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 계정이 지워졌길래 다시 올립니다^^ PINK FLOYD [THE WALL] - by 성문영 사물에는 언제나 대표된 첫 번째 의미 의외의 다른 것이있다. 이것은 표면의 의미에 가려진 제 2의 부차적 의미일 수도 있고 표면의 의미에 상위하는 이면의 '숨겨진'의미일 수도 있다. 소위 상대적이라는 얘긴데, 이 개념은 종종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기 마련이다. 태풍과 지진은 사람들에게 재난을 가져다 주지만 지구 전체의 에너지 분배 평형을 위해서는 (즉 지구 자체의 존속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현상이다. 인간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탄생한 문명의 진보의 역사는 원시성 상실. 전통 파괴의 역사의 다른 이름이다. 밥 딜런이 일렉트릭 기타의 사용으로 인해 무대에서 야유를 받았을 때 모던 포크의 맹아는 벌써 세상 빛을 본 셈이고, 기존의 팬들에게는 '변절'로까지 보일 법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놀랄 만한 인기도 소방차 이후 십대들의 바램을 잘 채워줄 간만의 엔터테이너의 등장을 말해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의 경우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문제작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핑크 플로이드의 벽(THE WALL)을 언급할때 사람들은 언제나 억압과 구속의 이미지로 이 '벽'을 떠올리곤 한다. 후반부의 "Tear Down The Wall(벽을 부숴라)" 이라는 외침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굉음 묘사, 또 베를린 장벽 철거 기념 콘서트의 제재로 이 "The Wall"이 선택되었다는 사실 등은 그 좋은 반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벽 자체의 이미지는 그런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건축에 있어서 벽의 제일차적 기능은 '보호'의 목적이다. 비바람으로부터의 보호, 프라이버시의 보호 - 결국 벽을 사이에 둔 주체와 객체 중 어디에 생각의 관점을 두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제 본작 The Wall에서 내세우고 있는 벽을 직면하기 전에 독자 여러분은 성급한 짐작을 한 수 물리고 생각의 틀을 '말랑말랑하게' 해두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벽의 후천적 기능 뿐 아니라 그것을 쌓은 주체와 동인 까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밑질게 없는 좋은 준비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IN THE FLESH ?》 So ya, thought ya might like to go to the show to feel the warm thrill of confusion that space cadet glow Tell me is something eluding you sunshine? Is this now what you expected to see? If you wanna find out what's behind these cold eyes? You'll just have to claw your way through this Disguise 《과연 살아서..?》 흠... 그래. 여러분은 결국 그 공연을 보러가고 싶은 게로군 저 약쟁이의 몽환상태가 주는 어지러움의 스릴을 맛보기 위해서겠지 그런데 명랑하기만 한 그대들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뭔가가 있지 않던가? 그것은 결코 당신들이 목격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었지? 만약 여러분이 이 차디찬 시선들 뒤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단지 각자의 길을 꽉 움켜쥐는 수 밖엔 없을 것이야 끝없는 그들의 위장을 경험하는 동안 계속 그렇게 ## 이 곡은 알다시피 이 앨범에 두번 반복되어 실려있다. 제목과 가사가 약간 변형되었지만 곡 자체는 같다. 그 중 처음 등장하는 이 곡은 앨범 전체의 introduction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현재와 과거의 회상과 미래의 분기점 몫도 겸하고 있다. 뮤지션 핑크(자기 자신 혹은 이면적인 모습의 또하나의 자신 - 이 점에 관해서는 후에 상술될 것이다.)의 입을 통해 폭로되는 대중 Show의 허상과 전체주의적 manipulation, 혹은 워터스의 말로 묘사된 인간의 인생 전체에 걸쳐진 위선과 기만의 함정들, 이렇듯 양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또한 인트로로 사용되고 있는 이 앨범의 마지막 곡 [Outside The Wall]의 소절들에서 심상찮은 Vicious Circle (악순환)의 조짐을 읽을 수 있어 이 곡이 시사하는 바를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게 한다. 《THE THIN ICE》 Mama loves her baby and daddy loves you too And the sea may look warm to you babe And the sky may look blue But oooh babe oooh baby blue Oooh babe If you should go skating on the thin ice of modern life Dragging behind you the silent reproach of a million tear stained eyes Don't be surprised when a crack in the ice appears under your feet you slip out of your depth and out of your mind with our fear, flowing out behind you as you claw the thin ice 《살얼음》 아가, 네 엄마는 널 사랑할 거고 아빠도 널 무척 귀여워 할 게다 저 바다는 네겐 마냥 따뜻하게만 보이겠지 하지만... 아가 ... 아가야... 눈물로 얼룩진 수많은 눈들 그들이 말없이 던지는 비난과 치욕을 꽁무니에 매단 채 네가 지금 세상이라는 살얼음판 위를 지쳐 나가야 한다면 네 발 아래에서 금이 가기 시작하더라도 놀라진 말거라 네 키를 훨씬 넘는 그 깊이 속으로 넌 빠져들 거고 곧 미쳐버릴 거다 네가 그 얇은 얼음조각들을 움켜쥐려 발버둥칠 때 네 등 뒤에서 밀어닥치는 공포와 함께 말이다 ## 핑크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새 생명의 탄생과 그가 겪어가야 할 세상이 살얼음으로 묘사된 곡이다. 워터스 특유의 냉랭한 위트가 Don't be Surprised 이후의 구절에 여실하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1》 Daddy's flown across the ocean Leaving just a memory A snap shot in the family album Daddy, what else did you leave for me Daddy, what'd ya leave behind for me All in all it was just a brick in the wall All in all it all just brick in the wall 《벽속의 또다른 벽돌 1》 아빠는 바다 너머로 비행기를 타고 떠나셨습니다 우리에겐 추억만을 남겨둔 채 가족 앨범속의 단 한 장 뿐인 사진 아빠, 이것 말곤 제게 남겨 주신 게 뭐가 있나요? 아빠, 제게 주고 가신 게 뭐가 있단 말예요? 고작 벽 속의 벽돌 하나, 벽을 이루고 있는 저 모든 벽돌들 뿐인 걸 ## 곡을 들을 때, 순수한 Substance 자체만을 대상으로 삼는 경우와 그 곡이 나오기까지의 여러 인과관계의 역학적 경로를 따지는 경우(문학비평일 경우 전자를 객체비평, 후자를 표현론에 입각한 비평으로 대치시켜 볼 수도 있다)가 상존할 수 있는데, 그 어느 것도 정석이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시각이 등을 맞대어 아주 동떨어진 해석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가사의 영역이 이런 논쟁의 불씨를 보다 많이 갖고 있다. 오랫동안 시비거리였던 [Hotel California]나 명곡 칭호를 뒤엎어버릴 만한 의외의 조지를 갖고 있는 Roy Buchanan의 [Messiah Will Come Again]의 낭독구도 그러하지만, Aerosmith의 [Angel] 을 듣고 귀여운 딸을 위해 곡을 쓴 스티븐 타일러의 부성애를 떠올릴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 것이며 Metallica의 [Battery] 가사의 광폭성에 고개를 젓는 이들 중 "우리들과 팬들 사이에 교류되는 넘치는 에너지를 표현한 것 뿐"이라는 제임스 헷필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 볼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Sheena Easton의 [Suga Walls]는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곡 그대로 듣는 편이 더 나은 지도 모른다. 