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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원문보기 글쓴이: 대전 김부장
철도가 기가 막혀
이슈
2009/11/30 21:46 http://blog.naver.com/y2kbbung/20094572795 |
철도노조 파업에 MB가 칼을 빼들었다. 지난 29일 청와대는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 참석한 각하께서 “공기업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해서도 안 될 것”이라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말라”고 주문하셨다 한다.
국민과의 소통, 설득과는 거리가 먼 분이 왜 이번에는 국민의 ‘이해’를 들먹이시는지 모르겠지만, 타협은 없다는 그 분의 단호함에 살기가 느껴진다.
그런데 각하의 단호한 공언과 달리, 철도 파업이 그분 뜻대로 마무리될 지는 모르겠다. 애초 이번 파업은 ‘단협 해지’ 등 무리수를 던지며 밀어붙이기로 일관해 온 철도공사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허준영 사장은 예전 경창총장 시절의 버릇대로 ‘적’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남발해 왔고 그게 철도 파업을 부추긴 것이다. 물론 허 사장의 무대포가 아니어도 정부의 소위 ‘선진화 방안’이라는 것 때문에 철도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반발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철도 파업을 잘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이 발견된다.
하나, 전철이 지연되고 시민들이 짜증이 꼭대기까지 올라오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구내방송이 나온다.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느니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느니 이러저러한 호소를 늘어놓다가, ‘철또노조의 불뻡 파업’ 때문이라는, 아마 공사에서 써 준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 멘트’를 강조해 읽어나가는 것이다. 헌데 그 강도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파업 초기에는 철도노조의 ‘불법 파업’이라고 강조했고, 전광판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파업’이라고만 한다. ‘불법’이라는 글자가 사라진 것이다. 왜? 철도 파업은 불법 파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률이 정한 대로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 있고, ‘필수유지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만 파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뻡’을 행하고 있는 것은 철도공사다. 적법한 파업에 대체인력을 투입한 것부터 그렇다. 현행 노동법에 따르면 필수공익사업의 경우 파업 참가자의 50%까지 대체근로 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기관사, 정비 등의 모든 업무에 거의 대부분 대체인력이 투입되어 있다.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는 악법 조항이라는 비판이 크다. 그럼에도 철도공사는 한 술 더 떠 법에서 정한 범위마저 초과하면서 무차별적인 대체근로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근로로 인해 철도노동자들의 기본권이 침해당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시민안전에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기관사로 대체 투입된 이들은 퇴직자들이거나 군인들이다. 군대에서는 전쟁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궤도교통수단의 운영이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데, 이들이 이번 철도 수송에 투입된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장롱 면허 소지자’들이라는데 있다. 기능을 습득해 면허는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실전 운행을 해본 적이 없는 ‘생 초보’라는 것이다. 열차 출발 또는 정차 시 덜컹대는 것이나 출입구를 제 위치에 맞추지 못해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는 것은 차라리 애교로 볼 수 있다. 바깥 날씨가 엄청 추워도 스팀 스위치를 찾지 못해 당황해 하는 것이나 정차 역을 제대로 읽어주지 못해 승객들 짜증을 불러오는 것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신호를 잘 못 읽어 남의 차선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이나 앞 차와의 간격을 못 맞춰 추돌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조금 심하지 않은가. 얼마 전에는 막 출발한 차량이 마주오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단다.
시간이 갈수록 걱정이 커진다. 미숙함과 피로감이 겹친 이들 초보운전자들이 어떤 아찔한 사고를 낼 지 아무로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께 구로에서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마침 막차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불을 모두 끈 ‘회송’ 차량이 버젓이 플랫폼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작 그 자리는 수원행 차량이 들어와야 할 자리였는데, 이미 막차가 끊어진 줄 모르고 기다리던 승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회송 차량 때문에 수원행이 못 들어오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전광판도 꺼져 있었고, 어떤 안내방송도 없었기에 승객들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
화가 난 승객들이 기관차로 달려가 “야, 이 새*야! 차 빼! 너 때문에 차가 못 들어오잖아.”라면서 창문을 마구 두들겨 댔다. 안에 있던 불쌍한 군바리, 말은 못하고, 창문도 열지 못하고.... 아마 그는 이렇게 생각했을 테다. “차를 빼라고? 어디로? 여기 주정차 단속구간인가?”
철도공사의 ‘불뻡’은 이것만이 아니다.
법에 따르면 필수유지업무에 근무하는 조합원, 다시 말해 파업 중에도 일해야만 하는 조합원들의 명단은 노동조합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 공사 측에 통보하면 된다. 작년 충남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쟁의행위 개시 5일 전까지 사용자에게 통보’하면 적법한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파업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노조 측이 제시하는 필수유지업무 근무자 명단을 거부하고 있다.
