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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잘못 찾은 글 아닙니다.
저는 이번에 코리아세븐 영업지원직 대졸공채에 최종합격한 사람이구요.
내일은 신검 및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본사에 갈 사람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묻지마지원'을 하면서 아무거나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이리저리 찌르다가 세븐일레븐 영업지원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인문계 전공자들의 비애일 테죠.
자신의 전공이 대학 입학 전에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공부였든 아니든 간에
취업을 선택해서 취업 시장에 나오게 되면 '전공제한'의 틀에 걸리게 되면서
자신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 몇 분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나중에 무슨 직무의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아무런 예측도 하지 못한 채
일단 '전공무관'이라는 글자 하나만 보고 아무 곳이나 찔러 보게 됩니다.
특히나 저같이 특정 직군을 희망하지 않았던 사람은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자기소개서 쓰고 면접 보러다니다 보니
대학의 마지막 학기가 훌쩍 지나가버렸고,
저에게는 '코리아세븐 2차면접에 합격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단 하나의 결과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본 지 며칠이 지난 지금이지만, 아직도 멍합니다.
아, 내가 편의점 영업지원자로서의 인생에 발을 딛겠구나.
롯데 코리아세븐 서류전형에 지원하기 전까지는 제가 나중에 그 일에 몸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내일 신검 및 오티 참석을 시작으로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롯데인으로서의 인생을 살게 되겠지요.
묻지마지원이기는 하였지만, 편의점 슈퍼바이저(세븐일레븐에서는 FC라고 부르죠)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지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훼미리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어서 그 때 슈퍼바이저께서 매장에 들어와서 무엇을 하시는지 익히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더구나 우리들 현 상황이 그러하듯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취뽀에 드나들면서 자신이 지원한 회사 및 관련 업계 게시판에 수백개의 글을 읽어보게 되지요.
그러면서 유통 게시판에도 수백번은 드나든 것 같고,
거기서 편의점 영업지원자(브랜드를 막론하고)에 대한 이야기가 무엇이 있는지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계와 그 직무에 대한 글들의 내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특히나 이 곳 취뽀에서 '편의점'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글들이 저를 너무 우울하게 만드네요.
관련 게시판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보신 분들이라면 무슨 글들이 나오는지 아실 것이리라 믿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 자의로 선택한 직업이고, 이제 조금 있으면 그 직업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그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것을 만류하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고 인식이 저렇게 부정적이니까요.
기분이 좋을리 없죠.
어투가 어떠하든 열에 여덟은 편의점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만을 설파하고 있죠.
절대로 가지 마라, 잘 생각해라, 힘들고 보람은 하나도 없다, 경력도 안 된다, 쉴 시간 없을 것이다, 적성 맞으면 하든가 등등등.
더구나 롯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어우러지면서
세븐일레븐에 대한 것은 조금 더 나쁘게 그려지는 것 같더군요.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아무튼 그렇게 보였어요.
제가 직접 겪지도 않은 일을 다른 사람의 의견만으로 평가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가 그 사람들보다도 더 심하게 그 일에 불만을 갖게 될 수도 있고,
영 제 적성에 안 맞고 업무가 힘들어 못 견딜 정도라면 그 때 퇴사하고 다른 업계에 뛰어들든가 할 테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구요.
하지만 무엇이 어찌되든 간에, 일단 부딪쳐보기는 할 것입니다.
'힘들다'는 말이 갖는 의미는 상대적인 측면에 기대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남자들끼리 있을 때 군대 이야기 많이 하죠.
군대 이야기 하게 되면 다들 똑같은 말을 합니다.
내가 나온 부대가 제일 힘들었어. 내가 맡았던 보직이 제일 힘들었어.
제가 운동신경도 잼병이고 군대문화와는 상극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특공부대 들어가서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처음으로 내 군생활이 힘든 거구나하고 느꼈던 것은 일병 언제쯤인가 해안경계 부대로 파견 나갔을 때에요.
독립중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거기 대원들은 철야 경계 한 번 나가고 들어와서 아무 훈련같은 것도 안 하고
내무실에서 한 이틀 놀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들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 너무 힘들다고 합디다.
PX병, 취사병, 운전병들은 여러분들 인식이 어떠하든 군생활 힘들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오히려 위와 같은 보직 사람들 힘 안들고 군생활 날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 안 하죠.
그런데 의무병, 군종병같은 애들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편하게 군생활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에요.
