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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결코 막을 수 없는 것. 늙어감. 누구에게나 매일, 매 시간 찾아오는 손님이기에 반갑지도 밉지도 않다.
그래도 좀 더 천천히 늦게
찾아 오기를.
그런 와중에 곁에 같이 늙어가는 벗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 지.
그런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얼굴보고 식사하고
함께 차 한 잔 하자고.
그러자고 했다.
동래역에서 그를 만났다.
그리고 동래 시장 먹자 골목.
그런데 처음 찾아간 가게는
아직 영업 전이다.
해서 꿩대신 찾아 온 집.
호르몬 구이집.
일본인이 무척 좋아한다는
호르몬 야끼.
그러나 사실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양곱창 구이 전문집이다.
그런데 이 집의 곱창 구이는 양을 다 빼고
뒤집어서 구워 주었다.
3년전 쯤에 자갈치 시장
양곱창 골목에서 먹었을 때는 속에 곱이 가득 들어 있어 느끼한 감이 참
많았는데.
이 것도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사실
대전이나 대구의 대창 전문 집에도 대개 속에 곱이 많이 들어가 고소하기도
하다.
그러나
곱.
그날 자갈치 시장에서
양곱창을 먹을 때
바로 옆 가게에서 아주머니
한 사람이 곱창에 지방질이 가득한 하얀 곱을 넣는 걸 보고는
속으로 기겁을 하여
가지않다가
오늘 삼년만에 맛본 것이다.
앞으로 또 언제 먹고 싶은 날이 올 지.
그런 후
찾아 온 용호동 오륙도
스카이 전망대 앞 카페.
저녁 시간이 가까운 탓인 지 카페 안이 조용하다.
보통의 낮이나 주말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다.
때문에 테이블도 간격없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카페다.
물론 갖가지 음료 가격도만만치 않다.
커피 한 잔이 최소 칠.팔 천원 이다.
여느 뷴위기 좋은 대형 카페보다 비싸다.
자리도 한가하고 뷰도 좋지만 오늘은 금방
자리에서 일어났다.
20분도 채 있지 않고.
해는 기울기 시작하고
트래킹은 해야하고.
트래킹은 오륙도 쪽에서
동생말 쪽으로 하는 게
내리막이 많아
트래킹 하기에 편하다.
그런데 이곳의 수국은
아직 꽤 많이 피어 있다.
가을의 수국이라 더
예쁘게 다가 온다.
이 번의 야간 트래킹 이후
언제 다시 야간 트래킹을
할 수 있을 지 기약을 할 수 없다.
오륙도에서 동생말로.
모르긴 몰라도
동생말 방면에서 이기대
공연장까지는 앞으로도
야간 트래킹을 몇 번
더 할 것 같다.
오륙도 방향에서 동생말로
가는 길은 가로등이 없어
어두운 밤에는
말 그대로
칠흑같이 어두운 밤 길이다.
해서
우리와 같은 노인들이
야간 트래킹을 하기에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더구나 나의 경우는 좀 괜찮지만
동행한 벗처럼 밤눈이 좀 어둡고
많이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야간 트래킹에 더욱
주의 해야한다.
그래서일까.
그도 스스로 야간 트래킹은
이 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한다.
그것도 나와 함꺼라서
용기를 내 보았다고.
함께 얼마간 걸었을까.
광안 대교가 보이고
야간 조명도 눈에 들어 온다.
가로등도 환히 눈에
들어 온다.
함께 밤 길은 걸은 곁의
벗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동행이 좋은가 보다.
특히 오래된 벗처럼.
어쩜 그래서 우리 모두가
동행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지도.
나도 오늘 오랜 벗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야간 트래킹을 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쁜 마음이다.
살면서 늘 함께 할 수 있는 벗 두 엇 있다는 것도
인생의 먼 길 여행에서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동생말에서
바라 본 풍경들.
오늘 내 하루도 이만하면
좋은 경험도 하며
참 잘 살아내었다.
오랜 벗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