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 유기로 유명한 경기도 "안성(安城)"은 지명부터가 "몸과 마음이 편안한 고을"이다. 요즘 유행어인 "웰빙의 고장"인 셈이다. 안성은 크게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보고, 먹고, 즐길거리가 쏠쏠해 "편안한 고장"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안성은 남사당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이 발달하고 농촌 테마마을, 된장농원, 천주교 미리내 성지 등 몸과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소재 또한 가득하다. 거기에 반질반질 윤기나는 안성쌀밥과 쫄깃 고소한 안성한우 등 먹을거리도 풍성해 훌쩍 바람쐬러 나서기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특히 높은 산보다는 평야와 완만한 구릉이 교차하는 지세로 이맘때 찾는 안성 들녘에는 마치 소담스런 함박눈이 내려 앉기라도 한듯 배꽃이 만발해 백색의 봄날을 연출하고 있다.
예술인 300여명 창작 활동 "예향의 도시"엔 "바우덕아~" 미모의 꼭두쇠 전설 살아 숨쉬고 안성유기에 차진 쌀밥+한우 요리 한그릇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몸도 마음도 충만하여라
◇ 단순 줄타기에 그치지 않고 소리와 사설을 곁들인다.
◇안성유기 공방
◇ 최근 미국 세계 줄타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26년 줄타기 경력의 권원태씨가 기예를 선보이고 있다.
1. 문화와 풍류가 흐르는 땅 안성은 지금 미술, 음악, 전통공예 등 각분야 예술인 300여명이 정착해 창작의 열을 올리고 있는 명실상부한 "예술의 도시"이다. 때문에 안성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향이 남도 못지 않은 예향의 본류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매개는 단연 "남사당(男寺黨)"이다. 남사당패는 과거 민초들이 형성, 발전시킨 유랑예인 집단이다. 대개 농어촌이나 성곽밖의 서민층 마을을 다니며 모를 심는 봄부터 가을걷이 끝날때까지 공연을 펼쳤다. 안성은 남사당의 본고장으로 보개면 복평리 남사당 전수관에서는 기예를 잇는 후학들이 매주 토요일 줄타기, 농악 등 상설공연을 벌이며 남사당 알리기에 열심이다. 안성 남사당 이야기는 "바우덕이(본명 金岩德)"라는 출중한 여자 꼭두쇠(남사당패 우두머리)로부터 시작된다. 19세기 중반 사람인 바우덕이는 빼어난 미모와 구성진 소리가락, 줄타기 재주 등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인물로 요즘으로 치면 톱스타 연예인이다. 바우덕이는 동료 남사당패와 함께 안성 청룡리 불당골(청룡사)에서 판소리, 줄타기 등 남사당의 기예를 익혀 장터 판놀음은 물론 흥성대원군이 지켜보는 경복궁 중수 놀이마당에까지 나가 실력을 인정받은 당대 최고의 꼭두쇠였다. 꼳 천재적 아티스트인 바우덕이는 극적인 생을 살다갔다. 폐병으로 23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만인의 연인으로 남았다. "바우덕아~/ 바우덕아~" 요절한 미모의 스타를 그린 노래 "덕아 덕아 바우덕아"는 그 애잔한 선율속에 비장미 마저 흐른다. 남사당 전수관에 울려 퍼지는 바우덕이의 노래를 듣노라면 150여년 전 시공을 초월해 그녀의 숨결이 생생하게 전해지는듯 하다. 남사당 전수관 초입에는 "아트센터 마노"가 있어 자연스레 하나의 아트기행 코스가 엮어진다. 집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가 하면 넓은 잔디밭이 산자락으로 이어지며 그려내는 부드러운 실루엣이 그림속 봄동산을 찾은 듯한 느낌이다. 미술관, 세미나실, 방갈로, 야외 식당과 예식장,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2. 웰빙의 고장 이번 주말 안성을 찾게 된다면 그야말로 하얀 배꽃속에 봄날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다. 국내 주요 배산출지로 곳곳에 너른 배밭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공도읍 웅교리 정봉마을 등에는 9만여평 배밭이 펼쳐져 있어 마을에 들어서면 순백의 꽃동산에 풍덩 빠져들게 된다. 안성이 "웰빙투어"의 적지로 불리우는 요소 중 하나는 일죽면 화봉리 서일 된장농원이 한몫을 하고 있다. 햇볕이 잘 드는 3만여평 부지에 잔디와 배나무 소나무, 봄꽃 등이 어우러져 산책을 즐길 만큼 아담한 농원이다. 특히 볕 잘드는 곳에 비뚤어짐 없이 늘어서 있는 2000여개의 장독대는 흔치 않는 장관이다. 산책을 마친 후 이곳의 된장으로 만든 농촌의 미각도 맛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안성에는 미산테마마을 등 농촌체험이 가능한 곳도 여럿 있어 웰빙 나들이 컨셉트에 딱들어 맞는다. 특히 마리당 경매가 3000만원이 넘는 기능성 육우도 생산되는가하면 장터에서 안성 유기에 담은 쌀밥에 국밥맛도 볼 수 있어 근사한 미식기행도 가능하다. < 안성=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hwkim@>
▶문화기행=안성시(http://www.anseong.go.kr)는 테마투어 코리아(02-3421-1355)와 함께 매주 일요일 아침 출발하는 "안성 문화여행" 프로를 선보이고 있다.
◇ 안인옥 설렁탕과 수육
▶먹을거리=안성은 안성장이 번성해 예로부터 국밥맛도 유별난 곳이다. 80년 전통의 안일옥(031-675-2486)이 대표적 맛집으로 설렁탕(5000원), 곰탕(5000원), 도가니탕(1만원) 등 쇠고기를 이용한 탕이 맛깔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