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벽루(浮碧樓) 牧隱 李穡(목은 이색)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성공월일편 석로운천추)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인마거불반 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장소의풍등 산청강자류)
※직역(直譯)
어제 영명사를 지나, 잠깐 부벽루에 올라보니,
성은 비었는데 달은 한 조각이요, 돌은 오래되어 천년 세월에 구름 흘러라
기린 말 가고 돌아오지 않는데, 임금의 자손은 어느 곳에 있느뇨
길게 휘파람 불며 바람 부는 돌다리에 기대나니 산은 푸르고 강물은 절로 흘러라
※의역(意譯)
엊그제 영명사를 지나 잠시 부벽루에 올랐지
빈 성터에는 조각달 돌은 오래되어 천년구름
기린 말은 가서 돌아오지 않고 왕손은 어디서 노닐까
휘파람으로 난간에 기대니 산은 푸른빛 흐르는 강물
※牧隱 李穡(목은 이색 1328년∼1396년 : 68세 고려말 性理學者(성리학자)
高麗末 三隱(고려말 삼은)의 한 사람
圃隱 鄭夢周(포은 정몽주 1337년∼1392년 : 55세)
冶隱 吉再(야은 길재 1353∼1419년 : 66세)
※작자 목은 이색(牧隱 李穡)은 고려가 멸망하자 관직을 버리고 고향인 경북 선산으로
돌아가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쓴다.
이색의 제자는 정몽주, 정도전, 이성계등이고 정몽주의 제자가 길재다
본관 : 韓山(한산) 異名 자 : 穎叔(영숙) 호 : 牧隱(목은) 시호 : 文靖(문정)
※어구(語句)
○浮碧樓(부벽루) : 평양의 牡丹臺(모란대) 밑 절벽 위에 있는 누각.
고려 초기에 永明寺(영명사)의 南軒興和尙(남헌흥 화상)이 창건했는데 우수한 옛 건축으로
대동강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뛰어나며, 睿宗(예종)이 여기서 신하들과 잔치할 때 李顔(이안)
에게 명하여 지은 이름이라 함.
○永明寺(영명사) : 평양에 있는 절. 창건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고구려왕의 이궁이던
九梯宮(구제궁)을 절로 만들었으리라는 설과 광개토왕 2년(292)에 임금이 평양에 세운 9절 중
의 하나라는 설이 있음. 청일 전쟁 때 불타버린 것을 일제 때 다시 신축했고, 石佛龕(석불감)과
八角五重石塔(팔각오중석탑)이 유명함.
○石老(석노) : 朝天石(조천석) 바위가 오래 되었음. 조천석은 ‘부벽루 아래 麒麟窟(기린굴)
남쪽에 있는 바위’로, 東明聖王(동명성왕)이 기린 말을 타고 이 굴에 들어갔다가 땅 속에서
조천석이 되어 솟아나와 하늘로 올라갔다 하며, 그 말 발자국이 돌 위에 남아 있다는 전설이
있음.
○千秋(천추) : 아주 오랜 세월.
○麟馬(인마) : 동명성왕이 타던 기린마.
○天孫(천손) : ① 天神(천신)의 자손. 곧 동명성왕. 고구려의 시조로 이름은 朱蒙(주몽)이며,
東夫餘(동부여)의 임금 金蛙(금와)의 아내인 柳花夫人(유화부인)이 햇빛을 받아 임신해 알
하나를 낳았는데, 그 알에서 사내아이가 나와 자라니 주몽이라 했다고 함. ② 織女星(직녀성).
○長嘯(장소) : 길게 부는 휘파람. 소리를 길게 빼어 시나 노래를 읊조림.
○風磴(풍등) : 바람 부는 돌다리나 돌계단 또는 언덕.
※출처 : 한국한시진보(韓國漢詩眞寶) 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