넘치는 재기와 Rap 을 접합한 위트가 빛나는 Faith No More의 [Epic]을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이 곡이 Masturbation을 다룬 것이라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그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진 않지만... 어쩌랴. 노래에는 이런 수많은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의 소지가 다분한 것을. 곡을 정말 밀착해서 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야 별 문제지만 이런 사전지식과 배후 소문(?)은 때로는 상당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 서두가 엄청나게 길어지고 말았다) 로저 워터스의 가사를 대할 때에는 될 수 있으면 여러가지를 연상해 보고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편이 좋다. 왜냐면 이만큼 자기애(自己愛)가 강한 사람이 마구 입에서 나오는대로 가사를 만들었다고 보진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눈은 사정이 없고 예리하며 주위의 현상들에 매우 민감하다. 비단 로저 뿐 아니라 자신에게 심각할 수 있는, 유난히 자아가 강한 뮤지션들일수록 그 노랫말은 보다 복합적이고 폭넓은 기제를 거친 결과물의 경향을 띤다. 이 곡은 [The Wall]앨범의 주요 양념인 "Another Brick In The Wall" 시리즈의 첫 조각으로서,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아버지에 대한 어린 아들 Pink의 책망어린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곡이 중요한 첫 포석이 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뒤에 나올 [Mother]에서 다시 언급되겠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심리적 불균형 상태가 엄마의 과보호라는 촉매를 받아 그 자신의 난치성 컴플렉스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 모든 현상의 시발점이 이곳, 즉 아버지의 전사(戰死)이다. 또 이는 Pink라는 이름을 빈 로저 워터스 자신의 이야기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 역시 2차 대전에서 사망하였다) 후기 핑크 플로이드의 가사에서 로저는 상당한 부분을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넣는데 거의 솔로 앨범이라는 기분까지 드는 [The Final Cut] 은 그 경향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로저의 기본적 아나키스트 성향. 무신론적 사회주의적 성향은 전쟁이라는 자신의 초유의 경험을 기본으로 하여 이미 준비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작중인물 Pink 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 였다.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 When we grew up and went to school There were certain teachers who would hurt the children anyway they could by pouring their derision upon anything we did And exposing every weakness However carefully hidden by the kids But in the town it was well known when they got home at night, their fat and psychopathic wives would thrash them within inches of their lives 《우리 생애 중 최고로 행복했던 그 시절》 얼마간 가란 뒤 우리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애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부류의 선생들이 꼭 있었지 어떤 식이냐 하면,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무엇이건 힐난을 퍼붓고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감추고 있는 결점과 우매 등 민감한 부분을 낱낱이 들추어 폭로하기 일쑤였어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지 그런 선생들은 밤에 귀가하면 정신병적인 자기네 뚱보 마누라들한테 살아가는 동안 내내 두들겨맞으며 지내고 있다는 걸 ##Pink 의 유년기.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의 일들은 아련한 좋은 추억으로 회상되고 돌아가고 싶은 옛시절의 표상으로 남는 법이다. 이 곡의 제목도 그러하다. 허나 아내로부터 얻은 집에서의 요구불만과 모욕감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하는 체벌로 보상받으려 하는 위선적인 선생들로 가득찬 교실을 떠올려 보면 Pink의 행복한 시절은 그 의미가 역전된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We don't need no education Wo don't need no thought control No dark sarcasm in the classroom Teachers leave the kids alone Hey, teacher, leave us kids alone All in all it's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All in all you're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벽속의 또다른 벽돌 2》 우린 교육 따위 필요없어요.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그런 교육은 원치 않습니다. 교실에서의 혹독한 야유는 이제 그만 선생님, 애들을 그냥 내버려둬요 이봐요 선생님들, 우릴 이대로 그냥 놔두세요 우린 그저 벽 속의 마찬가지 벽돌들일 뿐이었죠 선생님도 마찬가지, 벽 속의 똑같은 벽돌들일 뿐입니다. ## 곡 자체가 할 말을 다 해주고 있다. 《MOTHER》 Mother do you think they'll drop the bomb Mother do you think they'll like the song MOther do you think thery'll try to break my balls Mother should I build a wall Mother should I run for president Mother will they put me in the firing line Ooh ma, is it just a waste of time Hush now baby don't you cry Mama's gonna make all of your nightmares come true Mama's gonna put all of her rears into you Maman's gonna keep you right here under her wing She won't let you fly but she might let you sing Mamas gonna keep baby cosy and warm Oooh, babe... Of course mama's gonna help build the wall Mother do you think she's good enough(for me) Mother do you think she's dangerous(tell me) Mother wants you tear your little boy apart Ooh, mother wish she would break my heart Hush now baby, baby don't you cry Mama's gonna check out all your girlfriends for me Mama won't let anyone dirty get through Mama's gonna wait up till you get in Mama will walways find out where you've been Mama's gonna keep baby healthy and clean Oooh, babe... You'll always be a baby to me Mother, did it need to be so high 《어머니》 어머니 폭탄이 여기 이 땅에 떨어질까요 어머니 사람들이 그 노래를 좋아할까요 어머니 사람들이 내 공을 부수려 할까요 어머니 제가 벽을 쌓아야만 하나요 어머니 제가 태통령 후보에 출마해야 하나요 어머니 제가 저 정부를 믿어야 하나요 어머니 그들이 날 총알받이로 내세울까요 오 어머니 이건 그저 시간낭비가 아닐까요 "쉿, 자 아가, 울지 말거라 엄마가 네 그 모든 악몽을 현실화해 줄테니 엄마가 그 모든 공포를 네 머릿속에다 넣어 줄 테니 엄마가 널 여기 이 날래 바로 아래 보호해 줄 테니 엄마는 널 절대 날려보내지 않을 거다, 하지만 노래 정도는 허락하마 엄마는 널 편안하고 따뜻하게 지켜줄 거란다 물론 엄마는 네가 벽을 쌓는 걸 도와줘야지" 어머니 그녀가 내게 어울릴 만큼 좋아보이던가요 어머니 그녀가 위험한 여자 같던가요(말해 주세요) 어머니 당신은 어린 자식의 마음을 찢어놓고 싶으신가요 오 어머닌 그녀가 제 곁을 떠나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쉿, 자 아가, 울지 말거라 엄마가 네 상대를 다 골라줄 테니 엄마는 조금이라도 질이 낮은 여자는 허락치 않는단다 엄마는 네가 지벵 돌아올 때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마 엄마는 네가 어디 있다 왔는지 죄다 알아낼 수 있단다 엄마는 네가 나쁜 길로 빠질까 봐 그러는 게지 네가 아무리 자라도 내겐 여전히 어린애일 뿐이야" 어머니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었던가요 ## 의미심장한 표현들이 가득한 모성애의 묘사. 