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로마 12,6)
교회는 어떠한 공동체여야 하는가? 어떤 모습을 지니기를 바라는가? 어떤 이들에게 교회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모범이어야 하며 이 시대에 맞는 봉사와 대화를 그 가치의 첫 자리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권위적으로 보일지라도 복음적 가치와 교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통해서 교회와 교회의 권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고독한 스승〉을 소개한다.
1967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사이드 고등학교의 교사인 조 클라크는 특이한 교육방법에 대한 오해와 다른 교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고 떠나게 된다. 20년 후 학력 부진으로 이스트사이드 고등학교가 주정부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시장과 교육감은 그를 교장으로 임명하여 학교를 정상화시키고자 한다.
| | 학교로 돌아온 조 클라크는 마약에 빠져 학업에 관심조차 없는 아이들을 가차 없이 퇴학시키고, 남은 학생들을 엄하게 교육시키기 시작하고, 그의 강압적인 태도와 행동에 많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반발하지만 학생들은 조금씩 변화하면서 애교심과 함께 공부에 신경을 쓰면서 기초학력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시험이 끝나자 시장과 일부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그의 불법적 행동을 빌미로 교장직에서 쫓아내려고 하지만 학생들의 집단적 시위와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이 나오게 되어 그는 역할을 계속 하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교장 조 클라크는 온순하거나 평화롭게 모든 이들을 화해시키지 못한다.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퇴학시키고, 조그만 문제가 있어도 학생들과 교사들을 엄하게 다룬다. 그의 일방적인 지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 심지어 교감이나 학부모들까지 반감을 사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 그는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 학교가 학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초학력시험을 70% 이상의 학생이 통과하지 못하면 교사들은 학교에서 내몰리고 학교 운영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취한 태도는 원칙을 모두가 지키게 하는 것이었다. 권위를 바로 세우고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애교심을 가지며 공부에 전념하게 하는 것, 그것을 위해 학생과 교사, 부모가 한 뜻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었고 비록 그 방법은 평화롭지 못했지만 결국 그의 의지대로 학생들을 변화시켜 학교가 정상화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교회 안에서 주된 불만의 대상은 교회 지도자들 특히 본당 공동체에 있는 사목자들에 대한 것이다. 이들이 대화와 경청을 통해 보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를 바라지만 어떤 경우에 직위에 의지한 권위주의적인 모습에 적지 않게 실망하며 이를 비판할 때가 있다. 보다 많은 사안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의견을 모아 결정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모습이고 권장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는 세상의 다른 단체나 조직과는 그 존재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세상의 단체는 그 구성원들을 위해 존재하지만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시고, 교회의 사목자들은 그 교회의 존재 목적을 지켜나가야만 한다. 아무리 다수결이라고 해도 복음적 가치가 훼손되고 교회의 가르침이 흐려진다면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모두의 평화가 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목적 배려와 교회의 원칙을 지키는 것 사이의 선택은 사목자의 몫이고 그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지만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사목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협조와 조언과 함께 기도로 동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터닝포인트 - 교장 조 클라크가 이 새로운 교가를 인정하는 장면(58:06~1:02:40) 조 클라크는 퇴학시켰다가 복학시킨 샘을 발견하고 그에게 주의를 준다. 그리고 샘과 함께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샘의 친구들을 발견한다. 그들에게 예전과 같이 교가를 불러보라고 하는데 샘과 친구들은 망설이다가 자신들의 방법대로 교가를 부르게 되고 샘은 누가 이렇게 교가를 가르쳤는지를 캐묻게 된다. 그러다가 음악 선생 파워즈가 교가를 편곡했다는 것을 알게 된 조 클라크는 허락 없이 편곡한 것을 나무라는 대신 칭찬과 함께 편곡된 교가를 부르도록 허락한다. 조에게 있어 교가를 부른다는 것은 제대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하는 판단의 기준이었다면 지금까지는 누구도 교가를 흥겹게 부르지 못했다. 비록 허락 없이 편곡된 곡이지만 학생들이 흥겹게 부를 수 있는 교가를 인정함으로써 조와 학생들(선생님) 사이의 소통의 방법이 생겨난 것이다. 조의 성격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학생들이나 선생님과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세상의 시각으로 교회를 바라보며 비판하지 않는가? 각 구성원의 고유한 역할을 인정하려고 하는가? - 교회 지도자들(교황님, 주교님들, 신부님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하는가? - 교회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지키려고 하는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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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Lean on Me 노래 : Bill Withers
잘 감상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