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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고교 일진협회 】──────────
※전국 고교 일진협회※
♡46
(한편, 연회장에서는‥)
개소리와 그녀의 양손잡이가 연회장에서 나가고 네 사람은 비어있는 둥근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개소리의 조촐한 조직 설명회를 듣느라 퍼 담은 음식은 얼마 되지 않았다. 어째 접시의 흰 부분이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네 사람 모두 다 먹은 뒤 조금 더 가지고 올 생각이다. 신이는 개소리가 알려 주었던 각 조직의 보스들을 둘러보며
스파게티를 포크로 돌돌 감았다. 똥배파의 조춘, 복고파의 오진국, 딴지파의 포천청, 배고파의 김빈곤, 왕파의 왕봉지.
하지만 역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강호파였다. 그 중에서도 아직 모습은 안 보였지만 사아칸의 오른팔이 되었다는 진형우다.
한때 콤비라고 불리었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던 남자아이. 15살 때부터 17살 때까지 2년 동안 떨어져 지낸 적이 없을 정도였던
그와 사이가 멀어진 것은 17살이 되던 해의 겨울이었다. 신이는 고1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할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일본에서 방학을 보내었다. 그런데 처음 2주 동안은 연락이 되었던 진형우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것. 그 불안한 기분은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되었을 때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진형우는 그 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신이는 그의 집에 가보는 등 매일 진형우를 찾는 데에
시간을 매진했다. 하지만 그를 찾을 수는 없었고 2학년이 되던 해, 진형우의 소문이 학교 내에 맴돌았던 것이다. 그의 소문은 이러했다.
방학이 시작되고 3주 뒤 길을 가던 그가 깡패들에게 둘러싸여있는 한 여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불의를 보면 못 참았던 그는
여자를 구해내기위해 깡패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무기를 든 상대를 보자 이성을 잃은 나머지 깡패 한 명을 그만 죽여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을 지나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강호파의 사아칸이 이 일을 수습해주는 대신 그가 자신의 조직에 들어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것이 전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때 자신의 친구였던 진형우가 지금 강호파에 있다는 것은 확실시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신이는 대파의 한동구도 신경에 거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개소리에게 상처를 주었던 개구리처럼 생긴 남자.
그때 개소리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그 슬픈 얼굴을 말이다. 또한 구제파의 소이켠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을 한낮 고양이에 비유했던 소이켠. 그녀는 자신이 소이켠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 했지만 신이는 언젠간
녀석을 쓰러뜨려 그녀에게 인정받을 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신이는 이런 저런 생각 끝에 테이블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들고 있던 포크와 젓가락을 놓고서 한 남자를 보고 있는 친구들. 단, 자신의 오른쪽에 앉아있던 유인이는 묵묵히 먹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녀석의 접시는 점점 깨끗해지고 있었다.
“서울로 갔다는 소릴 듣기는 했지만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걸? 으흐흐.”
깡마른 남자가 희웅의 접시와 그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는 척을 해왔다. 아니 신이의 눈엔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였다.
희웅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눈을 하고서 테이블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이를 악물고 분노를 잠재우기위해 노력했다.
연회장 한쪽에선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20대 여성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였다.
“이런, 모른 척 하기야? 너무 섭섭한데. 아차, 누나의 장례식장엔 못 가서 미안하군. 장미로 만든 화환이라도 보낼 걸 그랬나?”
접시를 말끔히 비운 유인이 드디어 포크를 접시위에 놓았다. 신이와 호두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를 몰라 의아하기만 했다.
배고파의 보스, 김빈곤이 왜 희웅에게 저런 말을 하는 걸까? 분명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희웅의 저 폭발할 듯한 눈빛이 그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장례식장에 장미화환이라니‥
김빈곤의 얼굴엔 즐거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꺼져.”
그 예의바르던 희웅이 나이 많은 어른에게 ‘꺼져’라는 비신사적인 말을 했다. 하지만 세 사람의 눈에 나쁘게 비치는 것은
오히려 김빈곤이다. 하지만 김빈곤과 그의 부하들은 코웃음을 칠뿐이다.
“그 계집이 쓰래빠의 보스라곤 상상도 못 했는걸?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없애버리는 거였는데.
하긴, 그때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어. 계속 신경에 거슬렸지. 흐후후, 역시 그랬던 거야. 아하핫!”
“꺼져, 꺼지라고! 넌 내가 반드시 죽여 버리겠어! 내가 제 발로 찾아갈 테니까 그때까지만 참아.”
희웅이 참다못해 고함을 내질렀다. 그에 주변의 모든 시선이 그들에게로 주목되었다. 사람들이 저마다 술렁이기 시작했다.
근처에 있던 개소리의 팔부하도 그 소리를 듣고서 그들에게 달려갔다.
“이봐, 꺼지라잖아.”
