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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어린이도서연구회 서울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맹보명
어린이도서연구회 2011년 대표자연수,
지난 7월16~17일, 물의 도시 봄내(춘천)에서 열렸다.
이날도 비는 나리는데 "충전" 이라는 이번 주제에 혹해서일까?
전국 일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연수가 열리는 춘천 청소년 여행의 집에 처음 들어섰을 때 조금 걱정스러웠다.
밖에는 비, 안에는 습기와 냉기 가득하여 충전이 아니라 냉전되는 거 아닐까 싶었다.
먼저 도착한 집행부 식구들과 춘천지회 회원들이 이 썰렁한 강당을 꾸미기 시작했다.
여을환 사무총장과 최은희 사무국장이다.
임기 반년 지났으니 이젠 모르는 사람 빼곤 다 알테지만,
이렇게 고생했다는 증거 사진으로 올린다.
강원지부 춘천지회 분들이 제공한 찐감자와 옥수수 덕에 지하 강당에 구수한 냄새가 가득 차고,
허전했던 벽면은 여러 지부에서 가져온 걸개그림으로 아늑해졌다.
대표자들은 접수를 하고 들어와 준비한 돗자리에 모여 앉아 옥수수랑 감자를 먹는다.
이전 연수에서는 개인 컵 가져오기가 중요했다면 이번엔 담요와 방석, 덧신이 필수.
있는 지부는 두툼하고 탄력있는 보라빛 자리를 깔고 앉고,
없는 지부는 미끌거리는 얇은 은박 자리를 그나마 선착순으로 얻어 앉고...
임선복 정책국장의 진행으로 연수 첫 문을 연다.
대표자연수 1부 '선물'
첫 선물은 즐기기...노래와 놀이 시간이다.
그렇다. 대단한 놀이는 아니다.
우리들 어릴 때 둘씩 짝지어 손잡고 노래하던 그거다.
그러나 회원들은 진지하게 놀이에 빠져들고
멀리 전남 강진에서 엄마 따라 올라온 장씨 집안 넷째, 한이도
"울 엄마가 이겨야할텐데..." 심각하다.
선물 2, '동화로 하는 연극놀이'가 이어진다.
사무국장이 놀이를 맡아 줄 정은경 강사를 소개한다.
이 분이시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같은 지부 사람만이 아닌 전국 회원들과 자연스럽게 섞여
<거인의 정원> 연극 놀이에 빠져들게 해주셨다.
놀이가 진행되는 시간에 윗층에서는 8기 이사회가 열렸다.
거기 사진 찍으러 갔다 오니 회원들은 갑자기 벙어리가 되어 강당을 빙빙 돌고있다.
계절을 말 아닌 몸만으로 표현하고, 같은 계절끼리 모이는 거란다.
그래서 모두들 눈치를 보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거였다.
어설퍼 보이지만 의외로 통하는 게 있는지 모두들 맞는 계절을 찾아 앉았다.
계절마다 대표 한명을 뽑아 인사를 나누는데,
역시 말하지 않고 눈짓으로, 또 뭐라드라? 알수 없는 언어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한 모둠을 뽑아 <거인의 정원> 연극놀이를 하고 다른 이들은 구경꾼이 되었다.
어른들이 놀이에 빠져있는 동안, 아이들도 알아서 노느라 바쁘다.
오렌지빛 옷을 입은 꼬마는 경남 거창에서 왔는데 몸놀이 선수다.
재주넘기를 아주 잘한다.
강경원 서울지부 영등포지회장이시다. 연극에 노래까지 선물해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한 수원지회장.
이렇게 연극놀이 배우기 시간이 끝났다.
하나를 알면 열, 백을 하는 우리 회원들! 지역에 돌아가 더 멋진 놀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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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3- 나누기
우리가 준비한 시와 노래, 책이야기 들로 꾸미는 시간이다.
첫 걸음은 최영미 이사장의 노래와 기타 연주.
