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귀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2020/10/15/J7PNYG5TUZC3JBC4IN2IW5PTV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박두순 동시작가
입의 문
닫을 수 있고
눈의 문
닫을 수 있지만
귀는
문 없이
산다
귀와 귀 사이
생각이란
체 하나
걸어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내면서 산다.
-정현정(1959~ )
귀 / 일러스트=김하경
입과 눈은 ‘문’이 있단다. 입술과 눈꺼풀이다. 가려서 보고 말하게 하는 문이다. ‘귀는/ 문 없이/ 산다.’ 대신 거름 장치인 ‘체 하나’를 ‘귀와 귀 사이’에 떡 ‘걸어놓고’ ‘들어오는 말들 걸러내’며 산다. 현명하다. 지혜롭다. ‘체’는 머리, 곧 ‘생각’이다. 분별력 가진 생각을 말한다. ‘문’ ‘체’ 같은 맛깔스러운 비유로 인체가 더 멋스러워 보인다.
세상에 말 공해가 자욱하다. 소란하고 혼란스럽다. 거름 장치인 체를 제대로 작동시켜 좋지 않은 말은 출입을 막으라는 것이다. 하지도 듣지도 말라는 거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라는 옛 시조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말을 않고 살 수는 없다. 하되 머무는 맘 없는 청정한 말함이었으면. 진실한 말은 생을 싱그럽게 한다.
[박두순 동시작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찾아서
듣기 좋은 소리가 있고, 듣기 싫은 소리가 있다. 옛말에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언은 듣기 거북하지만 일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약은 싫고 충언은 더 더욱 싫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하지만 약은 먹어야 하고 충언은 해야 하며, 또 들어도 보아야 한다. 그 결과가 다 훌륭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근래에 군주에게 싫은 소리 하는 사람이 없고 또 잘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는 글을, 어느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렇게 되면 훌륭한 결실 또한 없을 것이다. 군주에게는 내 사람 저 사람이 없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이젠 모두 내 사람이다. 내가 최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초월해 감싸 주고 어루만져 주어 귓속말이 아닌 충언이 차곡차곡 쏟아지게 하고,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말고 군주에게 진심과 지혜를 보내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후일 태어날 아이들에게 세종대왕, 황희정승 등과 같이 아름다운 이야깃거리로 남게 될 것이다.
나에게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 자연의 소리에 초자연적인 음성이 담긴 ‘이 소리’이다. 자연에서 오는 소리는 참 좋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는 그렇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인간의 생활을 위협한다.
자연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파도 소리,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에 어우러진 산새 소리, 다소 얄밉긴 하지만 돌 틈새에 모습을 감추고 가을밤을 재촉하는 찌르레기 소리도 좋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 내는 소리, 환경을 해치는 소리, 남을 비방하고 시기하며 비꼬는 소리, 모함하고 위증하는 소리는 자동차 소리, 기계 소리보다 더 싫증이 난다. 온갖 소음과 공해로 가득 찬 환경은 인간의 삶을 더욱 각박하게 하고, 하나밖에 없는 생명까지 재촉한다.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기도 소리에 하늘도 싫증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님’을 핑계로 한 각종의 기도 소리 뒤에 숨은 이기심 때문일 것이다. 말세가 온다며 예언서의 구절까지 들먹이면서 구원을 외치는 어느 종파도 이기심을 숨기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먹구름이 지나면 반드시 푸른 하늘이 오게 되는 법이다. 이것은 옛날에도, 오늘도, 먼 후일에도 변함이 없는 사실이다. 한번쯤 푸른 하늘을 보고 자연의 소리도 들어 보고 ‘이 소리’도 들어 보면서, 밝아 오는 이 나라 이 민족의 새 역사를 향해 큰숨을 한번 들이쉬어 보자. 그러면서 나의 현 위치를 점검해 보고, 우주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출처 :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 1996.07.10. 1판 1쇄 P. 44~45
자연은 나의 친구
돌이켜 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꽃이나 동물들을 좋아했다. 어릴 적 우리 집에는 팔형제에 사촌들까지 사내아이들 장난에 세간이 제대로 배겨날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니 형이나 동생들과 치고 박고 뒹굴다 화분을 넘어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그러면 누구보다 내가 먼저 달려가 쏟아진 화분을 다시 정성껏 담고 물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내가 공을 들여 돌본 꽃나무가 다시 싱싱하게 생기가 돌며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마치 기력을 되찾은 꽃이 방글방글 웃으며 내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봄이나 여름이 되어 나비나 메뚜기, 잠자리 같은 곤충들을 잡는 재미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잡는 재미만큼이나 좋은 것이 놓아주는 재미였다. 수통 한가득 벼메뚜기를 잡아들였다가도 다시 녀석들이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메뚜기와 같이 푸른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가곤 했다.
가끔 마당에 병아리를 놓아기르기도 하였는데 늘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병아리들이 안쓰러워 눈에 뜨일 때마다 모이를 한주먹 가득 가져다주곤 하였다. 그래서인지 내가 모이를 준 병아리는 늘 배가 볼록했는데 결국에 지나치게 모이를 많이 먹은 까닭에 배가 터져 모이가 새어 나온 적도 있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들이 벌어진 살을 바늘로 꿰매어 수술을 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 병아리의 터진 부위를 정성껏 꿰매고 빨간 약도 발라 주었다. 그리고 부디 병아리가 완치되기를 바라며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병아리는 터진 옆구리를 흰 실로 꿰매어진 채 마당을 누비며 잘도 자랐다. 나중에는 실밥도 저절로 빠져 눈으로 보아 여는 다른 닭과 똑같이 정상이 되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인 병아리들이 행여 죽게 되면 마음이 아파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집 밖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병아리를 묻으며 부디 병아리가 천국에 가기를 기도하며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세워주곤 하였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자연스레 식물과 동물이 마음으로 발산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그들 또한 비록 인간과 똑같은 방식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과 동물 혹은 식물의 사이에도 진심이 통하고 교감할 수 있음을 느꼈던 것이다.