검찰이 철도노조 지도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한다. 사측이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한 탓이다. 물론 노조도 공사 사장을 비롯한 관리자들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했다. 그러나 철도공사 임원들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 갑자기 ‘헌재 놀이’가 생각난다. 한 때 국민놀이로 떠올랐다가 지금은 시들해진 헌재놀이, 검찰은 여전히 재미있는가 보다.
보수언론들은 철도 공사의 올 상반기 적자가 5,500억 원이며 부채가 8조원이 넘는다고 강조하면서 철도 파업을 비난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마어마한 부채와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철도 공사의 부채와 적자는 모두 고속철도(KTX) 건설, 운영부채와 이자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1992년 고속철도 공사가 시작될 때 정부는 총사업비로 모두 5조 8천억 원 선으로 예상했지만, 2003년 완공까지 실제 투입된 것은 18조 4천억 원에 이른다. 정부 예상의 3배 이상 들어간 것이다. 엄청난 액수의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당시 고속철도건설공단은 약 10조원을 차입했고, 그 중 5조 8천억 원이 철도공사로 떠넘겨졌다. 초기부터 무리한 사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고속철도 건설을 강행하면서 만들어 낸 빚더미가 지금 철도공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운영수익으로 빚갚는데 모두 사용하고 있다. 원금은커녕 이자만 매년 2,000억 원 이상 물어야 한다. 거기다 선로사용료를 매년 5,000억 원 이상 지불해야만 한다. 이러니 철도공사가 빚더미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엄청난 시설투자 부담을 모두 철도공사에 지운 뒤, 다시 그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들씌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철도에 대한 지원을 매년 줄이고 있다. 2015년에는 철도공사의 부채규모가 22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마치 철도 노동자들이 잘못해서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발' 철도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하루이틀 진행된 것이 아니다. '상업철도 반대!' '철도 공공성 사수!"를 외치는 그들의 외로운 함성이 국민 모두의 목소리로 모아질 때 비로소 그들의 투쟁은 끝날 것이다.
추신> 얼마 전, 열렸던 공기업 선진화 워크숖에서 '각하'께서는 "수십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기업 노조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개탄하셨다 한다. 그런데 그 얼마 전, 우리의 정 총리께서는 "요즘 젊은이들이 눈높이를 낮추어야 한다. 일 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고 청년실업 운운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으셨다지. 쯧쯧....이렇게도 호흡이 안 맞아서야. 두 분,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언하실 때는 서로 지난 발언을 좀 읽어보고 최소한이라도 입을 맞추시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덜 쪽팔리지.
첫댓글 김부장님 캄사합니다. ^^
아 진짜 쥐새끼 대통령같지도 않은것이 설쳐대는거 정말 사기꾼이 뻔뻔하게 민영화되면 철도공무원들도 다 잘려나갈건데 알고도 저리 지껄이는 거겠죠.
에구... 그렇군요
인천행 쪽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속탄 아자씨... 왜 이리 차를 늦게 보내냐며 고래고래...
그래도 출퇴근 시간엔 정상운행을 해주는 철도노조에 감사하지요...
철도노조, 공무원노조 화이팅~!! 꺾이지 마시길...
음~... 이씨와 정씨는 서로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찌 말좀 맞추고 나와야겠군요...
사회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하고 삶의 질을 떨어트리려 애쓰는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합니다. 노동시장 유연화 등은 지금의 청년실업의 문제가 아닌 곧 우리 자녀들의 삶과도 직결됩니다.
자기 불편한 것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떤 이에게는 조금 불편한 일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생사의 문제이고...사실은...이 나라의 문제이니...우리 모두의 문제인데...착각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끄덕끄덕~동감입니다^^
정말 동감합니다.
사실 저도 아침에 인천행을탑니다.. 요즘 난리도아니지요... 4일전에는 온수에서 개봉까지 2정거장가는데.. 1시간이나 걸렸답니다... 사람들 욕하고 난리였답니다... 모두들 회사에 전화해서 죄송하다하고~~ 사실 저도 욕 많이했습니다. 아침에 중요한일이있는데 늦어서 아주 곤란했거든요... 이런글을 읽고서야 아~~ 그랬구나.. 하고 생각하게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못합니다... 진실을 알아야하는데 알기기 쉽지않고... 솔직히 알고나서도 화가누그러지지는 않아요~~ 누구에게 화를내야할지도 모르겠고요~~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ㅠㅠ
철도파업 정당한 것이라면 끝까지 찬성불편은 감수하겠습니다^^*
불편한 것 참겠습니다. 세종시 불편하다고 법도 고치지 않고 맘대로 어기는 mb. 불편하다고 환경평가 대충하고 삽질 부터 하는 mb 랑 똑 같을 순 없지요.
저 오늘 전철 타러 갔는데 '불법파업'이라고 전광판에 나오던데요... 보고 불끈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