蠶 (누에 : 잠)
이 〈잠〉자는 벌레 훼(虫)변에서 18획을 찾으면 눈에 띈다.
▶이 글자가 지니고 있는 뜻은? 「누에. 땅이름」이다.
이 글자는 숨 막힐·목멜 기(旡). 말씀 왈(曰). 벌레 훼(虫). 벌레 곤(䖵)자가 결합된 글자이다.
이 글자는 누에알에서 깨어나 열심히 뽕을 먹고 누에고치를 지어 그 속에 애벌레가 들어가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숨 막히고(旡) 숨 막히는(旡) 고치 집에서 작은 입(曰)을 다물고 애벌레(䖵)로 있다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놈이 바로 〈누에나방〉이라는 뜻이다.
누에의 어원은 「훈민정음 해례본:1446」에서 누에로 표기했다.
▶누에는 누에나방과에 속하는 누에나방의 유충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잠(蠶). 천충(天蟲). 마두랑(馬頭嫏)이라고 한다.
13개의 마디로 이루어졌으며 몸에는 검은 무늬가 있다. 알에서 나올 때에는 검은 털이 있다가 뒤에 털을 벗고 잿빛이 된다.
네 번 잠잘 때마다 꺼풀을 벗고 25여 일 동안 8cm 정도 자란 다음 실을 토하여 고치를 짓는다. 고치 안에서 번데기가 되었다가 다시 나방이 되어 나온다.
▶누에는 오래 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묻어온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 누에를 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기록에 따르면 주(周)나라 기자(箕子)가 조선으로 옮겨와서 기자조선을 세울 때부터 전래되었다고 한다.
「한서(漢書)」지리지(地理志)에 ‘교기민이예의전잠직작(敎其民以禮儀田蠶織作)’이라고 기재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지금부터 3천년쯤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환단고기'에 의하면 우리나라 양잠산업은 4천여년 전부터 장려했으며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제국과 일본 등지로 우리 양잠기술과 문화가 전파됐다고 알려져 있다.
삼한과 고려에 이르기까지 역대 임금이 장려, 발전시켰고, 조선시대에는 태종 11년에 후비친잠(后妃親蠶)의 예법을 제정하여 역대 왕후가 궁중에서 누에를 치게 했다.
또한 세조 1년에는 ‘종상법’(種桑法)을 제정, 공포하여 대호(大戶)에는 300그루, 중호(中戶)에는 200그루, 소호(小戶)에는 100그루, 빈호(貧戶)에는 50그루씩 심게 하고, 이 뽕나무를 잘못 가꾸어 말라죽게 한 농가는 벌을 주기까지 하였다.
▶누에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묘(䖢)라하고 아직 검은 털을 벗지 못한 새끼를 의자(蟻子)했으며, 세 번째 잠자는 것을 삼유(三幼), 27일 된 것을 잠로(蠶老), 늙은 것을 홍잠(紅蠶), 번데기를 용(蛹), 성체를 아(蛾), 고치를 견(繭), 누에똥을 잠사(蠶砂)라 한다.
실(糸)은 나방으로 뚫고 나오기 전에 물에 데치어 명주실을 뽑는다.(제사)
▶누에는 알에서 부화되어 나왔을 때 크기가 3㎜ 정도인데 털이 많고 빛깔이 검어서 〈털누에〉 또는 〈개미누에〉라고도 한다.
개미누에는 뽕잎을 먹으면서 성장, 4령의 잠을 자고 5령이 되면 급속하게 자라 8㎝가 되어 개미누에의 약 8,000∼1만 배가 된다.
5령 말까지의 유충기간일수는 품종이나 환경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20일 내외이다.
5령 말이 되면 뽕 먹기를 멈추고 고치를 짓는데, 약 60시간에 걸쳐 2.5g 정도의 고치를 만든다.
한 개의 고치에서 풀려나오는 실의 길이는 1,200∼1,500m가 된다. 고치를 짓고 나서 약 70시간이 지나면 고치 속에서 번데기가 되며, 그 뒤 12∼16일이 지나면 나방이 된다.
▶고치 속의 나방은 알칼리성 용액을 토해내어 고치의 한 쪽을 적셔 부드럽게 하여 뚫고 나온다. 고치에서 나온 암수 누에나방은 교미를 하며 암나방은 약 500∼6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데, 누에나방은 입이 퇴화되어 전혀 먹지 않는다.
▶고치를 다 지으면 그걸 삶아서 실을 뽑아 천을 만든다. 견직물의 원료인 고치실 그게 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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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로 누에똥(蠶糞·蠶砂)은 가축의 사료, 식물의 발근촉진제(發根促進劑), 녹색염료(綠色染料), 활성탄 제조 및 연필심 제조 등에 쓰이고,
▶실크넥타이 1매를 만드는데 필요한 누에고치의 수량은 약 140개, 실크블라우스 1점을 만드는데 필요한 누에고치 수량은 약 415개, 실크스카프를 만들려면 약 110개의 누에고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제사과정에서 나오는 번데기는 바로 〈뻔데기〉로 사람이 먹기도 하고 가축과 양어의 사료, 고급비누원료 및 식용유의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뻔데기는 당뇨로 갈증이 있는 경우와 남성의 양기가 부족할 때도 좋다.
▶〈동의보감〉에는 누에를 '하늘이 내려준 벌레'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뽕잎, 번데기를 비롯해 심지어 누에똥과 오줌까지도 인간의 병에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누에가 죽어서 마른 것(백강잠:白殭蠶)·
누에고치 번데기(잠용자:蠶蛹子)·
두 번째 기른 누에나방(원잠아:原蠶蛾)·
누에똥· 누에알 낸 종이(잠포지:蠶布紙)·
풋고치(신면:新綿) 등을 약으로 쓴다.
▶19세기 조선시대 풍속화에도 뽕 따는 아낙네와 길쌈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을 만큼 잠사업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했다.
먹여주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농사라면 입혀주는 것은 잠사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누에 다루기를 갓난아기나 아침 굶은 시어머니 대하듯' 했다고 전해진다.
과거 잠사업이 실크의류에 국한되었다면 미래 잠사업은 전문 의약품, 첨단섬유소재 등 고부가가치 천연생물소재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인류의 꿈인 '건강하고 오래 사는 삶'의 중심에 잠사산업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
▶누에 먹이 〈뽕나무〉
○ 뽕잎은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식은땀이 많이 나거나 뇌졸중에 좋고 어린이 몸이 열날 때나 불면증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 뽕가지는 살찐 사람이 살을 빼려고 할 때, 고혈압과 기침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뽕나무 뿌리는 대장과 소장을 튼튼하게 할 때나 당뇨병에 좋고 아기가 침을 심하게 흘릴 때도 즙을 낸 다음 혀에 바르거나 마른 상백피를 물에 끓여서 사용하면 좋다.
○ 오디는 몸이 부을 때나 생선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좋고 숙취에 좋으며, 흰머리를 검은 머리로 하고 싶을 때 햇볕에 말려 가루를 내어 꿀로 환을 지어 장복하거나 술을 빚어 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