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저 헌터
수필 수업 중에 우리는 종종 이야기가 옆길로 샌다.
회원들의 글을 읽다가 두루뭉수리로 표현한 대목을 지나다가 보면
작가가 전달하고싶은 미묘한 감정을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섬세하게 표현하기를
바라게된다.
'참 좋다' '행복하다'등의 표현으로는 미흡하다. 그 정도가 얼마만큼인지 느껴져여 하는데
그냥 짧게 적고나가면 소통의 폭이 좁아지고 제각각의 연상작용을 하는 바람에 작가의 의도와 멀어질 확률이 높다.
놀랍게도 수업 중에 다룬 문제의 답을 명료하게 문장으로나 단어로 정리하지 못하고
의미전달만 했다는 느낌이 들면 어디에서건 빠르게 답이 내게 달려온다.
요즈음 새로운 신조어에 '트레저 헌터(Treasure Hunter)'란 말이 있습니다. 그대로 번역하면, ‘보물 사냥꾼’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영학에서는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주는 즉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탐색하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소비자들은 가장 싸고, 가장 좋은 물건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물건을 찾을까 고민해서 인터넷이나 블로그를 방문해서 사람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비교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그 곳에 아주 적당한 것을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트레저 헌터들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하거나, 다른 구매자들의 사용 경험담을 읽어본 후에 자신이 사야할 상품을 고르고, 상점을 선택하고, 방문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주 작은 물건도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사기꾼이 생기는 것은 사람들의 그런 심리를 아주 잘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쉬운 말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속담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야고보 아저씨)
수업이 있던 다음 날 아침 이러한 글을 만났다. 글이나 물건이나 그것을 갖고자 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늘 날에는 세상 속에 나와있는
것들 중에서 고르는 능력이 짓고 만들는 능력보다 앞서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글은 남에게 읽히기 위해서도 쓰지만, 먼저 자신이 지으면서 자신의 생을
뒤집어 보기도 하고 생각을 꺼내어 재정비 해 보기도 하는 역할이 동반되기 때문에
일차적 수혜자는 작가 자신이고 그 다음에 공감하는 독자는 이차 수혜자인 것이다.
우리가 눈여겨 볼 말은 '트레저 헌터'라는 신조어이다. '보물 사냥꾼'은 바로
수필의 글감 찾기 고수를 일컫는 말로 대치해도 어긋나지 않는다.
쓰레기더미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아내고, 신문뭉치에 둘둘 말려 버려진 돈뭉치를 찾아내듯
곤궁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피어나는 행복한 분위기를 찾아내고 허름하게 포장된
인격체 속에서 빛나는 가치 추구의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능력자가 바로 트레저 헌터이다.
트레저 헌터는 일단 안목지수가 높아야 한다. 그 안목은 자주 접하고 실패를 거듭해가면서 길러진 능력이라 댓가를 치르지 않고 길러지지는 않는다. 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나이에 따라서는 일단 내 것을 내놓고 보는 것도 중요한 절차이다.
그동안 보물을 보물인 줄 모르고 버렸던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도 보물을 허드레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신안 앞 바다에서 건져낸 그릇류를
개밥그릇으로 사용하던 사람들이 그러하고, 목가구를 호마이카 장롱과 바꾼 사람들이
그러하다.
보면서도 버리고 바꾸는데 속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어찌 알고 선택할 것인가.
나사렛이란 고장 사람이라고 예수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늘 깨어있으면서 안목지수를 높여가는 일이 바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되어야 트레저 헌터의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