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해류와 원전 오염수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곧바로 우리나라 해역으로 유입돼 물고기들이 대거
방사능에 오염돼 국민 건강을 해칠 것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단체 등이 우려하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만 있어도 말이 안 되는 괴담이다.
일본은 다핵종제거장치(ALPS)로 62종의 방사능 핵종을 걸러내고,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배출기준(6만㏃/ℓ)의 40분의 1 이하로 방류할 예정인데,
그마저도 북태평양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우리 해역에 도달할 때는 최소 4년 정도 뒤다.
후쿠시마는 도쿄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져 일본의 동해(우리 동해가 아니다)에 면해 있어,
오염수를 방류해도 우리나라 쪽이 아니라 일본의 동북쪽으로 흘러 북태평양 해류에 합류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주변 해류모식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될 오염수는 구로시오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으로 흘러간 뒤
캘리포니아해류를 거쳐 북적도해류를 따라 다시 구로시오해류와 합류한다.
오염수는 필리핀해와 대만해를 거쳐 다시 후쿠시마 앞바다로 흘러가고,
일부는 대마난류를 통해 우리 근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자연상태의 삼중수소 농도를 기껏 10만 분의 1 정도 증가시키는 데 불과한
후쿠시마 방류수가 7000조 t의 태평양 바닷물에 들어가 또 희석된 뒤
적도 이북 태평양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 4∼5년 뒤에 한국 해역에 일부 도달한다고
해도 도대체 얼마만큼의 삼중수소가 남아 있을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정말로 위험하다면 가장 먼저, 제일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러시아다.
그다음이 캐나다, 미국, 필리핀, 대만, 한국 순으로 피해를 본다.
민주당 말대로 하면 피해를 크게 볼 나라들은 조용하다.
우리 야권이 괴담을 퍼트리는 건가, 그 나라들이 무신경한 건가.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베타선은 에너지가 낮아 사람 피부도 뚫지 못할 정도여서
다른 핵종에 비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위험성이 적다. 더구나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12.3년이 지나면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132만 t의 오염수를 한꺼번에 버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30년 동안
하루에 120t의 오염수를 처리·희석해서 방류한다.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오후여담/김세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