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카 윤병대의 해외투어 정보]
내 어린 시절에는 가끔 알을 품은 빵게라고 불리던 암컷대게를 시장에서 볼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수산 법에는 대게를 보호하기 위해 11월~다음해 5월까지 금어기를 정하고, 이때는 암컷대게(빵게)와 몸체크기 9Cm(치수게)이하의 대게를 아예 잡지도 못하도록 해서, 그물에 잡혀도 설사 죽는다 해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요즘은 다행스럽게도 이 법은 잘 지켜지는 듯해서 보는 사람도 흐뭇해지는데, 가끔 암컷 대게를 불법으로 유통한다는 뉴스는 좀 슬퍼지기도, 그래서 한국의 시장 뒷골목 은밀한 곳에서 판매되는 암컷 대게를 보면 이제는 기분이 아주 안 좋기도 하다.
이렇게 암컷 대게를 공식적으로 볼 수 없는 나라에서 살던 사람이 이번 일본여행에서 좀 당황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고급 식당에 가면 한 상 먹음직스럽게 나온 회들 속에는 알을 그득하게 품은 암컷 대게를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금 12월~1월 딱 두 달간 빵게 조업이 허용된다고 하니 이 얼마나 귀한 식재료인가, 그래서 아예 이렇게 게 등딱지에 게살과 게 알들을 모아 놓은 음식도 일본에서는 팔리고 있다.
이것을 먹어도 되나 싶어서 좀 꺼려지는 마음이 들어 쉽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대게를 삶아 주던 기억이 나서 먹어 보았다.
사실 대게의 뱃속으로 내려와 제대로 형태를 갖춘 알들은 별 맛이 없어서 크게 구미를 당기는 것도 아니고, 날치 알이나 청어 알처럼 촉감이 좋은 것도 아닌지라 구태여 먹을 필요가 없을듯한데 순전히 추억 살리기로 먹어보았다.
일본도 어종보호를 위해 단속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아직도 고래 사냥을 한다든지 암컷 대게를 잡는다든지 하는 것들을 보면, 지금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이런 어족자원 보호는 더 잘하는 듯하다.
수년전에 한국에서는 자연보호를 위해 일회용 나무젓가락 사용을 금지하고, 그러자 식당에서 일시에 전부 나무 젓가락대신 쇠 젓가락으로 바꾸는 것을 보고, 일본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는데, 이런 점에서 빵게유통은 좀 더 철저한 단속과 스스로 법을 지키는 국민들이 되었으면 한다.
빵게는 잡는 사람과 파는 사람 먹는 사람 모두 처벌을 받는 쌍벌죄가 적용되며 그 벌금도 상당히 세다. |
출처: 맛있는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찰카 윤병대
첫댓글 일본 고래잡이는 너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빵게라니...
일본 정말 먹는거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사는 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