어른이 되고 빛viit을 만나고 난 후에도 더욱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철 따라 바뀌어 피는 꽃잎의 빛깔을 관찰하거나, 흙냄새를 맡는 일, 앞산 가득하던 비구름이 서서히 물러나는 광경을 보거나 바람소리를 듣는 즐거움은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일과이다.
때로는 사람이 아닌 자연과 직접 빛viit을 나누기도 한다. 의심이나 계산이 없는 자연의 친구들은 언제나 이 빛viit을 먼저 알아보고 또 좋아한다. 나무는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난꽃은 은은한 향과 꿀을 내며 내게 미소 짓는다. 마치 절이라도 하듯 엎디어 앉아 조용히 빛viit을 받는 두꺼비 같은 놈이 있는가 하면, 다른 좋은 곳다 놓아두고 하필 빛viit명상실 앞 처마 밑에 둥지를 트는 이름 모를 산새, 어디서 다쳤는지 피 흘리는 친구를 데려와 고쳐달라며 내방 창문을 두드리는 의리 있는 참새도 있다.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와 꽃이, 동물과 새와 물고기가, 구름과 파도와 바람이, 별과 달과 태양이 내 마음으로 들어온다. 내 마음의 손짓 하나에 웃고 울고 오고 가며 참된 빛viit을 발한다. 그 무한의 기쁨, 억만금으로 도 살 수 없는 풍요로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자연 속에 묻혀 본능대로 살아가기에 별다른 말과 설명이 없이도 이 빛viit을 알아본다. 이렇게 동물이나 식물들과 교감하고 가까이 지내다보니 풀 한포기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나무를 베려고 톱이나 가위를 가져다 대면 잎이 오그라들고 불안에 떠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혹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다듬어야 할 때에는 반드시 ‘너를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이 부분을 자를 거야. 그러니 아파도 조금만 참아줘.’ 하고 이야기한 후 자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무가 불안해하지 않는다. 빛viit의 터에서 직접 키운 토마토나 고추도 그냥 뚝 따서 먹지 않는다. 자연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먼저 허락을 구한 후 따 먹으면 맛도 더 좋고 우리 몸에 보다 유익한 성분이 되는 것이다.
출처 물음표? P. 125~127
첫댓글
귀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구업과 청업을 경계하라는 학회장님의 말씀 다시 마음에 잘 새깁니다 .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소리가 무엇인지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연의 소리에 초자연적인 음성이 담긴 소리를 상상하며 마음에 담습니다
나의 현 위치를 점검하며
우주의 마음도 헤아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입과눈은 문이있지만 귀는문이없다.
단 중간에 마음이란 것이있어서 가려서들어야한다.
입과 눈은가려서 하고 보라늠뜻일께다 .
귀는대신에 않들을소리드을 가려서들어야한다는글과
귀한 빛글인 "가장 아름다우노리를 찾아서"와"자연은 나의친구"를 함께해주쇼서 감사드립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모든말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말하는 것보다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게 어떨 땐 훨씬 도움이 됩니다. 구업, 청업을 멀리 하고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입과 눈은 문이 있어
닫을 수 있지밀
귀는 문이 없다
들어오는 것을 걸러서 내보내야 한다^
학회장님의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돋보입니더^^
귀한 빛말씀 감사합니다^^
구업, 청업을 멀리 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귀한 빛말씀 마음에 꼭 새깁니다.
감사드립니다.
귀한글 마음에 잘 담아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귀한글마음에 담아봅니다감사합니다
박두순작가의 동시에 함박웃음이 지어지고, 학회장님의 글에 만물을 존귀하게 대하는 대우주의 마음을 느낍니다. 가끔 제 아이가 미안해말하고 나뭇잎하나 딸때, 주변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하면 나무가 덜 아프다고 말해주니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보면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는게 필요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아름다운글 마음에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말씀 마음에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체로 걸러내며 들어라는 예쁜 동시 소개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에 빛viit이 함께하면 얼마나 아름다운 소리일까요...풍요회원 빛명상, 감사드립니다.
구업과 청업을 조심하라시는 말씀 떠 오릅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청업 구업을 짓지 않아야겠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며
지구를 살려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자연..학회장님의 어린시절 자연과 대화하고 위하는 마음이 지구전체를 살피시는 귀한 일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생명의 귀함을 알고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들이 점점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조심하고 보는것도 조심하고 듣는 것은 걸러서 잘 듣고..
빛과함께 하는 회원님들은 학회장님의 말씀대로만 살면 성인군자 소리도 들을 겁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귀한 빛말씀 감사합니다. 감사와 공경의 마음으로 담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귀한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빛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학회장님께서 늘 구업 짖지 말라고 하신말씀이 다시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자연의 소리임을
학회장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살면서 그런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감사한마음 높이 올리옵니다.
자연의 소리를 귀기울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볼수있게해주셔서진심으로감사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신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마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움과 감사의 삶을 배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감사와 공경의 마음 올립니다
감사한 자연의 소리와 내면에 귀기울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연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성으로 대하면 소통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시네요. 감사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