그러나 따뜻하고 안락해야 할 엄마의 품에서 Pink는 딱딱하고 차가운 벽돌의 감촉을 느낀다. 점점 자라기 시작하는 "Mother Complex'는 앞으로의 그의 대(對) 여성관 대 세계관까지도 휘어잡을 위력을 잠재하고 있다. Wall 앨범의 해설지에 누락이 된 일부를 보완 수정하였으며 break my balls란 구절은 프로이드의 발전 단계 구분에 있어 유년기 사춘기에 흔히 있을 수 있는 거세공포증과 연관을 갖게끔 달리 해석될 수도 있으므로 유연하게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또한 Rock 뮤지션이라는 Pink 의 차후의 모습을 예견하게 하는 구절들에도 주목하기 바란다. 《GOODBYE BLUE SKY》 Oooh... Did you see the frightende ones Did you hear the falling bombs Did you ever wonder Why we had to run for shelter When the promise of a brave new world unfolded beneath a clear blue sky Oooh... Did you see the frightened ones Did you hear the falling bombs The flames are all long gone But the pain lingers on Goodbye blue sky Goodbye blue sky Goodbye 《맑은 하늘이여, 안녕》 ("봐요, 엄마. 하늘에 비행기가 이젠 하나도 없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을 보셨습니가 떨어지는 폭탄들의 굉음을 들으셨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궁금해 하신 적이 있습니까 새 세상을 내거는 약속이 청명한 푸른 하늘 아래 이렇게 펼쳐져 있는데도 왜 우리가 이렇게 피난처를 향해 도망가야 하는지를 겁에 질린 사람들을 보셨습니까 떨어지는 폭탄 소릴 들으셨습니까 전쟁의 화염은 이제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 후유증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안녕 푸른 하늘이여 다시는 못 볼 푸른 하늘이여 안녕 ##"Look. mammy. there's no plane upon th sky" 앙징맞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비행기의 프로펠러음이 들리고, 일반적으로 반전 포크곡으로 언급되는 이곡의 서두가 열린다. 표면적으로는 서정적인 반전가임이 맞지만 핑크 개인에게 남겨져 있을 깊은 상흔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상적인 순수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늘은 이제 그에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세상에 받아 들여질 한가닥 조화의 여지는 핑크에게서 상실되었다. 그의 벽쌓기는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 《EMPTY SPACES》 What shall we use to fill the empty spaces Where we used to talk How shall I fill the final places How shall I complete the wall 《텅빈 공간》 우리가 정답게 얘기 나누던 곳 지금은 텅비어 버린 그 장소를 메꾸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동원해야 합니까 그 최후의 공간들을 난 어떻게 채워가야 합니까 그 벽을 다 어떻게 쌓아내야 합니까 ## 이미 이 시기의 핑크는 성인의 모습으로, Rock 뮤지션이라는 위치에 있으면서 결혼까지 한 상태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사회적인 요소들과 단절된 이후 그에게는 그 자리들을 대신해줄 무언가가 필요하게 된다. 필름에서는 아내와의 유리가 암시적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그 한예로서, 부부관계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애정의) 영역이 그 Source를 박탈당하자 아내는 그를 겉돌기 시작하고 핑크는 그 자리마저 벽으로 채워야 함을 막연히 느끼기 시작한다. 《YOUNG LUST》 I am just a new boy A stranger in this town Where are all the good times Who's gonna show this stranger around? Oooh, I need a dirty woman Oooh, I need a dirty girl Will some(cold) woman in this desert land make me feel like a real man Take this rock and roll refugee Oooh babe set me free Oooh I need a dirty woman Oooh I need a dirty girl 《젊은 욕정》 난 여기 처음 와 봤어 이 도시에서 공연하긴 처음이야 자, 신나는 시간은 다 어디 있지? 누구 나한테 좋은 구경좀 시켜줄 사람 없어? 괜찮은 계집애 하나만 데려다 줘 오늘밤 나는 좀 질펀한 여자가 필요해 이 삭막한 곳의 몇몇 여자가 날 진짜 남자로 증명해 줄까? 로큰롤 떠돌이로서 이곳저곳을 도망다니는 나 이런 나를 데려가 자유를 느끼게 해 줘 쓸만한 계집애가 필요한데 말야 끝내주는 여자 하나만 있으면 좋겠어 (전화 신호음, "여보세요?" 낯선 남자의 목소리. "미국에서 플로이드씨로 부터 플로이드 부인에게 컬렉트콜 전화 와 있습니다." 갑자기 끊긴다. 다시 연결되는 신호음. "여보세요, 미국에서..." 다시금 끊기고... 잠시 공백후 호텔 문이 열리는 소리. 이어서 들리는 젊은 여자의 탄성. "오 맙소사, 정말 멋진 방이야! 저게 전부 당신 기타인가요? 여긴 내가 사는 아파트보다도 훨씬 큰 것 같아... 음, 저, 뭣 좀 마실것 없어요? 당신도 들겠어요? 예?" (주방으로 갔다가 돌아온다)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예요?" (반응없이 계속 TV만 응시하고 있는 핑크) "이것봐요, 당신 괜찮은 거예요...?!") ## 순회공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들면 Show의 주인공은 (단지 그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짐짝처럼 여기저기를 흘러다녀야 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는 크든 작든 트러불과 해프닝이 있게 되고 때로는 심각한 사건도 터지곤 하는데 개인 매니저든 로드 매니저든 자신의 물주(?)인 아티스트를 어떻게든 제대로 유지시키기 위해 가끔씩은 해당 뮤지션의 일탈행위를 눈감아주거나 심지어 손수 배려(?) 해주기 까지 한다. 단지 공연만 잘 치루면 그만이라는 이와 같은 전제 덕에 극성스런 그루피(Groupies)나 워너비(Wannabes) 들은 하룻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그리던 우상 옆에 손쉽게 접근하는 법을 배운다. 아내와의 생활도 비정상적이고 공연을 이유로 호텔에서 보내는 날이 더 많은 핑크의 우울증은 낯선 곳의 여자를 위안으로 삼고자 하는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여자는 아내의 대체물이기도 하다. Paul McCartney & Wings 의 곡에도 "Band On The Run" 이라는 표현이 있다. 순회공연을 하며 여러 곳을 다녀야 하는 뮤지션들 특유의 Life Style은 흔히 떠돌이, 방랑자, 도망자 등으로 비유되곤 한다(심할 경우엔 '현상수배자'가 되기도 한다). on the run은 도망치는 중이라는 뜻이어서 이 Pop계에서 쓰일 때는 순회공연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이 곡에서는 이와 유사한 refugee라는 표현을 썼다. 《ONE OF MY TURNS》 Day after day love turns grey Like the skin of a dying man Night after night we pretend it's alright But I have grown older and You have grown colder and Nothing is very much fun any more And I can feel one of my turns comming on I feel, cold as a razor blade Tight as a tourniquet Dry as a funeral drum Run to the bedroom, in the suitcase on the left You'll find my favorite axe Don't look so frightened This is just a passing phase one of my bad days would you like to watch TV? or get between the silent freeway? Would you like someting to eat? Would you like to learn to fly? Would you like to see me try? Would you liketo call the cops? Do you think it's time I stopped? Why are you running away? 