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레전드로 드라마 '빅뱅 이론'에 프로톤 교수로 나와 낯익은 밥 뉴하트가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웃음은 거리를 둘 수 있게 해준다. 웃으면 문제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고, 해결한 다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인생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는, 오 하나님, 즐기라는 거다' 등의 명언을 남긴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데드팬 딜리버리'(deadpan delivery) 스타일을 만들어 수많은 상을 차지했다.
홍보 담당 제리 디그니는 이날 BBC에 제공한 성명을 통해 TV 시리즈 밥 뉴하트 쇼의 스타가 짧은 질환을 여러 차례 앓은 끝에 자택에서 영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카고 외곽 배관공의 아들로 태어나 1952년 로욜라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 회계사 일을 한 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됐다. 육군에 자원, 2년 동안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로욜라 대학 로스쿨에 입학했으나 중도에 그만 뒀다. 곧바로 한 친구와 함께 즉흥 코미디 루틴을 짜서 연습했다. 1959년 그는 한 지방 DJ 눈에 띄어 그의 소개로 막 창업한 워너 브러더스 레코드에 취직했다. 그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코미디 클럽에서 '밥 뉴하트의 버튼 다운 마인드'란 것을 녹음해 첫 코미디 앨범으로 제작,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그 뒤 7장의 앨범을 더 만들어 수백만 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에 87차례나 출연했다. 좀 더 최근에는 크리스마스 영화 '엘프'와 '빅뱅 이론'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단 하나의 펀치라인 농담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농담을 연이어 배치하는 긴 호흡의 스탠드업 루틴을 짜는 개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코미디계에) 상전벽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디그니는 전했다.
그는 같은 세대의 다른 코미디언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외모도 현대적이었고, 절대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때로는 거의 말더듬이 같았다. 그가 스탠드업 무대 중아으로 나올 때 유일하게 챙기는 것은 전화기였다.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처럼 하면서 말솜씨를 이어갔다.
관객을 사랑했던 뉴하트는 실제로 은퇴한 적이 없었다. 해서 80대까지 할리우드 세트와 무대에 기용 가능한 배우 명단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코미디 영화 감독 주드 아파토는 X에 고인을 "가장 친절하고 가장 뛰어난 남성"이었다고 돌아본 뒤 "그의 영민한 코미디와 다정다감한 정신은 자신을 만난 모든 이를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네 자녀와 많은 손주를 남겼다. 60년을 해로한 부인 버지니아 지니 뉴하트는 지난해 먼저 세상을 등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