정호승 시인의 시에 노래를 붙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사장이 속한 경기 북부 회원들의 호응도가 젤 높았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사랑도 눈물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엉겅퀴도 그늘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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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을환 사무총장이 시를 들려준다.
하나의 시를 백 가지 버전으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둘로 끝나 참 다행이다.
강
-다니카와 슌타로
만화를 사서 나는 당신과 웃으러 간다
수박을 사서 나는 당신과 먹으러 간다
시를 써서 나는 당신에게 보이러 간다
아무것도 안 갖고 나는 당신과 멍하니 간다
강을 건너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간다
역시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읇고 이지상이 부른 시노래도 감상하는 시간이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강윤희 제주지회장님이 손택수 시인의 <아버지의 등을 밀며>를 선물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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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은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다음은 경기북부 김해숙 지부장님과 이성화 교육부장님이 준비한 <매듭을 묶으며> 책 읽어주기.
정혜숙 교육국장이 그림극 '개미와 메뚜기와 물총새' 를 들려주었다.
일본에서 발달한 에마키(두루마리 그림) 식인데
요즘은 두루마리가 아니라 각 장면이 그려진 그림을 하나씩 옆으로 빼서 넘긴다.
혼자 다하는, 그것도 아주 잘하는 멋진 솜씨에 다들 감탄.
광주지부에서는 사진 그림책 <곰아!>를 보여주었다.
너무 감상에 빠져 나른해지는 우리를 위해
경기남부 이경이 수원지회장이 신나는 노래 한곡 불러주었다.
지금 수원지회에서는 어린이도서관 <해님달님>을 준비 중이다.
개관을 앞두고 자랑도 하고 전국회원들의 애정어린 도움을 부탁하고자 나선 것이다.
야무진 수원지회에서 어련히 잘 꾸려나가겠나만은
광주 지부 <책돌이도서관>에 이어 두번째로 만들어지는 어린이도서관,
그것도 지부가 아닌 지회에서 만드는 도서관이 힘차게 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웁시다.
이어서 경기남부 염미영 이천지회장님이 <어린이모임 규율>을 들려주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사람들이 모여 모임을 꾸리기 위해서는
요런 깜찍하면서도 따뜻한 질서와 자세가 필요하겠다.
장인경 강원지부장님이 뚝딱 쓴 시를 들려주었다.
우리 회원이면 공감할 수 있는, 회를 알게 되면서 나와 생활이 바뀌고 부부간 애증이 깊어지는...
암튼 결론은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소중하고 사랑한다' 는 거지요?
서울지부 김수정 교육부장이 진지한 시와 재미있는 시, 두 편을 들려주었는데... 가물가물하네.
김진영 전남지부장이 들려주는 시, 이대흠의 <오래된 편지>
큰형은 싱가포르로 돈 벌러 가고
물레에는 고지서만 쌓이었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신 어머니는
어깨 너머로 겨우 한글을 깨쳤지만
혼자서 편지 쓰기에는 무리였다
보일러 공인 큰형 덕분에 나는 중학교에
들어 갈수 있었고 어머니가 입으로 쓰시는 편지를
양면지에 옮기는 일을 하였는데
맞춤법도 없는 편지는 큰형을 곧잘 울리고
큰 악으야 여그도 이라고 더운디 노무 나라에서 얼매나 땀 흘림시롱 고상허냐? 니 덕분에
아그들 학비 꺽쩡은 읎다마는 이 에미가 니럴 볼면이 읎따 늑 아부지도 잘있고 아그들도
잘 있시닝께 암 꺽쩡 허들 말고 몸조리나 잘 하그라 저 번 참 편지에 내 물팍 아푸냐고
물었는디 내 몸땡이는 암상토 안항께 꺽쩡얼 허들 말어라
그럴 때면 나는
편지에 계절 인사가 있어야 한다고 우겨댔는데
그러면 어머니는,
속닥새가 우는걸 본께 밤이 짚었구나
샐팍에 있는 수국이 허뿍 펴 부렀따
이러다가,
그 까튼거 몰라고 쓴다냐
기냥 몸이나 안 아픈지 으짠지 고것이 더 중하제
느그는 성이 짠하도 안 하냐?