《내 몫의 한차례》 날이 가면 갈수록 사랑의 빛깔은 잿빛으로 퇴색하는군요 마치 죽어가는 사람의 피부색처럼 말입니다 밤이 지날 때마다 우린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가장하지만 난 이제 나이를 먹었고 당신은 점점 차갑게 변해가고 그 어느 것도 이젠 더 이상 그렇게 재밌지가 않아요 그리고 이젠 내 차례인가요 지금 내 기분은 면도날처럼 차디차고 지형대마냥 꽉 조이고 장례식의 북소리처럼 바짝 말라붙어 버렸어요 "자, 침실로 달려가, 거기 왼쪽 여행가방 안에 있는 게 내가 아주 좋아하는 도끼(기타)야 그렇게 겁먹진 마 지금 내 모습은 내 옛날 어린시절의 불량기가 잠시 재현되는 거라고 보면 돼 TV 보고 싶어? 아니면 그냥 바로 잘까? 그것도 싫으면 저기 조용한 고속도로나 같이 감상할래? 뭣 좀 먹겠어? 하늘 나는 거 안 배워 볼래? 내가 시범을 한번 보여줄까? 내가 이런다고 경찰을 부를 셈이야? 이 짓을 그만둬야 된다고? 이봐, 왜 달아나는 거지?" ## 아내에게로 향하는 낮은 독백과 현재 그의 곁에 있는 낯선 여자에게 퍼부어지는 고성(高聖)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핑크의 여성관은 비정상적인 결벽증이 중핵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내를 마치 색정광인 것처럼 부담스러워 한다) 그가 말하는 '내 차례' 의 TURN이란 fits, 즉 발작적 폭발의 형태를 띠는 -아내에 대한- 폭력적 광기에 다름 아니다. 아내와 동일시된 그녀는 핑크의 갑작스런 행동들이 내보이는 공포를 고스란히 감당해내야 한다. axe 는 여기에서와 같이 도끼가 원뜻이지만 때때로 일렉트릭 기타나 베이스를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axeman이란 말이 나뭇꾼일 수도 있고 기타리스트일 수도 있음을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DON'T LEAVE ME NOW》 Oooh babe Don't leave me now Don't say it's the ene of the road Remember the flowers I sent I need you, babe To put through the shredder in front of my friends Oooh babe Don't leave me now How could you go? When you know how I need you to beat to a pulp on a saturday night Oooh babe Don't leave me now How can you treat me this way Running away I need you babe Why are you running away? Oooh babe? 《지금 내곁을 떠나지 마》 오 내 사랑, 가지 마 우리 사이는 이제 끝장난 거라고 그렇게 말하진 마 내가 보낸 꽃들 기억 안 나? 난 네가 필요해 친구들 앞에서 저 분쇄기로 고문의식을 치르려면 당신이 필요해, 그대 오, 내 사랑 내 곁을 떠나지 마 토요일 밤 누군가를 마음껏 패주고 싶을 때 당신을 무척이나 원하는 내 심정을 알고도 어떻게 내 곁을 떠날 수 있단 말야? 오, 그대 가지 마, 제발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날 대접할 수가 있어 도망을 가다니 난 네가 이렇게 필요한데 말야 왜 그렇게 도망을 치는 거지? 오, 내 사랑! ##ONE OF MY TURN와 연계되는 형식을 취해고 있는데 그의 광기어린 난동은 여기서 그 새디스틱한 농도가 더욱 짙어져 있다. 허나 언어가 더욱 강렬해진 반면 아내와 지금 곁에 있는 여자를 분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히스테리컬한 몽롱한 어조는 감당하기 힘든 고독감과 스산함을 묻혀내고 있다. 신경증적인 긴장감이 가득한 곡이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3》 I don't need no arms around me I don't need on durgs to calm me I have seen the writhing on the wall Don't think I need anything at all No don't think I'll need anything at all] All in all it was all just bricks in the wall All in all you were all just bricks in the wall (TV 의 채널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갖가지 대화 내용이 뒤엉켜 흘러나온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고함소리와 함께 크게 부서지는 굉음이 들린다.) 《벽속의 또다른 벽돌 3》 날 감싸주는 손길, 다 필요 없다구 날 잠재우려는 저 약들, 필요없단 말야 난 계시의 징조를 이미 목격했고 이젠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래, 아무것도 필요없다니까 결국 모든 것은 벽 속에 붙박힌 벽돌들 뿐이었는 걸 당신들도 죄다 그런 벽 속의 벽돌들이었을 뿐이라구 ##ANOTHER BRICK IN THE WALL 시리즈의 종결부인 이 곡에서 핑크의 벽쌓기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GOODBYE CRUEL WORLD》 Goodbye cruel world I'm leaving you today Goodbye Goodbye Goodbye all you people There's nothing you can say to make me change My mind Goodbye 《잔인한 세상이여 안녕》 안녕, 잔인한 세상이여 난 오늘 네게서 떠날 거다 안녕 안녕 안녕, 모든 사람들이여 당신들이 그 어떤 말로 내 맘을 바꾸어 보려 한대도 소용없는 짓이야 자, 모두 안녕 ## 결국 핑크는 완전히 자신을 외부와 격리 시킨다. EMPTY SPACES의 반주음이 ANOTHER BRICK. PART 3과 이곡에 되풀이 됨에서 알 수 있듯 핑크가 벽을 쌓게 되는 제3요인인 아내의 이야기는 선생님(학교), 어머니에 이어 모두 언급되고 이제 남은 것은 그 벽 속에서 혼자만의 존재를 이어나가는 것 뿐이다. 칩거의 이야기와 벽의 붕괴는 HEY YOU를 필두로 한 그 다음 부분에서 보여질 것이다. 《HEY YOU》 Hey you! out there in the cold Getting lonely, getting old, can you feel me Het you! standing in the aisles With itchy feet and fading smiles, can you feel me Hey you! don't help them to bury the light Don't give in withoout a fight Hey you! out there on your own Sitting naked by the phone, would you touch me Hey you! with your ear against the wall Waiting for someone to call out, would you touch me Hey you! would you help me to carry the stone Open your haert I'm coming home But it was only fantasy The wall was too high as you can see No matter how he tried he could not break free And the worms ate into his brain Hey you! out there on the road Always doing what you're told, can you help me Hey you! out there beyond the wall Breaking bottles in the hall, can you help me Hey you! don't tell me there's no hope at all Together we stand, divided we fall 《여보》 여보! 저 추운 바깥에서 쓸쓸히, 쇠하여가는 당신, 절 알아보겠어요? 여보!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복도에 선 당신, 제가 느껴져요? 여보! 희망터 묻혀지도록 두어선 안돼요 한 번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어요 여보! 저와는 격리된 채 홀로 전화기 옆에서 벌거벗고 앉아있는 당신, 절 안아줄 수 있겠어요? 여보! 벽에다 귀를 바짝 붙이고 소리쳐 불러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당신, 절 애무해주세요 여보! 이 짐을 져 나르기 위해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제발 마음을 열어줘요. 당신께로 갈테니 - 하지만 이런 나의 바램은 결국 허상이었어 누구 눈으로 봐도 그 벽은 너무 높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이는 탈출할 수 없었지 그이의 뇌수는 온통 벌레들이 파먹고 있었어 - 여보! 