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끊임없이 걱정 근심이 늘어나는 것-- 심녀(心慮)
아들이 임신을 하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 되더니 이제는 아내가 병이 생겼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다. 함께 일하는 개인 사업을 혼자서 운영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더 극심한 침체기를 뜻했다.
아내를 대전의 세이유 외과 병원에 데려다 주면서 다시 옥천으로 되돌아오는 길이 무척 멀게 느껴졌다. 유방암 전문병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곳에서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예약을 해 둔 상태였다.
어제 옥천의 성모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은 아내가 의사의,
"너무 늦게 오셨어요. 왜, 이렇게 커질 때까지 그냥 두웠는지 모르겠네요?"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그리곤 내게 돌아와서 하는 말.
"당신 좋겠어요? 재혼하게 생겼으니..." 한다.
그것이 농담이면 좋겠지만 사태가 심각해 진 것을 알았다. 아무렇지도 않던 가슴의 종기가 의외로 사건을 키웠다는 사실을 주지하기까지는 불과 1분ㄷ조 체 되자 않았다.
"그래? 그래서 뭐라는 데..."
"큰 병원에 가 보라는 데... 낼 대전의 세이유 외과 병원으로 가라고 친구들이 추천하네요."
"그래? 대전 충대병원에 입원을 할테니까 기다려 봐!"
그래서 부랴부랴 충대 병원에 전화를 한다. 예약을 하려고 했더니 8월 초순에나 기다려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서류를 넣었더니 전화가 왔다. 수요일인 7월 20일 오전 10시까지 예약을 잡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이 예약했다가 빈 곳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다는 두 곳을 정해 둔다.
다음 날인 오늘 세이유 병원으로 가서 아내를 내려다주고 1톤 화물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이상하게 무겁다. 전에 얼굴을 엔진톱으로 다쳤을 때, 119 차량을 타고 대전으로 넘어 올 때만큼 길었다.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가? 대전과 옥천 사이의 거리는 불과 12km 남짓한데 천리길과 같이 멀었다. 자동차에서 바퀴 소리가 유난히 들려온다. 그 진동음이 온몸을 타고 전해 오는데 이상하게 진동의 하나까지도 마음에 거슬린다. 이렇게 멀었던가! 유난히 바퀴 소리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낫설다.
'처음 보는 느낌처럼 그동안 쭉 다녀왔던 길이 이렇게 멀고 거리감이 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