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금융사기와 대응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
“당신 아들이 돈을 빌렸는데 갚지 않아 납치했다. 원금과 이자 5천 3백만 원을 갚지 않으면 아들을 돌려보내지 않겠다.”
만일 당신이 이런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실제 이 전화를 받은 충남 천안에 사는 한 70대 여성은 돈을 찾아서 나오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혼자 가기가 불안해서 이웃 주민과 동행을 했는데 다행히 이 주민이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해 피해는 입지 않았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아들, 딸, 손주를 납치했다는데 어느 누가 침착할 수 있겠는가. 사기범은 바로 이를 노리는 것이다. 실제 사례에서 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며 당장에라도 어떤 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식의 ‘자녀납치형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다. 올해 서울중앙지검에서 범인을 체포해 재판에 넘긴 보이스피싱 사건만 해도 이런 유형이 26건이나 된다. ‘자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도 있다. 전화기를 잃어버려 전화를 못 한다며 급히 돈을 친구계좌로 보내라는 문자나 카톡을 보내는 경우다. 자녀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사기범이 자녀인 것처럼 가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큰돈이 아니라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정도를 요구한다.
대출을 빙자하거나 검찰 또는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이 많긴 하지만 장년층의 경우는 ‘자녀납치형’이나 ‘자녀사칭형’ 수법으로 접근하고 또 이에 쉽게 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 겪는 일을 당하게 된다면 한 번쯤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봐야 한다. 자녀가 실제로 납치당했다 해도 돈을 줄 것이 아니라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과 함께 대응해야 한다. 아무리 당황했다고 하더라도 큰돈을 선뜻 건넬 것이 아니라 숨을 고르고 이웃이나 가족과 상의라도 해야 할 것이다.
가족이 급하게 돈을 보내달라고 할 경우, 가족에게 가장 먼저 확인하세요!
자녀로부터 급히 돈을 보내달라는 문자나 카톡을 받았다고 해도 꼭 직접 연락해 확인해봐야 한다. 명심해야 할 점은, 비록 자녀 명의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하더라도 그 계좌 역시 사기범의 수중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을 대비해 미리 가족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인이나 학교, 직장 등의 연락처를 핸드폰에 저장해두고 급할 때 연락을 취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바로 112에 신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현금지급기로 가서 뭔가를 하라는 경우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보면 된다. 평생 살아오면서 검찰이나 정부기관이 ‘당신 돈 안전하게 보관해 줄 테니 현금지급기로 가서 이체하라’고 하든가 ‘현금을 찾아서 맡겨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2천만 원만 투자하면 1억을 벌 수 있다? NO!
보이스피싱 뿐만 아니라 ‘고수익보장’ 사기도 어르신들이 쉽게 당할 수 있는 금융사기다. 최근 예금금리가 낮다보니 어르신들의 퇴직금을 노리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돈을 맡기라는 것이다. 다단계방식을 통해 물건을 팔기보다는 자금을 모집하고 처음 몇 개월은 실제 높은 수익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들을 믿게 만든 다음 투자금이 커지면 그 돈을 몽땅 들고 잠적하는 것이다. 그렇게 좋은 수익사업이 있다면 자신들이 돈을 벌지 왜 어르신들을 유혹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실제 필자 주변에도 많은 분들이 퇴직금을 사기당한 사례가 있다. 사기를 당하고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본들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힘들다. 그런 전화를 받거나 유혹을 하면 “너나 많이 버세요”하고 끊어버려야 한다. 더 빨리 재산을 불려보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쪽박을 차서는 안 될 일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최근 유사투자자문업자들도 어르신들을 금융사기로 유도하고 있다. ‘2천만 원으로 1억 만들기’등의 문구를 보면 누구나 현혹되기 마련이지만, 어르신들의 퇴직금은 노후를 위한 필수자금이므로 이런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극히 일부는 그리해서 쉽게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그것을 잃어버릴 확률이 더 크다면, 그리고 그 돈이 노후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이라면 절대 이런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공짜도, 비밀도, 인생의 정답도 없다는 말을 잘 되새겨야 한다. 힘들지만 성실하게 뚜벅뚜벅 현실에 적응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노인장기요양보험 웹진 2020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