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7일 금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8-22
18 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9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20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시자,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22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019년 세계 관광의 날 담화
(2019년 9월 27일)
관광과 노동: 모든 이를 위한 더 나은 미래
국제 연합 세계 관광 기구(UNWTO)가 장려하는 세계 관광의 날은 해마다 9월 27일에 거행됩니다. 2019년 세계 관광의 날의 주제는 “관광과 노동: 모든 이를 위한 더 나은 미래”입니다. 이 주제는 국제 노동 기구(ILO)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여 추진하는 ‘일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우리는 노동의 전망에서 관광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주제 선정은 특히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삶의 노동 차원은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점점 더 근본적인 중요성을 띠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개인과 개인의 전인적 발전에 대한 기본 요구를 중심으로 하는 품위 있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일자리를 모든 이에게 보장하고자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공동 노력을 간과한다면, 우리가 염원하는 목표인 평화, 안전,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도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노동은 인간에게 고유한 것입니다. 노동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품위를 표현해 줍니다.”1) 노동이 없는 곳에는, 진보도 있을 수 없고, 행복도 있을 수 없으며, 더 나은 미래도 분명코 있을 수 없습니다. 노동은 단지 일자리가 아니라, 인간이 사회와 세상 안에서 자기 자신을 실현하는 방식입니다. 노동은 개인의 전인적 발전뿐만 아니라 개인이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의 온전한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창조 때부터 우리는 노동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노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노동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의미에 속하며, 성장과 인간 발전과 개인적 성취의 길입니다.”2) 교황님께서는 제48차 이탈리아 가톨릭 사회 주간 행사(칼리아리, 2017.10.26-29.) 참석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노동이 없으면 존엄도 없습니다.”
『간추린 사회 교리』에서 일깨워 주듯, “인간은 노동의 존엄성을 재는 잣대입니다.” 또한 『간추린 사회 교리』는 회칙 「노동하는 인간」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인간의 노동이 고유한 윤리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노동의 고유한 윤리적 가치를 성취하는 것이 인격체라는 사실과 명백하게 직접 연결되어 있다.”3)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도 제24차 세계 관광의 날 담화에서 관광에 대하여 특별히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관광 분야는 “개인과 민족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경제, 재정, 문화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사회생활의 한 특별한 표현으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관광은 인간의 전인적 발전과 직접 관계가 있으므로 인간의 다른 활동들과 마찬가지로 관광도 가장 참되고 완전한 의미의 문화, 곧 사랑의 문화를 건설하는 데에 이바지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사회적 관심」, 33항 참조).”4)
오늘날 관광 분야에서 일하는 것과 관련하여 적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관광 분야의 노동은 점점 더 다채로운 전문성을 띤 특수 직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행 상담사, 여행 안내인과 인솔자, 요리사, 와인 감별사, 음식점 종업원, 비행기 승무원, 관광 마케팅과 소셜 네트워크의 전문가 등, 관광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불안정하고 때로는 불법적인 여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당한 보수를 받고, 힘든 노동에 시달리며, 흔히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고, 고위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가혹한 경쟁의 규칙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가난하지만 그 고유한 특징을 이루는 풍성한 자연 환경과 역사 문화 유산 덕분에 많은 관광 일자리를 지닌 나라들 안에서 벌어지는 노동 착취는 분노를 자아냅니다. 이 나라들에서 정작 토착민들은 지역 자원을 이용하여 얻는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환대해 주는 지역 주민들을 향한 폭력 행위와 그 문화적 정체성을 침해하는 행위 또한 용인될 수 없습니다. 환경을 훼손하고 마구잡이로 착취하는 모든 행위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003년에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셨습니다. “관광 활동은 재정적 사회적 문화적 관점에서 빈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관광은 다른 지역과 상황들을 알게 되고,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심한 격차를 깨닫게 되는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관광은 또한 지역 자원과 활동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고, 빈곤층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5)