저 바깥 길 위에서 귀에 들리는대로 움직이고 있는 당신, 절 도와 주시겠어요? 여보! 이 벽 너머 그 커다란 방에서 유리벽을 던져 깨뜨리고 있는 당신, 제발 절 좀 도와주세요 여보! 이젠 안된다고, 희망은 없는 거라고 말하진 말아요 함께라면 해낼 수 있지만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우린 끝장이예요 ## 벽속에 틀어박힌 채 철저히 혼자만의 존재를 영위해가는 Pink에게 마지막 애원을 하는 아내의 모습. 허나 원문에서와 같이 이는 헛수고였고 아내와 그는 돌이킬 수 없이 영원히 단절되고 만다. 점차 정상적인 현실감각을 상실해가는 Pink의 모습을 그리는데 사용된 벌레(Worms)라는 단어는 이후에도 계속 등장할, 적지 않은 비중의 이미지이다. 《IS THERE ANYBODY OUT THERE?》 Is therd anybody out there? 《밖에 누가》 밖에 누가 있소? ## 증폭되는 벌레음과 함께 [Bring The Boys Back Home]까지 이어질 Pink의 독백과 생각, 환청이 시작되는 지점. 마치 Answer Song(답가)처럼 다음 곡의 피아노 인트로가 들려온다. 《NOBODY HOME》 I've got a little black book with my poems in I've got a bag with a toothbrush and a comb in When I'm a good dog they sometimes throw me a bone in I got elastic bands keeping my shoes on Got those swollen hand blues I go thirteen channels of shit on the T.V. to choose from I've got electric light And I've got second sight I've got electric light And I've got second sight I've got amazing powers of observation And That is how I know When I try to get through On the telephone to you There'll be nobody home I've got the obligatory Hendrix Perm And the inevitable pinhole burns All down the front of my favorite satin shirt I've got nicotine stains on my fingers I've got a silver spoon on a chain I've got a grand piano to prop up my mortal remains I've got wild staring eyes I've got a strong urge to fly But I've got nowhere to fly to Oooh babe, when I pick up the phone There's still nobody home I've got a pair pf Gohills books And I've got fading roots 《집엔 아무도 없어》 내겐 자작시가 쓰인 작은 검은색 노트가 한권 그리고 칫솔과 빗이 든 가방 하나가 있어 내가 괜찮게 했다 싶을 땐 그들의 대우도 좀 나아지지 내 신발엔 단단히 조인 고무끈 그리고 부르튼 손 위엔 지친 슬픔이 있고 내가 가진 TV엔 골라잡을 별볼일 없는 채널이 13개 환한 전깃불도 있어 게다가 내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눈이 있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파악력이 그래서 난 미리 알 수가 있어 전화로 당신을 불러보고 싶을 때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아무도 그 전화를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원하지 않는 유행헤어스타일에다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실크 셔츠 앞면엔 온통 줄지은 바늘 자국들 손에는 담배에 그을린 흔적과 사슬에 매달린 은숟가락 하나, 고 곧 스러질 내 유물을 지탱해줄 그랜드피아노 한 대가 내 몫이야 내겐 이글거리는 두 눈과 날아오르고자 하는 강한 욕망이 있지 하지만 어디로 날아가야 할 지는 모르겠어 오, 내 사랑, 전화로 당신을 불러보지만 여전히 집에는 아무도 없어 내겐 한 켤레의 고힐제 부츠와 점점 희미해지는 내 존재의 뿌리 뿐이야 ##[One Of My Turns]의 서두를 생각나게 하는 또 한편의 고독을 핑크가 노래한다. 이러저리 공연을 다니며 멋진 쇼를 보여주지만 그로 인한 일상의 불균형과 매니지먼트의 못미치는 대우가 마치 서커스 광대와 고용주의 그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그런 짐짝같은 생활이 가져다주는 허탈감과 답답함에 걸어보는 전화에도 역시 대답은 없다. 갈구하는 대상이 아내일 공산이 크긴해도 그 폭을 좀더 넓혀 핑크가 그의 고독을 위로해줄 위안으로 그저 목소리만이라도 듣고 싶어하는 불특정의 'You'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의기소침하거나 불리한 상황의 인물을 묘사할 때 쓰이는 "A dog without a bone"이란 표현을 알고 있다면 상으로 뼈다귀를 주인으로부터 받은 개라고 자신을 묘사한 세 번째 구절 역시 이해가 갈 것이다. 또한 헨드릭스(지미 이외에 또 누가 더 있을 것인가) 스타일의 곱슬머리가 자기가 원한 것이 아니란 사실은 "obligatory", 즉 의무적이란 말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Gohills 란 단어는 본인의 노력에도 불고하고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바, 대문자인 첫 자를 보아 막연히 고유명사(상표명)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따랐다. 양지 바란다. 《VERA》 Does anybody here remember Vera Lynn Remember how she said that We would meet again Some sunny day Vera! Vera! What has become of you Does anybody else in here Feel the way I do? 《베라》 여기 누구 베라 린이라는 여잘 아는 사람 없소 화창한 어느날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하던 그녀의 노래 구절을 기억하오 베라! 베라! 그대는 어디로 간 거요 여기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 누구없소 ## 필름 'The Wall'에서는 [Nobody Home]에서부터 2차대전과 연관된 영상들이 시종 등장하지만 곡의 내용상으로 따지자면 전쟁 시퀀스들은 모두 "빌어온" 수단의 모습이기에 핵심에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해서 이 곡 역시 베라를 매개로 했을 뿐 자신의 고독감의 표출에 다름 아니며 베라 역시 그리움의 궁극적 대상은 아니다. 영화 서두에 등장하는 Vera Lynn의 올디스 넘버를 근거로 "가수" 베라에 맞춰 해석했음을 밝힌다. 《BRING THE BOYS BACK HOME》 Bring the boys back home Bring the boys back home Don't leave the children on their own Bring the boys back home 《우리 아들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 주시오》 아들들을 집으로 돌려보내 주시오 우리 아들들을 여기 데려와 주시오 애들이 나쁜 물이 들어 제멋대로 나돌지 않도록 그애들을 모두 우리 가정으로 데려와 주시오 (어린시절 학교 교사의 목소리 : "틀렸어, 다시해!" 그리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겹쳐 들린다. "자, 무대로 갈 시간이야." 여기에 "당신, 괜찮은가요?" 하는 옛 그루피의 목소리도 같이 섞여 굉장한 환청이 된다. 핑크의 내적 음성은 희미하게 반응한다 : "밖에 누가 있소?") ## 웅장한 합창 코러스와 군악대의 스네어 드럼에 맞춰 핑크의 어머니의 몫이기도 한 부모의 요청이 소리높여 불려진다. 핑크의 지금 모습을 타락이라고 믿는 부모세대의 강경한 목소리를 종전(終戰)을 기뻐하는 군중들의 목소리로 일치시킨 필름에서의 솜씨는 독특하다. 핑크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거대한 환청과도 같은 이 곡을 끝으로 그는 혼자만의 은둔을 방해받는다. 그것을 다시 들려오는 "밖에 누가 있소?"에 의해 완성되는 수미쌍관법에서 알 수 있다. 'Trip'이 완전히 하나로 완성 포장되는 순간이다. 문을 두드려 대는 그들은 아마도 또다른 한 무리의 벌레들인지도 모른다. 