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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중]

민주주의와 그 적들	[2004.03.19 09:02]
올린이 : 나그네   203.xxx.207.xxx	조회수: 7
var img1_width = 0; var img2_width = 0; var img1_exist = false; var img2_exist = false; function set_img_init() { if(img1_exist) setInterval(set_img1, 100); if(img2_exist) setInterval(set_img2, 100); if(old_xxonload) old_xxonload(); } function set_img(name,org_width,view_width) { var img = eval‎((navigator.appName == 'Netscape') ? nsdoc+'.'+name : 'document.all.'+name); if (img) { if(org_width>view_width) { img.width=view_width; } else if(org_width < view_width) { img.width=org_width; } } } if(xxonload) var old_xxonload=xxonload; xxonload=set_img_init; 2002년, 5월 1일 메이데이, 프랑스 파리는 ‘공화국을 구하라’는 기치아래 백만이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리는 현장에 있었다. 프랑스가 나찌로부터 해방된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인 것이라고 했다. 몇 일 전 있었던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극우주의자인 르펜이 사회당 후보마저 누르고 2위를 차지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 자리에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로부터 극좌파, 동성애자, 생태주의자, 여성운동가, 이주노동자, 심지어는 국제사회로부터 테러리스트그룹으로 지목받아 많은 나라에서 활동이 동결된 스리랑카 타밀반군을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다. 방송에서는 연일 긴급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프랑스 사람들은 그 특유의 격정적인 몸짓으로 논쟁을 벌렸다. 신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어디서도 이것이 ‘국론 분열’이고 ‘사회 혼란’을 획책이라는 목소리는 없었다.   합법적인 선거에서 그들 스스로에 의해 겨우 15%를 득표한 합법적인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프랑스 사람들은 이렇게 격렬히 반응을 하였다. 5% 정도가 극우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프랑스 사람들에게 15%의 득표에 결선 투표 진출은 그 합법적인 과정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공화국 전통’에 대한 거대한 위협으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전후 최대의 저항이 조직된 것이다. 그들에게는 르펜의 ‘공화국 헌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출한 르펜에 대한 대대적인 저항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공화국의 가치와 헌법’을 수호하는 길이라고 여겨진 것이다. 방송과 토론의 주제 역시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언론들이 스스로의 보도행태를 반성하였다는 사실이다. 먼저 이들은 파리와 일부 대도시에서 미등록 이주 노동자와 유색인종 청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범죄행위를 ‘사실보도’라는 이름으로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을 반성하였다. 이런 보도가 오히려 시골에 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이들이 반이주노동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인종주의를 공개적으로 부추기는 르펜에 투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보도 행태를 자제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하였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이런 프랑스의 모습과 너무나도 대비된다. 민중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사상에 상관없이 87년을 통해 그나마 달성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 광화문에는 소위 ‘노빠’에서부터 극좌파, 동성애자, 이주노동자까지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와 유사하다. 엄청난 사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화국의 가치를 지키자’는 프랑스 반르펜 시위의 최대공약수 구호와 ‘민주수호’를 외치는 광화문 촛불 시위대의 최대공약수 역시 비슷하다. 그러나 눈을 언론으로 돌려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후 정치 허무주의의 극복’과 ‘공화국 가치와 시민의식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는 한국에서는 조, 중, 동이라는 기득권 언론에 의해 사회혼란을 획책하는 불법행위로 비난하고 있다. ‘국론분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의회에서 이루어진 탄핵절차에 대한 불법적인 도전이라고 질타한다. 거기다가 헌법재판소의 법리적인 해석을 기다리면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신문의 한 면만 넘기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순수하게 법리적일 수 없고, 정치적인 고려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회가 내린 정치적인 판단을 수용할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교묘하고도 가증스러운 이중플레이이다. 