뙤약벹에서 내 자석이 피땀 흘려 번 돈을
호박씨 까묵대끼 톡톡 끼리고 있짱께 중치가 멕힐락 함마이잉
이참 월급도 다 써불고
느그성 나오먼 통장이나 한나 줘사 쓸것인디
에미 애비 있능거시 도와주지도 못 함서
하면서 이내 눈물을 글썽이셨는데,
이쯤되면 나는 어머니가 했던 말을 마음대로 버무려
편지를 썼는데
큰 악으야 에미다 더운디서
일 하니라고 고상이 많지야 여그도 이라고 더운디
니는 오죽하겄냐 우째사 쓰꺼나 나오먼 통장 한나 둘라고 애끼고 애낀다마는
이참 월급도 아그들 납부금 내불고 농협 빚 조깐 쥐알려불고 낭께 읎어져
부렀단마다 차말로 내가 에미제만 헐말이 읎따 더운 나라에서 피땀 흘리고
이쓸 너를 생각하면 중치가 멕히고 숨이 멕힐락 헌다마는 우짜겠냐 벨도리가
읎어분다 못짜리 헐때부텀 울던 속닥새가 또 운것을 본께로 밤이 이상 짚었는
모양이다 니가 작년 가슬에 싱게 놓고 간 국화도 이상 커부렀다 깽벤 밭에는
감재랑 콩을 싱겠는디 아까 낮에는 아그들 데꼬가서 밭을 맸다 날이 징상나게
더와서 아그들은 풀 조깐매고 나서 뫼욕을 허드라 아그들 뫼욕 허는거 보고
이씀서 오매 우리 큰악으는 더운디서 엄마나 고상할끄나 생각허닝께 눈물이
나드라 모쪼록 여그는 암상토 안항께 니 몸 한나 건사 잘 허기 바란다 펜지를
쓴다고 쓰제마는 니 낫(낯)을 볼 면목이 읎어서 우짜꺼나 못낸 에미가 무단히
우리 큰악으만 고상 시키고 있구나 니가 그라고 피땀 흘림서 번돈을 한나도
모태도 못하고 우짤까 몰르겄다 아그들이 크먼 니 덕을 알랑가 몰르겄다마는
이쯤 쓰고 있노라면 어머니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나는 엄니가 불러 준대로 고대로 써부렀네
하고는 편지 말미에
큰성 나 대흠인디 엄니 시방 울고 있소
큰성 이약만 나오면 눈물부텀 흘린당께
모쪼록 몸 성히 잘 지내시고 나올 때게
샤프펜슬 꼭 잊지 마씨요이잉.
하고 두어 마디 붙이곤 하였는데
마지막 선물은 제주지부에서 준비한 귀여운 율동. 준비한 게 모두 3곡인데
지금 하나만 보여주고 밤에 2차 공연 할 예정이란다.
나누고 싶은 것을 모으니 제법 알찬 선물 보따리가 되었다.
전국에서 준비한 선물에 정신적으론 든든하나 고픈 배는 어쩔 수 없다.
사진을 찍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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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일박이일이지만
일년의 약발을 갖는 대표자연수 이야기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공들여 작업해 올리지만 다음 파이를 모아 옮겨놓으면 원래 크리로 보이지 않고
쪼만해지면서 형태가 일그러져요. 눈물납니다.
우리 회 홈피 게시판에도 올려놓을테니 크게 볼라면 그리 오세요.
거긴 원래대로 보이긴 하나 또 사진 이미지 파일이 겨우 세개만 올라가고 수정도 쉽지 않아 문제랍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