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客-1/이국헌
만일에 살가운 소리로 바람처럼 가볍게 열리지 않을까
한 때 내 속의 내장을 다 게워 내 놓고
내장사 일주문을 휘휘하게 들어서면
마음이란 한 점 불어오는 바람이더라
대문 소리 없이
옷자락 발걸음 소리만이
귓가를 스칠 뿐
그 아무도 사립문 밖 기웃거리는
바람조차도 마다하지 않는 것을
그 빈 바람이어도
문득 반겨야 할 여지 없는
얼마 만에 꽃피운 동백나무처럼
동박새라도 앉아 노래한다면
번지르르한 살찐 행복 흐르지 않을까
아무렴 세월이 흘렀으매
잊힌 사람이려니
비워버린 그릇이려니
그래도 반겨줄 손 있지 않을까 싶다
혹 아직도 문득문득 따끔거리면
쓸개 빼버리고
애간장 다 버리고 나면
대문의 정첩소리가
녹슨 채로 억지소리를 버리겠지
만일에 마음의 문이 자동문이었으면 신바람 나지 않을까
카페 게시글
시와 시조
[창작시]
문객
이국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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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16 14:0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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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행숙 시인의 행적을 찾아서 꼬리를 따라오다 보니 목마른 샘이 있더이다 세월은 흐르고 연의 고리는 길고 짧으며 두루 기억나는 분들의 미소를 봅니다.
아무도 반기는 이 없는 냉정한 세상 같아도, 다가오면 누군가는 알아보고 반긴답니다, 휘돌아 오신님 반깁니다,
이렇게 좋은시를 가지고 오신님..반깁니다..좋은시 감사히 보고 갑니다...^^
자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