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초입 "물의 나라" 춘천은 청정한 기운이 절정에 이른다. 햇살받은 신록이 맑은 물길에 투영되고, 천지를 진동하는 아카시아향훈이 호숫속에 녹아내릴 즈음 춘천의 산과들에는 대자연의 신명나는 축제 마당이 펼쳐진다. "와!~", 신비로운 계절의 변이에 외마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춘천사람들은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교감의 장을 펼친다. 최고의 자연환경속에 응축된 기와 에너지를 발산하는 축제, 진정 말이 필요없을 만큼 재미난 무언극 "춘천 마임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올해로 벌써 열여섯 마당. 이제 세계 유수의 극단과 배우들이 참가하는 국제적 축제로 성큼 자라났다. 소양호, 의암호 등 큼지막한 호수와 북한강 물줄기가 빚어내는 절경속에서 역동적인 수상 레포츠를 즐기고 마임의 재미에도 푹 빠져 보는 주말 나들이. "축제의 도시" 춘천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 마임축제가 펼쳐지는 "위도"로 하루해가 지고 있다.
◇ 해질녘의 강촌 풍경.
◇ 청평사.
◇ 청평사 인근 폭포수.
여행 메모
▶가는 길(서울 기준): 46번 경춘국도 승용차로 1시간40분~2시간 소요. 열차는 청량리역 이용. 마임축제기간 중 운행하는 도깨비열차는 26일 현재 매진.
◇ 춘천 "운수대통" 닭갈비
◇ 춘천 "평양냉명"
▶먹을 거리=춘천의 맛은 매콤한 닭갈비와 막국수 한그릇이면 충분하다. 또다른 미식거리로는 민물 매운탕을 꼽을 수 있는데, 춘천댐 주변이 유명하다. 춘천에는 명동, 강원대 주변 등 곳곳에 닭갈비촌이 형성돼 있다. 그중 춘천시 효자동 강원대 후문 "운수대통 닭갈비(033-243-7887)"가 춘천 젊은이들 사이 맛집으로 통하는 곳이다. 29가지 갖은 양념을 넣은 소스와 12호(1200g) 크기의 쫄깃한듯 부드러운 국산닭의 육질이 맛의 비결. 향긋한 커리향이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우동사리를 넣어 볶아먹는 맛이 일품이다. 1인분 6000원. 춘천의 또다른 맛집으로는 사농동 "평양냉면(033-254-3778)"을 꼽을 수 있다. 이북출신의 주인이 50년째 전통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특징. 면에 녹두부침을 감아 먹거나, 육수에 밥 한덩이를 말아 먹는 것도 별미이다. 역대 대통령, 춘천 문화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냉면 보통 5000원, 곱배기 7000원, 녹두부침 5000원.
▶묵을 곳=세종호텔 춘천에서는 2004년 춘천마임축제 특별 패키지를 판매한다. 호텔1박 +조식 + 편도 셔틀 (호텔→공연장) 포함 주중 8만2970원(26~28일), 주말 9만4470원(29~30일). 2인 기준(세금 봉사료 포함). (033)252-1191
16번째 마임축제 30일까지 6개국 61개팀 감동 한곳에 밤샘 "도깨비 난장" 백미
◇ 마임이 공연되는 춘천인형극장
◇ 축제에 선보일 피아트룩스의 "누벨폴리"
◇ 코포럴씨어터몸꼴의 "오르페우스"
▶"말"이 필요없는 "춘천 마임축제"
"소리 없는 몸짓의 향연"인 2004춘천마임축제가 26일 개막, 30일까지 의암호반 춘천인형극장과 위도(고슴도치 섬)를 비롯한 춘천시내 전역에서 열려 춘천을 "말이 필요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마임의 도시로 들끓게 하고 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마임축제에는 현대마임의 원류인 프랑스작품을 비롯해 브라질 영국 독일 중국 일본 등 6개국 11개 극단과 국내 50여개 마임극단 및 공연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다. 위도에서는 "도깨비 난장"이 열리고 현대마임의 세계적 대가들을 만날 수 있는 마임학교, 유럽 예술축제감독과 대화하는 심포지움 등이 열린다. 특히 프랑스 마임의 흐름과 문화를 알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으로 세계 3대 마임축제로 꼽히는 프랑스 미모스마임축제, 에든버러축제 등에서 호평받은 "누벨폴리"와 "오 삐에 드 라 레트르" 두 작품이 초청돼 28, 29일 이틀간 춘천인형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울러 위도에는 프랑스식 복합문화카페, 샹제리제 거리, 몽마르뜨 언덕, 프랑스어 배우기, 마임빵집 등도 열어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 영국에서 온 "펑키 타임", 일본 광대 나나나의 "코믹 마임", 유진규의 "빈손" 등 국내외 무언극의 진수도 펼쳐진다. 또 국내 공식초청작인 코포럴씨어터 몸꼴의 "오르페우스", 프로젝트 판의 "가시나무새" 등 수준높은 작품들도 공연된다. 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무박2일의 밤샘놀이 "도깨비 난장". 29일 밤부터 무언극과 무용, 퍼포먼스, 음악 등의 크로스오버 공연이 30일까지 이어진다. 29일 오후 3시30분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도깨비열차(500석) 부터 흥미진진한 축제의 무드가 시작된다.