《COMFORTABLY NUMB》 Hello, Is there anybody in there Just nod if you can hear me Is there anyone at home Come on now I hear you're felling down I can ease your pain And get you on your feet again Relax I'll need some information first Just the basic facts Can you show me where it hurts The is no pain, you are receding A distant ship smoke on the horizon You are only coming through in waves Your lips move but I can't hear what you're saying "When I was a child, I had a fever" My hand felf just like two balloons Now I've got that feeling once again I can't explain, you would not understand This is not how I am I have become comfortably numb O.K. Just a little pin prick There'll be no more But you may feel a little sick Can you stand up? I do believe it's working, good That'll keep you going through the show Come on it's time to go There's no pain, you are receding A distant ship smoke on the horizon You are only coming through in waves Your lips move but I can't hear what you're saying When I was a child I caught a fleeting glimpse Out of the coner of my eye I turned to look but it was gone I cannot put my finger on it now The child is grown The dream is gone And I gave become Comforfably numb 《편안한 무감각상태》 이것봐 그 안에 누가 있는 거야 자, 내 목소리가 들리면 고개를 끄덕여봐 이 집에 자네 말고는 없나 자자, 정신 좀 차려 보게 자네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은데 내가 편하게 해주겠네 그러면 자넨 다시 일어설 수 있어 긴장을 풀고 우선 뭣 좀 물어볼 게 있는데 아주 간단한 거야 지금 아픈 곳이 어딘지 말해줄 수 있겠나 아무데도 아프지 않아요. 당신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아 저 멀리 수평선 안개 속에 배 한 척이 떠 있고 당신 모습 역시 그 파도 사이로 보일 뿐 당신 입술이 움직이는 건 보이지만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아요 어렸을 적 열병에 시달릴 때면 내 손은 마치 둥둥 뜬 두 개의 풍선처럼 느껴졌었죠 지금 기분도 꼭 그렇답니다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군요. 어쨌든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지금의 나는 다른 모습이죠 난 아주 편안하게 마비된 상태니까요 좋아 주사를 좀 놓는 수밖에 없겠군 지금 이후론 더 맞지 않겠지만 이건 약간 아플지도 모른다네, 자 일어설 수 있겠나? 그 약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군, 잘 됐어 이제 자넨 공연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거야 자, 어서, 무대에 오른 시간이 다 됐어 아무데도 아프지 않아요. 당신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아 저 멀리 수평선 안개 속에 배 한 척이 떠있고 당신 모습 역시 그 파도 사이로 보일 뿐 당신 입술이 움직이는 건 보이지만 무슨 말인지는 안들려요 어렸을 때 난 무언가가 내 시야 가장자리로부터 휙 스쳐 지나가는 걸 느꼈었죠 고개를 돌려보면 그건 사라져 보이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게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난 어른이 되었고 내 꿈은 사라져 버렸거든요 그리고 지금 난 편안하게 마비된 상태랍니다 ## 완벽한 고립상태에서 의식이 마비되어 있는 핑크를 발견하고 그들은 그를 시간에 맞춰 무대에 올리기 위해 필사적이다. 매니저와 로디들, 의사가 분주히 오가며 핑크를 깨우려 하지만 핑크는 무의식 속에서도 여전히 '닫혀버린'존재임을 스스로 고집한다. 최후의 방법으로 각성제 (흥분제)를 주사하여 억지로 무대로 데려가지만 핑크는 이미 예전의 모습이 아닌 듯하다. 《THE SHOW MUST GO ON》 Oooh ma, Oooh pa Does the show have to go on Oooh pa take me home Oooh ma let me go Do I have to stand up Wild eyed in the spotlight What a nightmare, why! Don't I turn and run There must be some mistake I didn't mean to let them take away my soul Am I too old, is it too late Oooh ma, Oooh pa Where has the feeling gone? Oooh ma, Oooh pa Will I remember the songs? The Show must go on 《공연은 중단될 수 없다》 오 어머니. 오오, 아버지 이 공연이 계속 되어야 하겠습니까 오 아버지, 집에 가고 싶어요 어머니, 절 보내 주세요 전 다시 일어나 나가야 하는 되는 겁니까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광기어린 눈으로 또 그짓을 정말 끔찍한 악몽같은 그 짓을 다시... 오오! 되돌아 도망치면 안될까요 분명 무슨 실수가 있을 겁니다 내 영혼마저 빼앗기다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전 이제 너무 나이가 든 걸까요. 너무 늦은 건 아닐런지 오 어머니, 오오, 아버지 그 느낌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요 오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제가 곡들이나 제대로 외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공연은 강행되어야 한다는데 ##Show Business(줄여서 그냥 Show Biz라고도 한다)계의 철칙 중 하나로서 이젠 관용구처럼 쓰이는 이 "공연은 중단될 수 없다"는 말과 "There must be some mistake, Will I remember the songs" 등의 구절들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복선이 된다. 원치 않는 공연을 위해 억지로 끌려나가는 핑크의 의식은 의무감과 도피감 사이에서 결국 극대화된 벌레의 사상에 야합하는 비틀린 형태로 나타난다. 이에 의해 공연은 예정과 다른 방향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IN THE FLESH》 So ya, thought ya might like to go to the show To feel the warm thrill of confusion that space cadet glow I've got some vad news for you sunshine Pink isn't well he stayed back at the hotel And they sent us along as a surrogate band And we're going to find out where you fans really stand Are there any queers in the theatre tonight Get'em up against the wall That one looks Jewish And that one's a coon Who let all this riff into the room There's one smoking a joint and another with spots If I had my way I'd have all of you shot 《과연 살아서》 흠... 그래, 여러분은 결국 그 공연을 보러 가고 싶은 게로군 거기 출연하는 약쟁이 멍청이가 그대들에게 던져줄 혼돈의 스릴을 맛보기 위해서 겠지 그런데 명랑하고 순진한 여러분에게 안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쇼이 주인공 핑크가 별로 안좋은 상태라서 호텔에 아직 머무르고 있거든 그리고 우린 대리 밴드 자격으로 여기에 왔고 말야 여러분 팬들이 서야 할 자리가 진정 어디인질 이제 우리가 찾아주겠어 지금 여기 이 공연장에 호모는 없나 모조리 찾아내서 벽앞에 세워 놓으라구 저기 조명 아래 한 놈 보이는 군 인상이 내 맘에 안드는 놈이니 그녀석도 같이 세워 저기 저 치는 유태인같은데 그래 또 저놈은 깜둥이잖아 저런 쓰레기 자식들을 누가 여기 들여놓으라고 했나 미리화나를 피는 놈과 술을 갖고 들어온 놈도 있군 그래 내게 권한이 있다면 네놈들을 모조리 쏴 죽여 버릴텐데 ## 여기서부터 시점은 혼란스러워진다. 핑크란 인물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상황역시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분명치 않다. 앨범 첫머리를 장식한 동명의 곡과 멜로디는 같으나 가사는 그렇지 않다. 아무튼 핑크는 가사 상태에서 경험한 환몽과 약기운이 주는 흥분에 의해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쇼를 이끌어간다. 즉, 언테테이너가 아닌 딕테이너(Dictator)로서 관중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무대 이상의 광범위한 효력을 갖는 핑크 식(式) 전체주의를 실현해 가는 것이다. 