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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비즈니스 관계 속에서도 ‘어색한’ 상황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주한다. 잘 모르는 얼굴에게도 먼저 반갑게 인사를 붙이는 친근한 사람도 있고, 굳은 표정 속에 자신을 숨긴 채 어색한 상황을 서둘러 피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어색한 상황을 바꾸는 작지만 카리스마 있는 힘, 스몰톡(small talk). 스몰톡은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뜻한다. ‘그냥 그런 잡담’으로 치부되어 온 스몰톡이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핵심적인 비즈니스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
‘고작 스몰톡이 비즈니스 경쟁력이라고? 시답잖은 잡담 같은 거 아닌가? 게다가 말 잘 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거지, 그게 뭐 중요하다고……’ 이렇게 생각해 왔다면 이제는 당신의 생각이 달라져야 할 때다. 소프트 파워 시대, 사회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소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그의 저서 <메가 트렌드>에서 21세기를 ‘3F의 시대’로 정의했다. 여성(female), 상상(fiction), 감성(feeling)이 중요해 진다는 것이다. 이미 이 변화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과거 조직의 의사 결정이 리더 1인에 의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조직 내부의 소통에 의한 합의 형태로 이뤄진다. 진취적이고 주도적인 기존 리더십이 퇴색한 건 아니지만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에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생산적 대안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배려가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예전에 중요했던 학벌, 권력 등 먼저 눈에 보이는 요소들보다 사회적 지능(SQ)이나 인간적 매력 등 ‘겪어가며’ 알 수 있는 요소들이 더 큰 가치를 갖게 되었다. ‘사람들 많이 만나는 영업이나 마케팅 직군의 사람들에게나 중요하지, 매일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나 같은 개발 직군에서는 별 필요 없는 일 아니야?’ ‘난 내성적인 편이라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성세대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을 드러내면 약한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 우려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감정표현이 당신의 매력을 돋운다. 박용만 두산 회장이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떠오른 데에는 그룹 총수라는 ‘스펙’보다는 친근한 아저씨 같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스몰톡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스몰톡 잘하면 어떤 효과가? 비슷한 능력과 경력을 가졌는데 먼저 승진하는 사람의 비결이 스몰톡일지도 모른다. 스몰톡에 능한 사람은 타 부서의 직원들과도 서로 이름을 알고 교류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정해진 그룹 내에서만 존재감을 가질 뿐이다. 둘째, 알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스몰톡을 통해 낯선 사람을 ‘아는 사람’으로 바꾸어 주면 ‘느슨하고 친밀한 관계’가 무궁무진하게 생겨날 수 있다. 놀랍게도 이 관계는 끈끈한 인간관계보다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우리에게 열어준다. 미국의 경제사회학자 마크 그레노베터가 발견한 '느슨한 연결의 강점(strength of weak ties)'이라는 정보효과에 관한 가설에 따르면, 오래된 친구처럼 끈끈한 사람들보다 접촉빈도가 낮은 사람이 오히려 신선하고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셋째, 삶이 풍요로워진다. 이러한 관계들이 쌓이면서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부수적 효과다. 대화만 잘 해도 새로운 사람들을 친구나 동료로 만들 수 있고, 이전에는 두려웠던 새로운 만남이 즐거워질 것이다. 인생에 굉장한 의미를 차지하게 될 사람을 언제 마주치게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한때는 모르는 사람이었지 않는가. 그럼 무엇부터 하면 될까? 침묵은 소심함을 넘어서 동시에 상대를 무시하는 건방진 태도로 보일 수 있음을 기억하라. 더군다나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는 글로벌 시대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미소를 짓고 눈을 맞추며 먼저 묻자. “인상적인 회의였어요.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시던데요, 자료 수집은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옷 입는 센스가 대단하세요. 옷은 주로 어디에서 구입하세요?” “퇴근 후에는 주로 뭘 하세요?” 등 이야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매장의 바리스타들에게 스몰톡을 교육시켜 톡톡한 효과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커피 주문을 받을 때 고객의 이름을 적어 불러주는데, 아침 출근길에 들르는 커피 가게에서 바리스타가 친근하게 건넨 한 마디 아침인사가 하루를 기분 좋게 하고 내일 또 그 커피 가게에 들르게 한 셈이다. 둘째, 대화를 이어가는 탐색 질문을 익혀라. 방금 만난 사람보다는 알고 지내온 사람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효과적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사무실에서는 “주말 잘 보냈어요?”라는 인사가 넘쳐나지만 정작 “안녕하세요”와 전혀 다르지 않은 습관적이고 의례적인 인사일 뿐이다. 상대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갖지도 못하고 별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조차 하지 못하고 대부분 아주 짤막하게 끝난다. 그러나 한 마디를 덧붙일 수 있다면, 대화는 놀랍도록 풍성해질 수 있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동료에게 ”휴가는 어땠어요?”라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정말 즐거웠어요.” 정도로 간단하게 답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화이지만 만약 당신이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어요?” 묻는다면 그 다음의 대화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주제와 상황으로 흥미롭게 끌려들어 갈 수 있다. 스몰톡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