"말로 표현 못할" 호반의 추억
경춘국도 따라 펼쳐진 북한강 "한폭의 그림" 연인과 드라이브 후 청평사 산책 "환상 코스"
◇ 호반의 자전거를 탄 연인
◆ 볼거리 넘치는 춘천 세계적 마임의 메카로 떠오른 춘천 여행은 서울 기준, 46번 경춘국도부터 시작된다. 북한강 물줄기 따라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속에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는 가히 환상으로 춘천의 초입부터 "일상탈출"을 실감할 수 있다. 춘천을 관통하는 북한강 줄기에는 5개의 섬이 있다. 주민이 살고 있는 "상중도", 강원도에서 캠프촌을 개발한 "하중도", 예술문화단지로 거듭나고 있는 "위도", "붕어섬", "남이섬" 등이 그것이다. 그중 춘천시 서면에 자리한 위도, 일명 고슴도치섬(소설가 이외수씨가 붙여준 이름)은 마임축제의 중심으로 축제 기간 "마임마을"이 들어서고,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친환경적 생태공간이자 평소 춘천 사람들의 휴식처로 애용되는 곳이다. 위도는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호수속의 섬으로, 북한강과 소양호의 합수지점에 14만여평 규모의 꽤 널찍한 공간이다. 5월의 끝자락부터는 섬 물가를 따라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 꽃이 매혹적 향기를 발산하는가 하면 화사한 6월 야생화의 자태도 볼만하다. 특히 숲길을 지나 호반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는 한편의 CF 장면을 연상케 할 만큼 분위기가 있다. 물가에서는 수상스키, 윈드서핑, 모터보트 등 수상레포츠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제법 큰 규모의 풀장과 방갈로, 야영장 등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춘천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또다른 곳으로는 "춘천댐 가는 길"을 꼽을 수 있다. 5번국도 화천방면, 혹은 위도를 빠져 나와 70번 지방도를 따라 가는 강변도로 주변에는 노랗고 하얀 들꽃이며, 아이보리빛 꽃이 만발한 대단위 감자밭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서울과 너무 가까워 좀처럼 "강원도"의 느낌이 들지 않는 춘천이 비로소 "감자"의 주산지, 강원도의 일부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감자꽃은 탐스럽고 어여쁜 모습과는 달리 향기가 없다. 차라리 냄새가 없어서 더 기억에 남는 감자꽃. 지금 춘천댐 오가는 길목에서 화사한 꽃잔치를 벌이고 있다. 의암호~춘천댐까지의 드라이빙길은 가히 환상적이다. 곳곳에 분위기 있는 카페며, 물위의 수상 낚시좌대가 목가적이었다면, 의암댐 지척의 산하는 마치 선계에 이르기라도 한 듯 동양화 화폭속을 넘나드는 듯한 절경이 펼쳐진다. 의암댐 인근 김유정 문학촌("봄봄""동백꽃"의 작가), 야생초가 만발한 강원도립화목원, 애니메이션 박물관 등도 들러 볼만한 곳이다. 춘천의 명소 "청평사(고려 고찰)"는 춘천 여행의 묘미가 집약된 곳이다. 시원한 호수와 계곡, 그리고 기차와 배의 낭만까지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나들이 코스인 셈이다. 청량리역에서 춘천까지는 기차로 다시 춘천 소양댐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 배로 건너가야 한다.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 걷는 산길(40여분 소요)은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정감있는 숲길 도중에 구성폭포, 고려시대의 인공 연못인 영지 등이 있고, 가람 회전문(廻轉門, 보물 제164호) 등도 볼거리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낙조가 아름답다. 춘천 호반 어느 곳에서나 붉게 물든 저녁놀을 볼 수 있지만 춘천 인형극장 뒷편에서 위도 건너 서산으로 지는 일몰이 압권이다. 또 춘천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인 구봉산 자락 전망대도 청정호수 속에 잠긴 듯한 춘천의 해질녘을 감상할 수 있다.