신이가 남은 스파게티를 감으며 김빈곤에게 말했다. 김빈곤은 당황하거나 반대로 열 받은 기색 또한 해보이지 않았다.
“훗, 그러지. 그럼 기대하고 있으마. 되도록이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말라고.”
툭. 희웅의 어깨를 치며 부하들과 돌아서는 김빈곤이었다.
희웅은 더러운 손이 자신의 몸에 닿았다는 사실에 온 몸을 떨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바닥에 눕혀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희웅은 10분간 말없이 앉아만 있었다. 다른 이들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잠시 후 희웅의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고
느낀 신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얘기해주지 그러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희웅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선 신이를 보았다. 희웅은 자신의 동료들에게 숨길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힘겹게 입술을 떼 내었다. 그리고 인천에서 있었던 끔찍한 사건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호텔 로비.)
저벅저벅. 연회장이 있는 지하에서 올라와 1층에 다다랐다. 로비에선 쪽파, 김월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민규는 쪽파의 조직원에게서 말을 건네받았다고 했다. 혹시 식당에 있는 건가? 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식당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로비에 조폭들의 모습만 보일뿐 일반 사람들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긴, 당연한 일이다. 여기 저기 덩치들이 난무한데
누가 밖으로 나올 것인가. 아마 오늘 하루는 예약한 사람이 없을 지도 모른다. 식당으로 가는 도중 밖을 보았다.
문이 유리로 되어있어 밖이 훤히 다 보인다. 풀장이었다. 바람에 물결이 일렁였다. 또는 물길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바람이 바닥에서도 나오는 것일까? 난 걸음을 멈추고선 밖으로 나가보았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그에 민규가 따라 나왔다. 뒤이어 태기도 나온다. 검은 그림자. 풀장 안에서 사람으로 보이는 형체가 여러 개 있었다. 아니 사람이었다.
“싸우고 있나 본데요.”
태기의 말대로 물 안에서 남자 셋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말이 싸움이지 한 사람이 두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었다. 난 가까이 다가갔다.
“형님, 그냥 가시는 게.”
민규가 나를 막았다.
“쪽파는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냥 놔둘 수가 없어!”
하지만 난 내 의지대로 행동했다. 풀장 앞에 멈춰 섰다. 물속에서 한 사람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는 남자들. 물길이 내게도 튀었다.
“그쯤 했으면 됐잖아? 이제 그만 하지 그래?”
“넌 뭐야?”
내 말을 들은 남자들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선 나를 올려다보았다. 꽤나 떨떠름한 표정이다. 남자의 상처에서 난 피가 물과 함께
섞이고 있었다. 분명 약한 자를 괴롭히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비겁한 깡패새끼들 같으니. 이리 나와! 우리가 상대해줄 테니까!”
물에 흠뻑 젖은 남자들은 콧방귀를 끼며 풀장에서 나왔다.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 계집애가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킥, 새끼야, 넌 좋겠다? 치마 속에 숨겨줄 계집도 있고.”
이 자식들이 지금 뭐라고 중얼대는 거야? 난 고개를 살짝 돌려 민규와 태기에게 신호를 보내었다.
그러자 남자들에게 공격을 하는 두 사람이다. 퍽! 뻐억! 먼저 복부와 얼굴을 차인 남자들은 뒤로 주춤거리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 섰다.
정신을 차리고선 욕설과 함께 주먹을 날리는 그들이다.
“이 개쉑히들이!!”
하지만 민규와 태기는 그들의 주먹을 가뿐히 피하며 다음 공격을 퍼부었다. 뭐야? 별것도 아니잖아?
난 물속에서 켁켁 거리고 있는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옷이 물에 젖는 걸 원치 않았다. 남자는 나를 경계하다 결국 내 손을 잡았다.
물속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바닥에 벌러덩 누워버리는 녀석이다. 그가 누워서 민규와 태기를 보았을 땐 이미 나쁜 놈들을 때려눕힌 뒤였다.
“콜록, 콜록.”
기침을 하며 다시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갑자기 킥킥, 웃어대는 인간이다. 이 녀석, 뭐야? 맞더니 머리가 이상해졌나?
“쿡, 여자 치마 속에 숨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숨겨줄 의사는 없나보지?”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는 녀석이다. 가만, 이 녀석‥?
난 얼른 치마를 다리에 붙였다. 뭐 이런 변태 같은 자식이 있어? 퍽!
“아악!”
풍덩! 내 발이 움직이자 그를 피하기 위해 옆으로 구르던 남자는 그만 바보같이 풀장에 빠지고 말았다.
그나저나 이 자식 엄청 빠르잖아? 그 가까이 있던 내 발을 재빨리 눈치 채고 피하다니‥.
흠, 저런 얼간이들에게 그냥 맞고만 있을 형편없는 실력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사정이 있나보군.