근본적인 핑크는 아직도 자페적이고 소극적인 자아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뒷전에 나앉은 상태 -여전히 벽속에 있다- 이고 어린시절부터 그 자신이 거부해 온 제도적 관념과 속물성의 상징인 벌레의 방법론에 자신의 의도를 내맡기는 불합리성을 핑크는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은 망치(Hammer)제국이란 이름하에 한동안 계속된다. "space cadet"은 바보 혹은 마약상용자를 가리키는 속어이고 "joint"는 일반 담배와 마리화나 둘 다 의미할 수 있다. "spot"은 캔이나 작은병 따위, 혹은 한 번 마실 양의 술이나 나이트클럽을 뜻하는 속어이다. 《RUN LIKE HELL》 You better run like hell You better make your face upon Your favorite disguise Wit your button down lips and Your roller blind eyes With your empty smile And your hungry heart Feel the bile rising from your guilty past With your nerves in tatters When the cockel shall shatters And the hammers batter down the door Your better run like hell You better run all day And run all night And keep your dirty fellings deep inside And if you fake your girlfriend out tonight You better park the car well out of sight 'Cos if they catch you in the back seat trying to pick her locks They're gonna send you back to mother in a cardboard box You better run 《미친듯이 달려 달아나라》 힘껏 도망치는 게 좋아 그리고 알맞은 가면을 네 얼굴로 만들어두도록 해 꽉 다문 입과 앞 못보는 기계의 눈 그리고 공허한 미소와 굶주린 가슴으로 말야 네가 탄 보트가 산산이 부서지고 거리의 망치들이 네 집 문을 부수고 들어올때 신경이 갈갈이 찢기는 듯한 느낌과 함께 네 과거의 죄목들로부터 터져나오는 분노를 느껴봐 넌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야 할 걸 낮이든 밤이든 계속 도망가야 해 그리고 지저분한 욕망 따윈 깊숙히 숨겨두는 게 좋아 오늘밤 네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오려거든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차를 두어야 한다는 걸 명심해, 왜냐면 그녀의 머리채를 나꿔채며 그들이 너희들을 뒷자석에서 발견하게 되면 너는 그들의 손에 의해 종이상자 속에 포장되어 네 엄마 앞으로 배달될 것이기 때문이지 그러니 넌 힘껏 달아나는 게 좋아 ## 이윽고 군국화된 벌레들은 망치의 모습으로 무대를 박차고 나와 온 시내를 점령하는데, 부각된 독재자로서의 핑크는 그 선두에 서서 이를 주도한다. 자신이 평소 지녀오던 여성에 대한 강박관념과 결벽적 측면이 폭력화된 형태로 군중에게 가해지며 어린시절 학교의 아이들을 똑같은 기형의 모습으로 만들었던 비양심적인 제도권 교육을 연상시킬 '가면'의 이미지가 아이러니컬하게도 피해자였던 핑크 자신의 손에 의해 다시 다루어짐은 흥미롭다. 망치제국의 가공할 단속작업은 다음 곡에서도 마찬가지다. 《WAITING FOR THE WORMS》 Oooh you cannot reach me now Oooh no matter how you try Goodbye cruel world it's over walk on by Sittling in a bunker here behind my wall Waiting for the worms to come In perfect isolation here behind my wall Waitint for the worms to come Waiting to cut out the deadwood Waiting to clean up the city Waiting to follow the worms Waiting to put on a black shirt Waiting to weed out the weaklings Waiting to smash in their windows and kick in their doors Waiting for the final solution to string them the strain Waiting to follow the worms Waitin to turn on the showers and fire the ovens Waiting for the queens and the coons and the reds and the Jews Waiting to follow the worms would you like to see Birtannia rule again, my friend All you have to do is follow the worms Would you like to send our coloured cousins home again, my friend All you have to do is follow the worms 《벌레들을 기다리며》 너희들은 무슨 수를 써도 나와는 닿을 수 없을 거다 잔인한 세상이여 안녕, 이젠 모두 끝이야 상관말고 그냥 가버려 나의 벽 뒤 몸을 숨길 작은 구덩이 속에 앉아 벌레들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지 여기 나의 벽 뒤 완벽한 격리 상태에서 난 벌레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 쓸모없는 자들을 쓸어내고 이 도시를 청소해주는 벌레들 뒤를 따르길 기다리며 그들이 검은 제복을 입고 약골들을 솎아내며 사람들의 창문을 부수고 문을 박차고 들어가길 기다리며 이 마지막 해결 방법이 악당들을 줄줄이 꿰어 주길 기다리며 그런 벌레들 뒤를 따르길 기다리며 그들이 샤워기를 틀고 오븐의 스위치를 올리길 기다리며 여왕들과 사기꾼들, 공산주의자들과 유대인들을 기다리며 벌레들 위를 따르길 기다리며 자네, 대영제국이 다시 세상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가 그런 벌레들 뒤를 따라가면 된다네 우리의 유색인종 사촌들에게 고향을 되돌려주고 싶은가 보군, 친구 그럼 벌레들 뒤를 따라가면 된다네 ## 핑크의 망치제국은 벌레들의 입성을 기다린다고는 하지만 그 자신의 손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미 시행하였다. 벽 위에 웅크린 채 남아있는 또 하나의 핑크 역시 기존의 현실 -잔인한 세상이라고 묘사된- 을 갈아엎고 싶단 명분으로 벌레들을 역성다는 건 독재자의 핑크의 그것과 맥을 같이한다. 궤가 어긋난 핑크의 쇼는 [The Show Must Go On]에서 예견된 바와 같이 실수에 의해, 과장된 자아환상의 종국으로 치달으려 한다. 이때... 《STOP》 Stop I wanna go home Take off this uniform and leave the show And I'm waiting in this cell Because I have to know Have I been guilty all this time 《그만》 그만!! 난 이제 집에 가고 싶어 이 제복을 벗어 던지고 쇼는 더 이상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지금 난 이 감방에 갇힌 채 기다리고 있지 그 이유는 지금껏 내내 나 자신이 유죄였다는 사실을 내가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야 ## 스스로 중단을 외치며 쇼를 남겨둔 채 도피하려는 핑크.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의 벽 속에 남아 있으며 곧 있을 재판 - 표면적으로는 공연을 오도하고 팽개친 데 대한 책벌이지만 지금까지의 핑크의 삶 전체를 결론짓고 그의 벽의 향방을 결정내릴 수 있을 만큼의 비중을 지닌 '총결산' 성격의 단계 - 을 기다리는 중이다. 《THE TRIAL》 Good morning worm your honor The crown will plainly show The prisoner who now stands before you Was caught red hands of showing feefings Showing feelings of an almost human nature Shame on him This will not do Call the schoolmaster I always said he'd come to no good in the end you honnnor If they'd let me have my way I could have flayed him into shape But my hands were tied The bleeding hearts and artists let him get away with murder Let me hamer him today Crazy, toys in the attic I am crazy They must have taken my marbles away Crazy, toys in the attic he is crzy Call the defendant's wife You little shit you're in it now I hope they throw away the key You should have talked to me more often than you did, but no, you had to Go your own way, Have you broken any homes up lately? "just five minutes worm your honor him and