"놀다보니 해가 뉘엿" 수상스키-낚시-MTB 등 신나는 "레포츠 천국"
◇ 강촌 유원지 철교 위를 기차가 지나가고 있다.
◇ 카누 강습
◇ 춘천 닭갈비
▶즐길거리 넘치는 레포츠의 천국 춘천은 레포츠의 천국이다. 강과 호수에서는 수상스키, 제트스키, 웨이크 보드, 낚시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골깊은 산속에서는 삼림욕, MTB, 클레이 사격, 패러글라이딩, 마라톤 등 육상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춘천댐을 지나 오월리에 이르면 낚시터가 나서고, 지암리 계곡을 따라 2km를 더 들어가면 클레이사격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춘천수렵장을 만나게 된다. 인근 집다리골 휴양림은 레포츠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삼림욕의 명소. 의암호, 공지천, 위도, 중도, 청평댐, 남이섬 등은 수상레포츠의 메카로 윈드서핑, 수상스키, 카약, 모터보트 등을 배우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위도에는 수영장, 축구장, 배구장, 탁구장, 방갈로 등이, 청평댐 건설로 섬이 된 남이섬에는 캠프장, 야영장 등 각종 경기장과 낭만열차, 회전목마 등 놀이동산까지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이밖에 강촌은 대학생들의 MT와 데이트코스로 강변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관광전도사" 류종수 춘천 시장
"독특한 소재 전문 축제로 멋-맛 뽐낸다"
"춘천을 단순 관광도시를 넘어 오감(五感)을 만족시킬 수 있는 체험관광의 명소로 키워가겠습니다." 시민들 사이 "관광 전도사""관광 전문 시장" 등으로 통하는 류종수 춘천시장(62)의 춘천시 관광정책에 대한 일성이다. 머릿속에는 늘 "관광"이라는 두 글자가 맴돈다는 류 시장은 향후 춘천의 미래를 "관광" "레저"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 분야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 시장은 춘천이 서울 지근거리에, 호반의 절경까지 갖춘 전형적인 관광도시라지만 이제는 천혜의 여건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주5일제 근무 시행과 웰빙산업의 붐을 타고 여가 문화의 패턴이 즐기고, 체험하는 스타일로 변화하는 등 새로운 여가문화의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때라는 것이다. 류 시장의 관광정책의 출발도 여기부터 시작된다. 축제, 문화행사, 레저시설 등 모든 분야에서 춘천의 멋과 맛이 풍기는 독창성과 경쟁력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마임축제" 입니다. 독특한 소재와 전문성으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 시키는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적은 예산으로 전세계에 춘천을 알리는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류종수 시장의 관광정책의 목표는 춘천을 한국은 물론 세계적 레포츠 체험의 메카로 일궈나간다는 것이다. 호반도시의 잇점을 충분히 살려 기존의 수상레포츠 시설과 육상 레포츠 시설을 보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야심찬 플랜을 세워두고 있다. 이에 1차적 이벤트로 2006년 "국내 레저대회"를 개최하고, 2010년에는 "세계레저총회"를 유치, 명실공히 춘천을 세계적인 레포츠 체험의 도시 반열에 올려 놓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의 목표는 한국 제1의 관광도시가 아닙니다. 세계적 명소와 겨루고 싶습니다. 춘천이 유럽의 관광도시만 못할 게 없습니다. 춘천 시민의 자존심과 저력이 결집, 발휘된다면 못해낼 게 없습니다." . < 춘천=글ㆍ사진 김형우 hwkim@sportschosun.com">h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