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수행의 길 대저 장애障碍와 고苦가 없이 살아가려면 착한 법과지혜가 제일이다. 수도하는 수도인은 무엇보다도 본래 발심한 뜻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혜의 눈을 길러 가야 한다. 불도佛道는 믿는 신심이 견고하여야 성취되나니, 마치 굳게 내린 뿌리와 같아서 천마외도天魔外道와 팔만사천마군八萬四千魔軍을 항복받고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해 가리라. 믿음은 대도에 들어가는 으뜸된 공덕일 뿐만 아니라, 믿음은 일체 착한 법을 길러내며, 모든 욕심을 없애고 깨달음을 얻게 한다.
수행에는 보시법布施法을 빠뜨릴 수 없나니, 보시는 한없는 공덕과 복락을 안겨다 주는 것이다. 이제 보시하는 종류를 여덟가지로 나누어 보리라.
첫째는 때를 따라서 보시하는 것이니, 목이 말라 갈증을 느끼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 바로 때를 때를 따라 보시하는 예이다. 죽음을 당한 이에게 약을 보시하는 것도 때를 따른 보시이니,때를 따라 보시하는 공덕은 넑고 크다. 둘째는 깨끗한 보시이니, 사도邪道나 마음이 어두운 이에게는 보시하지 않는 것이 깨끗한 보시이다. 도를 닦는 수행자나, 참선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 가장 깨끗한 보시이다. 셋째는 스스로 우러난 보시이니, 남을 시켜하지 않고 몸소 행하는 보시이다. 넷째는 마음에 큰 소원을 세우고 보시하는 것이니, 교만과 자존심을 갖지 않고 보시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해탈하는 보시이니, 부처님의 깊은 진리를 깨달아 마음 찾는 법을 믿고 보시한 것이다. 여섯째는 세상을 떠나 천상에 태어남을 구하지 않고 보시하는 것이니, 천상에 태어나더라도 인간 세상에 떨어짐을 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곱째는 착한 종자를 기름진 땅에 심는 심정으로 보시할지니, 보살은 항상 남을 위하여 보시하기 때문이다. 여덟째는 바라는 마음을 두지 않고 순전히 남을 위하여 보시할지니, 보살은 항상 남을 위하여 보시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보시법을 믿고 따르는 이는 다음과 같은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첫째는 재물에 구애되지 않고 마음이 항상 풍족하고 편안할 것이요, 둘째는 솟아오르는 듯 끊어짐이 없는 복을 받을 것이요, 셋째는 속히 성불할 것이요, 넷째는 원하는 대로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요, 다섯째는 일체의 재난과 고통이 없을 것이요, 여섯째는 누구든지 좋아하고 기뻐해 줄 것이요, 일곱째는 안온하여 일체 두려운 바가 없을 것이요, 여덟째는 거룩한 이름이 널리 퍼질 것이요, 아홉째는 형체가 수려하고 아름다울 것이요, 열째는 부처님의 높고 큰 진리를 깨칠 수 있는 명철한 법안을 가질 것이니라.
대체 세상에 병도 많고 병신도 많으며, 보도 없어 굶주리는 등 가지가지 고통을 받는 것은 탐심貪心과 진심嗔心과 어리석은 마음 때문이다. 이 세가지 업이 원인이 되어 지옥과 아귀가 축생으로 윤회하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 탐貪 진嗔 치癡 삼독심은 악한 마음․ 악한 말․ 악한 행동을 유발시키나니, 물방울이 비록 적으나 모이면 그릇에 차고 개울과 내가 되듯이 , 항상 적은 악이라도 조심하여 조그마한 선부터 닦아 나갈지니라.
길흉화복吉凶禍福도 모두가 각자의 마음으로 짓는 것이니, 마음속 어느 한 구석에도 앙화가 될 망심妄心을 품지 말지니라. 또 성내는 마음과 악한 뜻은 높고 낮음도 살피지 않고 아무데나 내키는 대로 욕하고 패악하여 고함소리는 우뢰와 같고 눈동자는 불빛을 흘리나니, 이렇게 죄를 지을 때는 기운이 용솟음치다가도 착한 일거리만 대하면 힘이 축 느러지고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악을 짓기는 쉽고 선을 닦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이니, 굳게 뜻을 세워 나아가야 하느니라.
