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霞帔帖 하피첩>>
하피첩(霞노을하 帔치마피 帖문서첩)은
다산이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1810년에 만든 서첩이다.
다산의 문집에
'하피첩'이 어떤 것인가를 설명하는
<題 霞帔帖 제하피첩>이라는
글이 있다.
"내가 강진에서 귀양살이할 때
몸져누운 아내가 해진 치마
다섯폭을 보내왔다.
이것은 시집올 적에 입었던
예복인가본데,
붉은색은 다 바래고
노란색도 옅어져
글씨 쓰는 재료로
삼기에 딱 알맞았다.
이것을
잘라서 조그만 서첩을 만들어
손이 가는 대로 훈계해주는 말을
써서 두아들에게 傳해준다.
아이들이 훗날 이 글을 보고서
감회가 일어나 어버이의 좋은
은택(恩澤)을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그리워하는 감정이 뭉클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것을
'노을처럼 붉은 치마로
만든 서첩[霞帔帖]'이라고
하였다.
'붉은 치마[紅裙 붉을홍치마군]'라고
하면 '기생'이라는 뜻도 있어
이름을 은근하게 돌려서 지은 것이다.
순조 10년(1810년) 초가을에
다산의 東庵(동암 암자암)에서
쓰다."
그런데
두 아들에게 보냈다는
'하피첩'은 찾을볼 길이 없다가
2006년 3월 28일자
< 중앙일보>에서 세 첩의
하피첩이 발견되었다는
보도를 접하였다.
실로 200년이 다 되어서
다산의 친필 가계(家誡경계할 계)가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내용은 이미 번역이 된
아들에게 보낸 가계의 글과
일치하니
따로 번역할 필요가 없으나
'하피첩'이라는 제목의 詩가
새로 발견되었기에
친필 원문은 사진으로 싣고
번역문은 새로 싣는다.
<題 霞帔帖 제하피첩>에는
'다섯 폭'의 해진 치마라고
했는데, 외동딸에게 주는
그림에서는
'여섯 폭'이라 했으니
어느 것이 옳은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가 없다.
다른 자료가 나오기을
기다릴 뿐이다.
네 폭을 써주었다고 했는데
세 폭만 발견된 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 끝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박석무 편역,
2023년1월2일 발행)
149 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