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법 이것이 궁금하다] 간화선
⑤ 화두 받는 법
생사의 고통을 초월해 대자유의 경지에 들어가겠다는 발심(發心)을 한 수행자라면 이제 화두를 받아야 한다. 화두는 선지식을 친견하여 받는 것이 좋다.
수행자가 직접 조사어록을 살펴본다든가 또는 직접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믿고 의지할 만한 명안종사(明眼宗師)에게서 받는 것이 좋다. 간화선 수행은 언어가 끊어지고 마음작용이 멸한 곳에서 발견되는 도리이기에 선지식의 직접적인 가르침이 없다면 배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원나라 고승 몽산스님은 “참선에 요긴한 일을 말한다면 첫째, 정지견(正知見)을 만나는데 있다”고 했고, 박산무이스님은 〈선경어〉에서 “선지식이란 훌륭한 의사와 같아서 중병을 거뜬히 고쳐내고, 또 큰 공덕주여서 능히 마음먹은 대로 베풀 수 있다. 그러므로 스스로 이만하면 되었겠지 하는 생각으로 선지식을 만나보려 하지 않아서는 절대 안된다. 선지식을 만나보려 하지 않고 자기 견해에만 사로 잡혀 있다면 선 가운데 이보다 더한 병통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지식의 친견은 가까운 스님이나 도반으로부터 소개받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스님들 사이에서 수행정진으로 정평이 나있는 선지식을 뵙고 화두를 받는 것이 좋다. 그래야 화두 공부의 지름길을 배워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화두 참구시 법문을 정기적으로 듣고 여러 가지 점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두를 받고 선지식을 친견할 때는 특별한 의식 절차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화두 받기는 선방의 가장 웃어른인 조실스님의 명에 따라 한 날을 정해 사찰 내의 모든 대중이 가사장삼을 갖추고 가장 큰 방에 모여 조실스님으로부터 ‘화두참구법문’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법문을 들은 뒤에 화두를 받을 대중은 앞으로 나와 스님께 삼 배 절을 하고 “화두 공부를 하고자 하오니 화두를 하나 주시고 공부를 점검해 주십시요”라고 부탁드리고 물러나 앉는다. 그리고 많은 스님들이 지켜보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화두를 받게 된다.
명안종사로부터 직접 받는게 좋아
일단 받으면 분별말고 참구하도록
화두를 받을 때 고려해야 할 것 중에 하나는 그 화두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바로 알고 그런 특수상황을 자신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진실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남종선의 5가7종 가운데 하나인 운문종을 창종한 운문스님의 화두가 대표적. 어느 날 한 스님이 밭에서 인분을 뿌리고 있던 운문스님에게 “부처란 무엇이냐”고 묻자 스님은 손에 쥐고 있던 똥막대기를 들어보이며 “간시궐(乾屎獗, 마른 똥막대기)”이라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스님은 ‘왜 부처님을 그토록 지저분한 것’에 비유했는가에 의문을 품고 수행을 정진했다고 한다. 화두는 그런 특수상황에 대한 절실한 이해도 곁들어져야 한다.
일단 화두를 받게 되면 ‘맞다’ ‘맞지 않다’고 분별해서는 안 된다. 화두에 좋고 나쁨은 없다. 다만 사람의 근기(根機)와 업(業)에 따라 다를 뿐이다. 수행자의 개인적 배경이나 성장배경, 지적배경 등에 따라 간절한 의심을 촉발시키는 화두가 있게 마련이다. 또 중간에 화두를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고려 말 고승 나옹스님은 “부디 다른 화두를 바꾸어 참구하지 말고, 다만 하루 24시간 무엇을 하든지 화두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화두 자체에는 깊고 낮거나, 어렵고 쉬운 구별이 없어 선지식이 다시 화두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래도 화두가 잘 잡히지 않는다면 선지식을 찾아 문답을 하면서 재발심의 동기를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배재수 기자
[불교신문 2104호/ 2월15일자]
첫댓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