이러한 의미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일자리 창출의 기회라는 관점뿐만 아니라 인간 증진과 사회적 문화적 진보의 기회라는 관점에서 관광 분야가 가져다주는 발전 가능성이 뚜렷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기회들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국가들 안에서 창업 시도들을 통해서 젊은이들은 주도적으로 자기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세계 관광 기구가 배포한 자료들은, 전 세계 일자리 열한 개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관광 분야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관여된 이 수치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그 어떤 예상도 완전히 뛰어넘는 것입니다. 해외 관광객들이 1950년에 2,500만 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십 년 뒤에는 전 세계 관광객이 20억 명에 도달하리라는 추정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관광 분야의 노동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만남의 차원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관광 분야의 모든 단계에 종사하는 이들은 날마다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친분을 쌓을 기회를 얻습니다. 이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우정에 기초한 관계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3월에 청년 관광 센터의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소속 젊은이들에게 하신 말씀에서, 만남의 기회가 되는 관광에 대하여 이야기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느린 관광”(slow tourism)의 증진을 위하여 그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셨습니다. “느린 관광은 소비주의 법칙의 충동을 좇는 것이거나 경험을 축적하는 데에만 마음을 쏟는 것이 아니라 사람 간 지역 간 만남을 북돋우고 서로 친분을 쌓고 존중해 나가도록 할 수 있는 것입니다.”6)
그러므로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국정 운영과 국가 경제 정책의 책임을 맡은 모든 이에게 관광 분야의 일자리,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증진하여 줄 것을 당부합니다. 마찬가지로 국제 노동 기구 산하 ‘일의 미래에 관한 세계위원회’도 권고했듯이7), 노동은 개인의 존엄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하고, 모든 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전인적 발전을 증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노동은 모든 개별 공동체가 각자 고유한 특성에 따라 발전하는 데에 이바지해야 하고, 사람들과 민족들이 서로 우정과 형제애의 관계를 맺어 나가는 데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적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든 이와 함께하며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편 관광 분야의 노동을 특징짓는 도전과 기회에 대하여 관광 종사자들과 책임자들도 인식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끝으로 특히, 이 고유한 인간 삶의 자리에 하느님 말씀이 빛을 비추고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날마다 온 힘을 다하는 사목 일꾼들에게 감사드리고자 합니다.
바티칸에서
2019년 7월 23일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 피터 코도 아피아 턱슨 추기경
<머지않아 내가 이 집을 영광으로 가득 채우리라.>
▥ 하까이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15ㄴ―2,9
15 다리우스 임금 제이년이었다.
2,1 그해 일곱째 달 스무하룻날에 주님의 말씀이 하까이 예언자를 통하여 내렸다.
2 “너는 스알티엘의 아들 즈루빠벨 유다 총독과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와 나머지 백성에게 말하여라.
3 ‘너희 가운데 이 집의 옛 영화를 본 사람들이 남아 있지 않느냐?
지금은 이 집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너희 눈에도 있으나마나 하지 않느냐?
4 그러나 즈루빠벨아, 이제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야, 용기를 내어라.
이 땅의 모든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일을 하여라.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
5 너희가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맺은 언약대로
나의 영이 너희 가운데에 머무를 터이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마라.
6 ─ 정녕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머지않아 나는 다시 하늘과 땅, 바다와 뭍을 뒤흔들리라.
7 내가 모든 민족들을 뒤흔들리니 모든 민족들의 보화가 이리 들어오리라.
그리하여 내가 이 집을 영광으로 가득 채우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8 은도 나의 것, 금도 나의 것이다.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
9 이 집의 새 영광이 이전의 영광보다 더 크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내가 이곳에 평화를 주리라.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
오늘 축일을 맞는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은 1581년 프랑스 랑드 지방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프란치스코 수도원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1600년에 사제품을 받았고, 1617년에 가난한 이들을 만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이때 그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 곧 하느님을 섬기는 것’임을 깨닫고, 자선 단체인 사랑의 동지회, 전교회, 사랑의 딸회를 창설하여,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일생을 바쳐 봉사하였습니다. 1660년에 선종한 빈첸시오는 1737년에 시성되었습니다. 1885년에 레오 13세 교황은 그를 ‘모든 자선 사업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이들이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사랑의 딸회, 사랑의 씨튼 수녀회,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와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가 서로 연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축일을 맞는 모든 빈첸시오 형제들과 빈첸시오 아 바오로 회 형제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리고, 성인을 닮아서 항상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