한편에서는 국민들에게 이것은 법리적인 문제니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며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가로막으면서, 다른 한편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와 입장은 우회적으로 표명하며 헌법재판소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은 정치에 국민들의 참여를 배제하려하고, 심지어 비난하기까지 하며 정치를 영원히 자신들만이 독점하려는 속내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들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의 적은 민주주의를 위해 제거되어야 한다. ‘제거’라는 섬뜩한 단어를 쓰는 이유는 프랑스의 한 사회학자가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는 -1의 정치, 즉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은 경기장에서 배제하고 출발하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흔히 오해하듯이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적까지 용납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여기서 ‘제거’란 정치적 의미이다. 민주주의하에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극우의 몫은 5%가 넘어서는 안 되는 정치적 해프닝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5%를 넘어서 중앙정치판으로 극우가 들어온 것을 배제하기 위해 좌파와 우파를 가리지 않고 봉기한 것이 프랑스의 5.1일 시위이다. 이처럼 광화문의 촛불 집회 역시 건방지게도 30%나 차지하고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를 좌지우지한 민주주의의 적들을 경기장에서 몰아내기 위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 자리에 노무현의 지지자부터 극좌파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이건 ‘민주주의’의 방어자들이 모두 다 모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이것을 보고 결국은 엎어치나 메치나 ‘노빠’들이 하는 일이고, 노무현 좋은 일 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부 좌파들의 말은 그래서 틀렸다. 조선일보와 꼭 같은 류의 말을 하기 때문에 틀린 것이 아니라, 양비론이어서 틀린 것이 아니라, ‘NO!'라고 말하며 저항을 생산하고 있는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자리에 자신들의 정치를 펼치지 않고, 멀찌기 떨어져서 대중들을 비아냥거리는 그들의 태도가 틀렸다는 말이다. 비아냥대신에 그들이 정말 해야하는 것은 광화문으로 가서 자기 분노를 조직하고 자기 정치로 대중을 생산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나는 광화문에 나온 ‘민주주의’의 방어자들에게서 한가지의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주의라는 말에 따옴표를 친 것처럼,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각양각색이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민주주의’가 꽃피고, 그것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부분적 선취’, ‘선험적 체험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서 이 다양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들이 왁자지껄 넘쳐나야 한다. 여기서 광화문은 다시 한번 프랑스의 반르펜 시위와 대비된다. 그 자리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연단들이 있었고, 각각의 연단들에서는 각자의 정치가 흘러나왔다. 한국 운동가의 시각에서 본다면 질서고 뭐고 하나도 없는 개판이었다. 이에 대해 한 극좌파 친구는 ‘내가 왜 ’중앙연단‘의 공화국연합, 혹은 사회당의 연설을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나? 나는 내 정치를 가지고 르펜에 반대하는 것이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리하여 공화국 광장은 ‘개판’이 아니라 ‘광장’으로 생산되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에는 연단이 하나밖에 없다. 그 연단에서는 민주주의의 적들을 배제하자는 최대공약수의 ‘중앙집권적’ 목소리만 나올 수 있기에 그 자리에 모인 민주주의‘들’의 목소리가 꽃피지 못하고 있다. 그 자리에 이미 수많은 언어와 민주주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이 왁자지껄한 ‘광장’으로 생산되지 못하고, 그 광장에서 수많은 민주주의‘들’과 ‘언어’가 생산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한국의 정치적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중앙연단을 향해 한 방향으로 앉는 구조가 아니었으면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을 하고서 문득 이 글을 지우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드는 이유는, 해가 떨어지면 광장이고 뭐고 무엇이든지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불법’인 이 황당한 사회에서 이 얼마나 관념적인 소리인가는 씁쓸함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회에 광화문은 ‘탄핵 반대, 국회 해산’이라는 정치적 인적 '민주주의의 적들'을 청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들을 보호해온 집시법과 같은 반민주적 악법과 같은 법률적 ‘민주주의의 적들’을 모두 다 호명하고 제거하여 민주주의‘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확립려는 운동으로 전진하여야하지 않을까.

[이명욱]

이름 보고 반가웠어요. 아는 체 해줘서 더 반가웠구요. 밥 잘 먹었어요? ㅎㅎ 몸 튼튼, 마음 튼튼.

[회의중]

네, 잘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