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묻지 마세요. 너무 속속들이 알려고 하지 마세요. 더러는 몰라도 돼요. 너무 궁금하다거나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어린이에게도 어린이 눈높이에 알맞은 분위기가 필요해요. 어른들은 다 알지 싶어도 모르는 것이 상당히 많을 거예요. 극히 일부만 보고 속단하지 말고 좀 너그럽게 지켜보며 기다려 주면 안 되나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알게 될 별것 아닐지라도 지금은 호기심에 심각하고 진지하거든요. 아무래도 어린이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러운 모습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어른들이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끼어들면 눈치 보며 반발하고 숨길 수 있어요. 그러면 왜곡되고 잘못될 수도 있어요. 어린이끼리 직접 부딪치면서 느끼고 깨달으면서 해결하다 보면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기르게 되지요. 어른들도 어려서 많이 겪었을 것일 텐데 벌써 까마득히 잊어버리셨나요. 아이들 세상에 너무 깊숙이 알려고 하지 마세요. 자꾸만 꼬치꼬치 묻지 마세요. 너무 피곤하고 숨 막힐 것 같아서 아예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어요. 어린이도 생각하고 느낄 권리가 있고 여유가 필요하잖아요. 거뜬하게 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해야만 해요. 그것이 사회 실습이고 공부로 앞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라 여겨져요. 어린이가 작년과 올해는 다른 모습으로 성숙해졌잖아요. 작은 나무가 커서 큰 나무가 되듯이 우리 어린이도 커서 어른이 되잖아요.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이가 척척박사 같은 어른이 되잖아요. 관심 속에 때로는 알고도 모르는 척 지켜봐 주세요, 거울 속을 들여다보듯 무조건 투명하게 알려고만 하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넘어지면 발딱 일어서 툭툭 털고 왜 넘어졌는지를 생각하게 되지요. 장마에 검붉은 흙탕물이 흘러가도 가면서 가라앉아 맑고 깨끗한 물이 되잖아요. 좋은 먹을 물이 되기도 하지요. 어른이라고 모든 것을 다 잘하고 다 아는 것이 아니잖아요. 자꾸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잖아요. 우리 어린이도 배우면서 쑥쑥 자라고 있으니 참고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