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 극단 지금여기의 류 신 작 차 희 연출의 콤플렉스
대학로 물빛극장에서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 극단 지금여기의 류 신 작 차 희 연출의 콤플렉스를 관람했다.
차 희는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졸업후 극단 지금여기의 대표인 배우이자 연출가다.
인물극 <콤플렉스>는 서로 다른 다섯 가지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 스탠리, 보이체크, 리처드 3세, 햄릿, 이아손 등을 통해 콤플렉스가 우리 일상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깊이 있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콤플렉스. 현실적인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을 뜻한다. 누구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밝히기 불편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단해 보이는 누군가가 사실은 어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묘한 공감과 위안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모두에게 조금씩은 있는,강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믿게 되는 우월콤플렉스, 자신의 모든 불행이 돈이 없어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게 되는 돈 콤플렉스, 외모 때문에 자신이 늘 부당한 대우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외모 콤플렉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선택의 상황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되는 결정장애 콤플렉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능력 있는 여성을 아내로 삼고 싶어 하는 온달 콤플렉스가 그것이다.
살면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후회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몇 날 며칠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는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다짐해 보지만 자신 뜻과 다르게 되풀이해 본 경험이 있는가. 생각이 짧아서일까. 의지가 약해서일까. 이타심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내 성격이 원래 그렇게 생겨 먹어서일까. 과연 나라는 사람이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그럴 때 내 안에 숨어 살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내 안의 거주자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콤플렉스>는 ‘내 안의 거주자’란 부제가 붙어있다. 내 안에 있지만 나랑은 별개의 존재로써 콤플렉스를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몇 해 전 뉴스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문용어 중 콤플렉스가 1위라는 기사가 났다.
연극은 정확히 콤플렉스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우리 안에 거주하게 됐으며, 우리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칼 융(Carl Gustav Jung)의 단어연상검사 실험을 통해 등장인물들 무의식에 감춰진 콤플렉스를 선명하게 무대에서 보여줌으로써 관객들 역시 자신들 콤플렉스가 무엇이며,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엄태옥이 스탠리, 이상희가 이아손이, 장명갑이 보이체크, 장재승이 리처드 3세, 오지숙이 햄릿으로 출연하여 성격창출에서부터 감정설정은 물론 호연과 열연을 보이며 극을 이끌어간다.
음악감독 정재헌, 무대감독 백대영, 조연출 장유진 김효준, 조명 조성현, 의상 유 미, 무대 정순원, 홍보 우연호 등 스텝진의 기랻도 드러나,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 극단 지금여기의 류 신 작 차 희 연출의 콤플렉스를 관객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