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에너지 절약 필수 시대에 접어들었다. 고유가시대에 연초부터 가파르게 오른 난방비에 전기료, 가스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상 속에서 ‘난방비 폭탄’이라는 단어가 회자되며 새는 열도 다시 봐야 할 정도다. 그 중 노후건물들은 특히 난방 효율 면에서 여러모로 취약하다.
이에 서울시는 노후 경로당을 대상으로 에너지성능 개선 사업인 ‘저탄소건물 전환사업’을 펼치고 있다. 노후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난방비도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하는, 저탄소건물 전환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서대문구 백련경로당은 '1+++' 등급으로 에너지자립률 71%를 확보했다. ©엄윤주
서울시는 2020년부터 노후 경로당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저탄소건물 전환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2026년까지 5년간 321개소의 에너지성능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까지 경로당 18개소의 공사를 완료했다. 이렇게 공사 완료한 경로당에서 절약되는 전기요금이 무려 연간 약 8,400만 원(연간 약 76만 4,498kWh)에 이른다.
백련경로당은 건물 외부 태양광 모듈 설치로 온실가스배출량을 97.4% 줄였다. ©엄윤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백련경로당과 신촌경로당은 이 사업을 통해 노후 경로당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인 저탄소건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곳들이다. 경로당 입구부터 해당 건축물에 에너지효율등급을 인증하는 녹색마크가 눈길을 끈다. 공사 후 두 경로당 모두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 이상을 획득했다. 특히 백련경로당은 '1+++' 등급으로 에너지자립률 71%를 확보한 건물이 되었다. '에너지자립률'이란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 대비 에너지 생산량을 말한다.
어르신들은 에너지성능 개선과 더불어 아늑해진 거주환경 개선에 만족해 했다. ©엄윤주
"우리 경로당이 공사 전에는 겨울만 되면 무척 추웠어요. 제가 이곳 관리를 맡고 있는 총무이다 보니, 난방비를 아껴 쓰려고 창문 틈새 차단부터 방풍, 단열까지 겨울마다 신경 쓸 게 많았죠. 그런데 공사 후에는 실내공기부터 훈훈해졌고, 전보다 풍족히 쓰는데도 난방비는 훨씬 절약되어 아주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 올겨울 기온이 심하게 내려갔을 때도 경로당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자가발전 덕을 톡톡히 봤답니다."
백련경로당 총무를 맡고 계시는 고건태 어르신은 고유가시대 난방비 걱정 없이 더욱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음을 매우 만족해 하셨다. 실제로 방문해본 두 경로당 모두 한낮 난방 설정 온도는 그리 높지 않았는데도 훈훈한 실내 온기로 무척 따뜻하게 느껴졌다. 두 경로당은 공사 전 건축물에너지효율 4등급의 취약한 건물들이었다.
‘에너지성능개선사업’으로 내·외단열, 시스템 창호, 고효율 냉난방기, 친환경보일러, LED 조명 등을 교체했다. ©엄윤주
제로에너지빌딩은 단열·기밀 성능을 강화해 에너지소요량을 최소화한 건물이다. ©엄윤주
공사 후 경로당들은 에너지 절약과 함께 매년 330톤의 탄소감축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탄소중립시대 서울지역 온실가스 배출의 69%나 되는 비중을 차지하는 노후 건물의 탄소감축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는 것이다. 백련경로당은 온실가스배출량을 1만5,600kg CO₂에서 396kg CO₂로 97.4%, 신촌경로당은 33.784kg CO₂에서 3,556kg CO₂로 89.5%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에너지성능 개선사업’으로 경로당에서 교체한 노후 설비들은 내·외단열, 시스템 창호, 고효율 냉난방기, 친환경보일러, LED 조명 등이다. 또한 태양광 모듈을 함께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에너지성능 개선과 함께 환경개선 효과도 커서 어르신들이 더욱 따뜻하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생활을 하고 계신 것 같아 보기 좋았다. 특히 백련경로당은 언뜻 외관만 봐서는 마치 근사한 카페나 깔끔한 단독주택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늑한 분위기였다.
일반창에서 기밀성 1등급 창으로 단열을 강화했다. ©엄윤주
서울시는 노후 경로당을 시작으로 어린이집, 공공건물로 ‘저탄소건물 전환사업’을 확산한다. ©엄윤주
노후 경로당 저탄소건물 전환은 올해 30개소, 2024년 60개소, 2025년 90개소, 2026년 104개소로 총 321개소를 전환 목표로 삼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노후 경로당을 시작으로 어린이집과 공공건물로 ‘저탄소건물 전환사업’을 더욱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경로당은 많은 어르신들이 일상에서 자주 찾는 공공장소다. 이 사업을 통해 추위에 민감한 취약계층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순기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런 사례들이 난방비가 걱정인 서울의 다른 노후 건물과 민간에도 폭넓게 확산되기를 바란다.
백련경로당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명지대길 50
신촌경로당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24길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