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힘. 누구나 神의 섭리 속에 사랑으로 태어나 꿈의 나래 펼쳐 자기 존재를 알리지만 살다 보면 세상 달콤한 유혹에 사로잡혀 나날이 꿈은 작아지고 삶은 피폐해간다 인생 여정 속에 하루가 저물어 한잔, 두 잔 술에 고단함 비우고 부연 연기에 시름을 날려 보네 작은 희망의 끈이나마 붙잡고 밤을 지새운다 어디 조그만 여명黎明 있어 찾아드니 촛불 하나 스치는 바람에도 가물거리고 못내 아쉬운 삶의 여로旅路를 이어간다 한때는 큰 꿈과 이상의 날개 펼치더니 이젠 술병에 쓰러지고 부연 연기에 부서져 아련한 빛의 의식마저 숨죽인다 희망은 책장의 책갈피 속에 잠자고 절망의 소리는 귓가에 넘실거리는데 그댄 무엇을 소망하며 살아가는가?
슬픔과 좌절은 손끝에 놓여있고 기쁨과 희망은 멀리서 손짓하니 이상이 죽고, 인생은 저물어가는데 사랑과 희망의 등대는 보이지 않고 이별과 한숨 소리만 깊어간다 어디서 여명을 재촉하는 종소리 있어 사뭇 달음질하여 마음 모아 기도하니 밤새 짓누르던 열등감의 먹구름 걷히고 삶의 여정旅程에 다시 서광曙光이 비추다
- 솔 가 람 -
12월의 기도/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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