이제 마음을 조복하는 법을 말하리라. 부처님께서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 계실 때였다. 조마調馬 취락주가 와서 부처님께 공경이 예배를 올린후,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취락주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들을 길렀다하니, 그 많은 말들을 조복할 때, 어떠한 방법으로 하는가?」 「예, 제가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부드럽고 순하게 다루는 법이요, 둘째는 억세고 강하게 대하는 법이요, 셋째는 강彊 ․ 유柔를 겸한 법입니다. 」 「만일 세가지 방법으로도 조복이 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결국 말을 죽이고 맙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범부들의 나쁜 버릇을 조복할 때는 어떤 법으로 하옵니까?」 「범부의 조복도 세가지 방법으로 하나니, 첫째는 부드럽고 순한 법, 둘째는 억세고 강한 법, 셋째는 유 ․ 강을 겸한 법이다.」 「만일 세가지 방법으로도 되지 않을 때는 어떤 방법으로 하옵니까?」 「죽이 나니라.」 「부처님의 법가운데는 살생은 조촐함이 아니라 하셨아온데 어떻게 죽인다 하나이까」 「여래의 법가운데는 살생이 있을 수 없지만, 조복되지 않기 때문에 더 데리고 말하지 않으며, 가르치지 않으며, 훈계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죽인다고 하나니라.」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그렇겠나이다. 데리고 말하지 않으며, 가르치지 않으며, 훈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살생이라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더욱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배우고 따르겠나이다.」 그러니 중생은,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법을 받들어 살아가야 한다. 가르쳐 주시지 않았더라면 영영 죽음만 되풀이 하는 중생이 되었을 것이다. 물에 빠졌거나 길을 잃은 이에게 각각 건져주고 가르쳐 주는 이가 없으면 빠져 헤멤을 면치 못하리니, 대도의 길을 잘 배워서 옳게 가는 것이 지혜스러운 것이다. 중생의 병을 따라 백천가지로 베풀어 놓은 대의왕大醫王의 법문을 골고루 섭취하여 해탈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성도를 하는데는 세가지 굳은 면이 있어야 하나니, 첫째는 완전치 못한 재물을 완전한 재물로 바꿔야 하며, 둘째는 튼튼치 못한 몸을 튼튼한 몸으로 바꿔야 하며, 셋째는 바르지 못한 명命을 바른 명命으로 바꿔야 한다. 완전치 못한 세상의 재물은 물거품과 같기 때문에 있는 듯 하다가 곧 흩어져 버리지만 완전한 법재法財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한다. 다음 튼튼치 못한 몸은 사대四大가 얽혔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지만, 튼튼한 법신法身은 영원히 불멸不滅한다. 끝으로 바르지 못한 명命은 허망하여 아침과 저녁에도 믿을 수 없지만, 바른 명은 빛으로 가득찬 부처님의 명이니라. 그러므로 완전한 재물과 튼튼한 몸 그리고 바른 命으로 모두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함에는 도반의 탁마琢磨가 중요하나니, 도반에게 친절히 대하는 요법을 세가지로 말하리라. 첫째는 도반의 허물이 눈에 뜨이거든 이해하는 마음을 갖고 간諫할 것이요, 둘째는 좋은 일이 닥치거든 기쁜 마음을 갖고 좋아할 것이요, 셋째는 괴로운 일이 생기거든 돕고 협조할지니라. 싸울 때 용기를 알고, 논의論議할 때 밝음을 알고, 곡식이 떨어졌을 때 귀한 것을 아는 것처럼, 도반의 소중함은 수도할 때야 참으로 느낄 수 있다.
스승을 공경하는 법도 말하리니, 우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하며, 스승의 높은 지혜를 항상 우러러야 하며, 스승의 깊은 은혜에 보은報恩해야 하느니라. 세상은 한없이 무상하나니, 하루 이틀 지냄에 따라 수명이 감소됨이, 마치 작은 못물이 줄어드는 것과 같거니 무슨 기쁨이 있을손가. 또한 이 몸은 뜬구름이나 풀끝에 맺힌 이슬과도 같아서 잠깐사이에 없어져 버리는 믿을 수 없는 몸이다. 더욱이 이 몸은 독사와도 같으며 원수와도 같나니, 자신을 괴롭히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상한 세계이니 만큼 무상을 당하고 재화를 만나기 전에 미리미리 자유를 얻는 대도大道를 닦아야 한다. 부처님은 대성인大聖人이시며, 하늘과 사람의 스승이시니, 부디 근심을 잊고 우환을 없는 길을 가르쳐 주시고 보여주신대로 좇아 부처님의 품안에 함께 안기자 . - 금오집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