mme alone" Babe Come to mother baby, let me hold you in my arms Milord I never wanted him to get in any trouble Why'd he ever have to leave me Worm you honor, let me take him home Crazy, over the rainbow I am crazy bars in the windows There must have been a door there in the wall When I came in Crazy, over the rainbow he is crazy The evidence beford the court is incontrovertible, there's no need for the jury to retire n all my years of judging I have never heard before of Someone more deserving the full penalty of law The way you make them suffer Your exquisite wife and mother fills me with the urge to delecate shit But my friend you have revealed your deepest fear I sentence you to be exposed before your peers Tear down the wall 《재판》 안녕하십니까, 벌레 각하 이제 국왕이 확실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각하 앞에 서 있는 저 죄인은 인간이 소유한 거의 모든 감정을 드러낸 죄목으로 범행 현장에서 붙잡힌 현행범입니다. "괘씸한 놈 같으니" 이런 말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악질이지요 선생을 불러들이라! 저 녀석이 언젠가는 일을 저지르고 말리라는 걸 전 진작에 알고 있었답니다. 각하 만약 제게 기회가 주어졌다면 저 놈 가죽을 벗겨 소시지를 만들어 버릴수도 있었을 건데 당시 제 손은 묶여 있어 어쩔 수가 없었습죠 아파하는 감상주의자와 예술가란 작자드리 너 놈 가죽을 벗겨 소시지를 만들어 버릴 수도 있었을 건데 당시 제 손은 묶여있어 어쩔 수가 없었습죠 아파하는 감상주의자와 예술가란 작자들이 저놈을 저런 살인자 꼴로 내동댕이질 친 겁니다. 제가 오늘 저놈을 손 좀 보게 해주십시오 미친거야, 어린시절 다락방의 장난감들, 난 미쳐버렸나봐 그들이 내 공기돌을 빼앗아 간 게 틀림없어 "미쳤대요, 어린시절 다락방의 장난감들로 그는 미친거래요" 피고의 아내를 불러들이라! 빌어먹을 죄그만 병신 같으니, 지금 거기 갇혀있군요 당신이 영원히 못나오게 저들이 열쇠를 없앴으면 좋겠어 당신은 그때 당신이 했던 것보다 훨신 더 자주 저랑 얘길 했었어야 했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이제 당신 갈 길로 가버려요. 여기 있는 걸 보니 최근에 또 어느 가정을 망쳐놓았나 보군요 "벌레 각하, 딱 5분만 그이와 저 단둘만 얘기할 시간을 주세요." 아가! 엄마에게 오너라, 아가, 안아줄테니 이리 와 나으리, 난 저 애가 저렇게 되는 건 절대 바라지 않았답니다 저 애가 왜 내 품을 떠나야만 했는지 모르겠어요. 벌레 각하, 우리 애를 집으로 데려가게 해주세요. 미친 거야, 저 멀리 무지개 너머, 난 미친 건가봐 창문에는 쇠창살이 있지만 내가 들어온 걸 보면 벽 어딘가에 분명 문이 있었을 거야 "미쳤대요, 무지개보다 더 멀리 그는 미친거래요." 이 법정에 드러난 증거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걸 보면 배심제도는 절대 필요한 것이겠지요 배심원직을 맡은 이래 법정최고형을 받을 만한 피고인으로 이놈보다 더한 자는 아직 들은 적이 없습니다 더할 나위 없는 자네 아내와 어머니 자네가 그들에게 고통을 준 걸 듣고 보니 난 판결을 내리고 싶은 기분이 전혀 나지 않아 쓰레기같으니! 하지만 친구, 자네는 자네 마음 속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공포를 이미 드러내 보인 바가 있지 난 자네에게 우리 모두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야만 하는 형을 선고한다 저 벽을 부숴라 ## 앨범을 통해 최대의 자극을 주는 트랙이다. 오케스트라다운 편곡과 목소리가 뚜렷한 가사, 앨범전체의 위치로도 커다란 절정의 매듭을 갖는다. 망치제국 시절의 폭력과 상해. 그로 인한 쇼의 실패를 이유로 벌레측은 핑크를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유죄로 몰아놓고 있으나 한겹 더 넓혀보면 그의 인생 전부에 유죄 딱지를 붙여놓았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인간들이 갖고는 있으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혹은 표현하고 싶으나 주위에 의해 억눌려지는 감정들을 단지 숨김없이 느껴지는대로 드러냈다는 걸 죄목으로 삼았다는 데서부터 기존의 권위주의와 제도, 속물성의 인격화가 벌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선생과 아내, 변호를 한 어머니 마저 그의 유죄를 뒷받침하고 있는 상황 역시 핑크가 그들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예고한다. 그가 주위의 존재들에게서 벽을 느끼면서 자신의 벽을 쌓아나가고, 벽이 완성된 후 그 속에 칩거하면서 때로는 발버둥치고 때로는 만족한 상태로 고립상태를 영위했다는 사실은 이 벽이 더할 나위없는 핑크의 보호막이자 그 최후의 저지선임을 밝혀주는데 판결문과 함께 타의에 의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벽의 모습은, 곧 핑크라는 존재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벌레의 입을 빈 사회와 타인의 폭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bleening hearts"란 사회의 공적인 화제들에 대해 너무 감상적이거나 지나치게 꺼리낌없는 태도를 보이는 탐미 자유주의자들을 의미하는데 나란히 쓰인 "artists"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caught red hands"는 결국 "caught in the act", 현행범임을 말하고 "this will do"는 구어에서 "this is enough"의 뜻으로 흔히 쓰인다. 여기서 한가지 양해를 구할 것은 본문에 나오는 "delecate"란 단어가 그 어느 사전에도 나와있지 않아 delegate의 오기(誤記)로 보고 해석을 했다는 점인데 이 역시 미덥지 않으므로 차후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OUTSIDE THE WALL》 All alone, or in twos The ones who really love you Walk up and down outside the wall Some hand in hand Some gather together in bands The bleeding hearts and the artists make their stand And when they've given you their all Some stagger and fall, after all, it's not easy Banging your heart against some mad buggers' Wall 《벽의 저편》 혼자서, 혹은 짝을 지어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벽 바깥을 서성입니다. 어떤 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서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밴드 멤버들 모두와 함께 아파하는 감상주의자들과 예술가들이 이렇게 당신을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모든 최선을 다했을 때 결국 몇몇은 힘에 부쳐 쓰러질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니죠 광분한 저들의 벽에 당신의 심장을 부딪치며 그렇게 쓰러져 갈 겁니다. ## 핑크를 추억하는 많은 추종자들은 그들의 벽에 'artist'의 가슴을 부딪쳐 피를 흘리며 그를 위해 쓰러져간다. 핑크 뿐만이 아닌 또 어떤 다치기 쉬운 영혼이 '그들'의 벽에 좌절하고 자신의 벽을 쌓고 또 그들에 의해 파멸하게 될 것인가 -냉정한 도돌이표에 의해 [In The Flesh…?]의 인트로에서 이 곡의 자취를 발견하는 사람들은 "never ending story"의 불유쾌한 전제를 읽어내야 한다. 벽은 곧 다시 쌓이는 법. 번역 및 해설 : 성문영
첫댓글 Roger Waters가 건설한 벽The Wall... narcissistic한 rock opera... 오랜만에 잘 감상했습니다. 성문영의 번역은 좋은데... 맨위의 해설은... 꿈보다 해몽이 더 좋네요^^
감사 합니다. 잘 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그 느낌이 또 다르네요 잘보겠습니다^^
첫댓글 Roger Waters가 건설한 벽The Wall... narcissistic한 rock opera... 오랜만에 잘 감상했습니다. 성문영의 번역은 좋은데... 맨위의 해설은... 꿈보다 해몽이 더 좋네요^^
감사 합니다. 잘 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까 그 느낌이 또 다르네요 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