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낮은 곳에 머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따뜻한 사제 이태석 신부가 하느님 품에 안긴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를 추모하는 열기가 한국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크게 타올랐다.
서적 출간부터 추모전시회,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사랑의 가치를 온몸으로 실천한 그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고 기리는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사회 곳곳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강추위.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만이 희망’이란 말을 실천으로 보여준 이 신부의 삶은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고인은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의사로서의 보장된 길이 아닌 사제의 삶을 택했다.
살레시오회 입회 후 2000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살레시오회 소속 한국인 사제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수단으로 갔다.
수단으로 건너간 이 신부는 가난과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의료봉사와 교육에 전념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톤즈마을에 병원을 짓고 하루 200~300명의 주민을 진료했다.
또 학교와 기숙사를 세워 가난한 어린이들을 교육했다.
‘너희가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 40)란 복음 말씀처럼
이신부는 8년간 수단에서 가장 낮은 이의 모습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다.
‘나눔과 웃음의 사제’ 이태석 신부. 그에게는 나눌 것이 넘쳤으며, 얼굴에는 늘 웃음이 가득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그는 어려움을 겪던 다른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
암 판정을 받은 후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월 14일 선종한 이 신부의 삶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참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기 때문이다.
입으로만 진리와 정의, 사랑을 말하는 이들이 많은 현실에서 그의 삶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이태석 신부의 땀과 열정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그가 뿌린 씨앗이 좋은 열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나눔을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