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파린(Heparin) vs 에녹사파린(Enoxaparin)을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두 약물은 어떤 질환에 사용됩니까?
두 약물은 모두 혈전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입니다.
헤파린은 혈액이 응고되는 데 필요한 혈액응고인자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항응고 효과를 나타냅니다.
헤파린 제제는 크게 미분획 헤파린(Unfractionated heparin, UFH)과 저분자량 헤파린(Low molecular weight heparin, LMWH)으로 구분합니다. 통상 ‘헤파린’이라고 부르는 약물이 ‘미분획 헤파린’으로 분자량이 3,000~30,000(평균 15,000) 정도의 이종다당류의 혼합물이며, 헤파린을 화학적 또는 효소적으로 중합체를 잘라서 소분자화한 것이 ‘저분자량 헤파린’으로 보통 평균 분자량은 4,000~5,000 정도이며 이에 속하는 약물로는 enoxaparin, dalteparin 등이 있습니다.
Heparin은 수술후 혈전증, 폐색전증, 색전성 심방세동의 예방과 치료, 혈관 및 심장 수술시 혈액응고 예방 등에 사용됩니다.
Enoxaparin은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심재성 정맥혈전증의 치료, 불안정 협심증 등에 사용됩니다.
두 약물의 작용기전은 어떻게 다른가요?
Heparin의 항응고 작용은 항응고 단백질인 항트롬빈(antithrombin III)과의 상호작용에 의하며, 이때 구조적으로 변화된 항트롬빈이 혈액응고인자(factor 2, 9, 10, 11, 12)를 불활성화시키는 작용을 가속화합니다.
Heparin과 항트롬빈의 결합으로 factor Ⅱa(=트롬빈), Ⅹa가 가장 많이 억제됩니다. heparin은 경구용 항응고제인 warfarin에 비해 작용발현이 빠르므로 신속한 효과가 필요한 응급 상황에서 우선 선택되는 약제입니다.
Enoxaparin은 heparin의 중합체를 잘라 소분자화한 결과 factor Ⅹa 보다 트롬빈을 억제하는 능력이 더 많이 소실돼 factor Ⅹa 억제작용이 우세합니다.
저분자량 헤파린은 제제마다 분자량, 약동학적 성질 등이 다르므로 임상적으로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두 약물의 사용방법은 어떻게 다른가요?
두 약물은 모두 비경구적으로 정맥이나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약물이며, 두 약물의 약동학적 성질이 달라 투여용량 결정이나 모니터링 등 사용방법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Heparin은 정맥주사 또는 피하주사로 투여합니다.
피하주사는 정맥주사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감소하므로 정맥주사보다 고용량 투여가 필요하고 효과반응시간이 더 길어지므로 급하게 항응고효과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맥주사 후 피하주사합니다.
Heparin은 체내에서 다양한 혈장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에 동일한 용량에서도 환자마다 항응고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heparin의 항응고효과는 APTT(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 측정을 통한 모니터링으로 용량조절이 필요하게 됩니다.
Heparin의 반감기는 용량의존적이므로 투여용량이 많을수록 반감기는 길어지긴 하나 일반적인 치료용량에서 반감기는 30~60분 정도로 짧아 침습적 시술 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또한, heparin은 통상의 치료용량에서 신장으로 거의 배설되지 않으므로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noxaparin은 주로 피하주사로 투여하며, 필요 시 정맥일시주사(IV bolus)후 피하주사하기도 합니다.
Enoxaparin은 heparin에 비해 혈장 단백질과 결합률이 낮아 항응고 효과를 예측할 수 있어 APTT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enoxaparin은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장애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 경우에는 anti-factor Ⅹa 측정으로 모니터링합니다.
Enoxaparin은 혈중 반감기가 길어 하루에 1~2회 투여로도 효과적이며, heparin에 비해 출혈위험도가 낮은 장점이 있습니다.
두 약물의 이상반응에 대해 알려주세요!
Heparin의 가장 심각한 이상반응은 출혈입니다. 따라서, 출혈의 위험이 높은 질병에는 매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혈우병이나 혈소판감소자색반병 환자에서는 사용금기입니다.
드물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HIT),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 및 혈전증(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and thrombosis, HITT)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HIT는 헤파린과 혈소판 제4인자 복합체에 대한 자가 항체의 생성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정맥이나 동맥의 과응고 상태를 유발해 폐색전증이나 심재성 정맥혈전증 등 심각한 혈전증 상태(HITT)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Heparin을 투여받는 환자에서 HIT 발생위험이 0.1% 이상으로 간주되므로 혈소판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며, HIT로 판단되면 heparin 투여를 중지해야 합니다. HIT는 헤파린 투여 중단 수주 후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탈모, 고칼륨혈증, 당뇨병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heparin을 장기간 사용 시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noxaparin은 heparin에 비해 출혈위험도가 낮고 골다공증이나 HIT 발생빈도가 낮은 장점이 있어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나, enoxaparin 또한 출혈과 혈소판감소증 위험성이 여전히 있으므로 출혈증상 및 혈소판 수치를 주의깊게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Enoxaparin은 heparin에 비해 혈소판에 대한 반응이 적지만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HIT) 발생 시 대체약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헤파린에 의해 유도된 항체에 대해 enoxaparin 등 저분자량 헤파린도 교차반응을 일으켜 혈소판감소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약물 모두 출혈 위험성이 있으므로 출혈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 즉,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 전신투여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다른 항응고제 등과 병용 시 주의해야 하며, 과량 투여 시 헤파린의 해독제인 프로타민황산염(protamine sulfate) 투여로 중화시킬 수 있습니다.
두 약물의 약동학적, 임상적 비교를 요약하면
헤파린(UFH)은 분자량이 다양한 이종다당류의 혼합물이며, 헤파린의 중합체를 잘라서 그 분자량을 약 1/3로 감소시킨 것을 저분자량 헤파린(LMWH)이라고 합니다.
UFH는 ① 혈중 반감기가 짧아 침습적 시술 시 유용하게 사용되며, ② 신장으로 거의 배설되지 않아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③ 체내 혈장단백질과 결합률이 높아 환자마다 항응고효과가 다양하므로 용량조절 및 약리효과 모니터링을 위해 잦은 APTT 측정이 필요합니다. ④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 및 혈전증 위험성이 있고, ⑤ 장기간 사용으로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noxaparin은 ① 혈중 반감기가 길어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으며, ② 혈장단백질과 결합력이 적어 생체이용률이 높고 항응고효과가 예측되므로 APTT 모니터링이 필요없습니다. ③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고, anti-factor Ⅹa 측정을 통해 모니터링합니다. ④ 혈소판에 대한 작용이 적어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HIT) 위험성이 낮고, ⑤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골다공증 발생률이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