그 사람들과도 막상 이야기해보면 자기들 힘들답니다.
제가 지금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저 있는 자리가 수위실이거든요.
아무튼, 오늘도 거기 앉아서 띵가띵가 놀고 있는데
학사지원부에서 교직원 한 분이 수위실에 오셔서 수위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십니다.
우연찮게 엿듣게 되었는데, 그런 말씀 하시더라구요.
아 이거 너무 힘들어서 진짜 못해먹겠다. 여기 있다가는 성질머리 완전 다 버리겠다.
보통 취뽀나 이런 데서 교직원이라고 하면 신의 직장으로 평가받잖아요. 아닌가요?
그 직원님도 대기업 다니다가 퇴사하고 교직원으로 오신 분인데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어쨌든, 힘들다는 건 그냥 상대적인 것 같아요.
절대적으로 힘들다는 개념이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절대적인 고충을 고충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 건 결국 상대적인 인식이니까요.
이렇게 글을 써 놨지만, 사실 아직 많이 긴가민가합니다.
내 적성과 편의점 영업지원이 맞는 일일까.
적성에 맞는다고 해도 힘든 것은 힘든 것 아닐까.
그래도 일단 부딪쳐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부딪쳐보기도 전에 지레 겁먹거나 무기력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취뽀나 안티편의점 같은 곳에 편의점 관련하여 부정적인 내용 쓰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지원하신 분들이시겠지만요. -ㅁ-;
이번 공채 시즌에 편의점 업계에 취직한 분들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고..
심지어는 저도 그렇게 될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편의점, 특히 세븐일레븐 영업지원이라고 하면
치를 떨고 만류하시는 저쪽 유통게시판에 계신 선배님들, 경험자님들의 글을 보고
많이 의기소침해 있다거나 우울해있을지도 모를
장래의 편의점 영업지원자님들과 저의 동기가 되실 분들을 위해
짧지 않은 글 적어봤어요.
힘들어도 화이팅하자구요. 사진은 대졸게시판에서 퍼왔음.
동기님들 내일 수유리 본사에서 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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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랑 정말 비슷한 생각과 상황을 겪고 계시네요. 조금 다른점이라면 생각은 그렇게하지만 걱정이 많은 편이라 요즘 무기력한 자신이 정말 한심해보인다는 것... 생각지도 못하게 된 곳에서 일을 하게 될 내년은 기대반 우려반 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겨낼겁니다!
모두 힙냅시다!
근데 말이지.. 취사병은 왜건드리슈? 취사병이.. 쉬워보이시나??? 새벽같이 일어나서 밥해 먹이고 짬밥같이 더러운거에 파묻혀 살고.. 겨울엔 찬물에서 쌀씻고 설겆이 하느라 손껍질 벗겨지고 살터서 피 질질 나고.. 닭튀기다가 화상입고.. 칼에 베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훈련 빠진다고 갈굼이나 당하고.. 취사병은 좀 빼주시죠?
그냥 취사병은 그렇다고 치고..라는 말에 빡쳐서 한마디 적고 갑니다... 열폭해서 죄송
아..제가 글을 잘못 썼네요. PX병,취사병,운전병을 '그렇다치고'라고 쓴 것은 그 사람들은 당연히 군생활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쓰려는 의도였어요. 수정하겠습니다. 제가 죄송하죠.
아는 사람이 거기 다니는데 대졸공채로 들어가셨다면 영원히 필드에서 일하는것 아니에요.
님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시고 입사하실려면 대한민국 어느회사든 입사할 회사는 없습니다. 공무원도 자신의 직종에 만족하는 사람 단 한명도 없습니다. 편하게 일해서 월급 챙겨가는 사람, 대한민국에 하나도 없습니다. 사회생활 선배로써 조언하고 싶네요.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찾아서, 자신이 몸담은 회사에서 고생을 하고 자신이 비로소 업그레이드 되는 겁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입사하셔서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신다면 해당 합격회사에서 절대로 적응 못하십니다. 적어도 군대 나온 남자라면 부딪혀서 깨부수자는 생각으로 부딪혀보시는게 최선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화이팅입니다!
저도 이번 코리아 세븐 대졸 공채 지원희망자로서 많이 공감되는 부분입니다...하지만 님 하기 나름 아닐까요... 그리고
각 지점 마다의 차이점도 있을 것이구요^^ 번거롭지 않으시다면 스펙이나 자소서좀 메일로 보내주심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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