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맨 처음 만났던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찾아보니 1993년 개봉했던 영화다
아마도 내 아이들은 함께 관람하지 못했을 시기다
그런데 이 시리즈를 1편부터 잘 알고 있는 걸 보면
아이들이 어느정도 성장했을 때 다른 플랫폼을 통해 관람했을 것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각색해 제작된 영화다
이 작가의 상상력도 놀랍지만 이 상상을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다는데 놀랍다
어마어마한 자본이 아니고는 불가능했을 스케일이다
제일 먼저 작가에게 감동, 이런 상상력을 갖다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감동, 이걸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영화 속 과학자들에게도 감동, 이렇게나 어려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다니
(마치 영화 속 과학자들이 공룡부화에 실제로 성공이라도 한듯)
그런데 속편이 계속 제작되면서
감동이 흐려지고 SF 영화를 보는 느낌까지 들었다
시대를 거꾸로 간 SF
스케일은 엄청 커졌는데
감동은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개봉한 영화도 1편의 아류가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좀 있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147분이 이렇게 빠르다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된 장면의 연속이지만
따뜻한 장면이 잠깐씩은 릴렉스하게 몸을 풀어준다
쥬라기 공원 1편에 출연자들이 등장하니 오랫만에 만난 지인처럼 반갑다
그 멋쟁이 할아버지는 왜 안나오시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1편 영화 개봉 후 30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감독도 바뀌지 않았던가
공룡들이 도시에 출현해 혼란스럽고
이 공룡들을 밀거래하는 시장이 생기고
(심지어 공룡고기도 판다)
또 악인들은 이 공룡을 무기화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공룡 사용의 나쁜 예가 여과없이 보여진다
분명 이 영화에는 따뜻함이 담겨있딘
분명 이 영화에는 승화된 휴머니즘이 흐른다
이번 영화가 쥬라기 월드 시리즈 마지막 편이라고 한다
공룡에 대한 상상은 이제 우리 각자에게 넘겨주었으면 좋겠다
아~~그래,
마무리를 이정도 따뜻하게 해줬으면 된거야
하는 마음으로 영화관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