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주님. 오늘 저희들 이렇게 모여 부활절 넷째 주 예배를 드리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봄을 맞아 온 세상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연초록 잎으로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이 계절. 세상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운행 질서 앞에 그리고 다시 찾아온 우리의 일상에 봄 앞에 저희들 감사의 찬양을 드립니다. 이 생명의 계절 일상 그 자체가 소중한 기적임을 깨닫고 넘치는 감사의 마음 같게 하시옵소서. 지난주 저희 청파가 김재영 담임목사님을 세우고 새롭게 출발하는 다짐의 예배를 드리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저희 청파가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스도인으로 생명과 평화의 꿈을 안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당신의 손과 발이 되고자 결심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뜻과 발걸음을 주관하시고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기억하며 저희들 성찬을 통해 하나가 되는 시간도 갖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을 불러 만찬을 함께 나누시던 그 밤을 상상해 봅니다. 당신의 입술을 통해 제자들에게 하신 말 마지막 말씀은 바로 :나를 기억하라" 라는 짧은 말씀이셨습니다. 그 단순하고도 소박해 보이는 기억하라는 말씀은 바로 현실로서 오늘 이 시간 당신의 임재하심을 잊지 말라는 뜨거운 명령이며 나의 마음을 주님의 마음과 잇대어 오늘을 살아가는 초대임을 저희들 깨닫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현실을 살아가기에 불편한 기억들은 애써 외면하고 살려고만 합니다. 주여 저희들 불상히 여기어 주옵소서. 저희들 오늘 이 시간 예배를 통해 당신을 새롭게 기억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이 뚜벅뚜벅 걸으셨던 그 길을 따라 걷는 저희들 되게 하시옵소서. 세월호 사고로 10년째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기다리는 불쌍한 당신들의 백성들이 있습니다. 10년 전 저희들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애끓는 유가족들 앞에 또 다른 기억의 약속을 하였습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흐르고 기억도 흐릿해져만 갑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는지도 잊고 살고 있습니다. 연이은 대형 안전사고로 비극이 이어지고, 세상은 여전히 안전불감 물질만능의 질서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희들 그날의 바다를 가슴 아프게 떠올리게 됩니다.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누구도 수습하려 하지 않는 현실은 비정함이 넘칩니다. 이 비정한 세상 앞에 주여 저희들 기억을 통해 당신을 현실로서 생생히 느끼게 하시는 것처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의 약속들도 현실로서 감각하며 생명 존중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저희들 되게 하시옵소서. 저희 청파를 생명과 평화의 도구로 삼으셨으니 우리가 당신의 몸이 되게 하시옵소서. 지금 세상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전쟁을 일삼고 또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떠한 논리로도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피조세계를 파괴하는 전쟁은 어서 속히 그치기를 소망합니다. 평화를 이루는 세상이 되도록 하시옵소서. 오늘 육체적 어려움으로 관계의 어려움으로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리고 이러저러한 삶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오늘의 예배가 위로가 되게 하시옵소서. 지금은 예배의 시작 시간입니다. 오늘 말씀을 전할 목사님과도 함께 하시어 글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듣게 하시옵소서. 저희 예배를 온전히 주님 홀로 받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