雲)과 상엽(霜葉)을 대조시킨 것도 아름답지만 특히 제4구의 단풍색이 이월화(二月化), 즉 봄꽃보다 훨씬 붉다고 묘사한 것은 탁월한 발상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의 마지막 화원(畵員)으로 활동하던 안중식(安中植)은 이 시를 주제로 한 《풍림정거도(楓林停車圖)》라는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