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래된 주택(집합건물) 3채 중 1채는 매도인이 매수한지 3년을 채우지 못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이자부담이 커지고 전세가격이 급락해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자 '던지기'를 감수한 '단타매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머니투데이가 법원 동기정보광장 '전국 집합건물 보유기간별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도인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매매건 중 '매도인 보유기간 3년 이하' 비중은 지난달 32%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 비중은 23.5%였다. 지난해 12월 30%를 넘긴 후 올 1월에는 32.2%를 기록했다.
올해(1~2월) 서울 지역별로 보면 강동구 상일동에선 30건 중 28건이 '3년 이하 보유' 신청인이었다. 강동구 고덕동에서 26건 중 19건, 강동구 명일동에서 20건 중 12건으로 강동구 지역에 '보유 3년 이내 매도' 사례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송파구 가락동 (36건 중 20건) △성북구 장위동(21건 중 12건) △서대문구 홍은동 (19건 중 10건) △송파구 삼전동 (18건 중 11건) 등 지역에서 3년 이내 매도 비중이 50%를 넘겼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월별 4만건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차 감소해 2만건대까지 줄었다. 하지만 보유 3년 이하 매도 건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더 오래 주택을 보유한 매도인들에 비해 '급한 사정'이 있던 사례가 많을것으로 추정된다.
단타매매 비중이 높아진 것은 금리가 부담스러워졌다는 이유도 제시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0.75%였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1.25%에 그쳤다. 현재는 3.5%까지 오른 상태다.
전셋값은 크게 떨어졌다. 전셋값은 최근 1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9297만원으로, 1년 전 6억7257만원에 비해 7960만원 내렸다. 2021년 2월(5억9828만원) 이후 2년 만에 5억원대로 하락했다. 공급량이 몰린 신축 대단지나 인근 단지는 고점 대비 반값에 전세계약이 이뤄진 사례도 많다.
3년 이내 주택을 매수한 입장에선 대출을 많이 일으켰거나 보증금이 높은 전세를 끼고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던지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올들어 주택 거래량이 늘었지만 대부분 '급매'다. 보유 3년 이내 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강동구 상일동에선 고덕리엔파크3단지(2011년 준공) 전용 84㎡가 지난 1월 7억8000만원, 8억2000만원에 거래가 각각 이뤄졌다. 2021년 12억원대까지 거래됐던 평형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급매'거래였다. 고덕동에선 신축(2020년) 아파트인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 거래가 지난달 6억9000만원에 성사됐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2021년 2월 11억4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53%다. 보고서는 "변동금리 대출을 활용한 가구의 이자 상환 부담이 상당하다"며 "신용·기타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매자는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보유 주택 처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20~2022년 최고점에 집을 샀다가 이자부담이나 전세보증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급매로 내놓는 물건이 종종 있다"며 "버티다가 경매에 넘어갈수도 있으니 차라리 싸게 처분하는게 낫다고 판단하는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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