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이라 동호 소리 찬 침상에 들리는데 / 銅壺一夜聞寒枕 깁 창으로 스민 달빛 원앙금침 비추누나 / 紗牕月落鴛鴦錦 까막까치 수차 도는 소리에 놀라 날고 / 烏鴉驚飛轆轤長 누각 앞엔 어느 사이 새벽빛이 밝아 오네 / 樓前倐忽生曙光 계집종이 금병에서 얼음 쏟아 내는데 / 侍婢金甁瀉鳴玉 주렴에는 성에 꼈고 연지는 향기롭네 / 曉簾水澁臙脂香 눈썹을 그리려나 그릴 수가 없기에 / 春山欲描描不得 난간에 올라서니 찬 서리가 하얗네 / 欄干佇立寒霜白 지난해엔 거울 비친 꽃과 버들 보면서 / 去年照鏡看花柳 호박빛 짙은 술을 한밤중에 기울였지 / 琥珀光深傾夜酒 비단 휘장 겹친 속에 생황 소리 가득한데 / 羅帳重重圍鳳笙 아름다운 얼굴 지금 그리움에 다 쇠했네 / 玉容今爲相思瘦 말을 타고 헤어진 뒤 봄 가고 또 봄 오건만 / 靑驄一別春復春 군마 타고 쇠창 잡고 한해의 가에 있네 / 金戈鐵馬瀚海濱 모래 바람 눈 날려서 초피 갖옷 차가우니 / 驚沙吹雪冷黑貂 규방의 좋은 밤은 어이 이리 아득한가 / 香閨良夜何迢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