“왜 이리 안 오나했더니, 이런데서 물장난을 하고 있었구만.”
풀장으로 나온 또 다른 사람은 다름 아닌 쪽파의 김월래였다. 기다리다 못해 직접 나를 찾아온 모양이다. 꽤 급한 일이기라도 한가보지?
민규와 태기가 내 옆으로 다가와 김월래를 바라보고 섰다. 김월래가 달고 온 쥐새끼는 총20마리였다. 한마디로 2배다.
쳇, 많이도 달고 왔군. 나랑 대화만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저를 찾으셨다고요? 무슨 용무시죠?”
원치 않게 물을 마신 변태 녀석이 기침을 하며 풀장에서 나왔다. 지금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녀석은 나를 탓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마 소리 없이 피해버리겠지. 뭐, 내가 바라던 바니까.
“야! 팬티 좀 봤다고 사람을 차려는 게 어딨냐?!”
윽! 이 자식, 쪽팔리게 뭐라는 거야? 내 얼굴은 곧 홍당무가 돼버리고 말았다. 낄낄거리며 웃어대는 쪽파 놈들이다.
이 자식 이따가 두고 보자. 똥물을 퍼마시게 해줄 테다!
“애인인가 보지? 그 나이면 뜨거울 때지.”
“누가 애인이라는 거야?! 이런 변태랑 사귈 바에 차라리 이 녀석이랑 사귀고 말지!”
나답지 않게(아니, 너다웠어.) 김월래의 놀림에 흥분하여 왼쪽에 서 있던 태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에 울상을 짓는 태기다.
“형님, 전 형님을 여자로 생각해본 적이‥.”
“하하하! 재밌군. 하지만 장난은 거기까지 하고 이제 그만 본론으로 들어가지.”
표정이 변해버리며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은 김월래였다. 그리고 재킷 안에서 칼을 꺼내드는 놈의 부하들이다.
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역시 대화를 위한 만남이 아니었어. 그 순간 내 머리에선 어떻게 하면 다치지 않고 놈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빗발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대충 이런 일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무기를 들고 있을 줄이야. 조금 힘들게 되었다.
“아~ 또 개 같은 일에 말려들었잖아?”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변태 녀석이 중얼거리는 소리다.
“임마, 괜한 사람 원망하지 말고 은혜나 갚아.”
김월래를 응시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에 투덜대는 녀석이다. 콧김과 함께 입을 크게 벌리며 김월래가 말했다.
“크하하하! 죽어서 귀신이 되거든 동구형님을 욕하라고. 난 형님이 시켜서 하는 것뿐이니까.”
대파의 한동구가? 흥, 쪽파가 성장하는데 자신들의 힘이 컸으니 시키는 대로 해라, 이거구만.
처음 내가 예상했던 것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난 주머니에서 검은 머리끈을 꺼내어 입에 문 뒤 머리를 한 갈래로 모으며 말했다.
“듣던 대로 쪽파는 대파의 똘마니였군. 걱정 마. 너흴 원망 할일도 없어.”
난 입에서 머리끈을 빼낸 뒤 머리에 감았다. 긴 머리는 싸움에 걸리적 거리기만 한다. 그렇다고 아까운 머리를 자를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이‥방금 한 말 취소해라.”
기분이 상한 모양이다. 김월래는 미간 사이로 주름을 만들며 두 눈에 힘을 주었다.
“사실을 굳이 취소할 필요는 없잖아?”
난 팔짱을 낀 체 웃어보였다. 후, 그나저나 녀석을 열 받게 만들었으니 당장이라도 공격을 해올 텐데‥.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역시 물을 이용하는 방법밖엔 없겠지? 놈들이 아무리 칼을 들고 있다 해도 물속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질 테니까.
그때를 노리는 수밖에.
“그 말을 후회하게 해주마. 얘들.”
“설마 여기서 싸우시려는 건 아니겠죠?”
김월래의 명령이 떨어지려는 순간, 낯선 목소리가 그를 멈추게 했다. 풀장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공중 의자였다. 3m 가량 되는 높이의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 한명. 여자처럼 예쁘장하게 생겼다.
“누구지?”
“강호파, 진형우야.”
내가 의문을 표시하자 뒤에 앉아있던 변태 녀석이 잘 안다는 듯 가르쳐주었다. 저 녀석이 진형우라고?
그런데 언제부터 저기에 앉아있었지? 접근하는 걸 전혀 못 느꼈는데.
“크윽, 죄‥죄송하지만, 방해는 말아주었음 하오.”
김월래가 예를 갖추며 녀석을 대했다. 부탁을 하는 그다. 저 녀석의 소문이 헛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강호파의 오른팔인 진형우.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이거 영광인 걸? 그건 그렇고 이 변태 녀석은 도대체 누구지?
누구 길래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놈들에게 그냥 맞고만 있었으며 또 저 진형우를 보고도 제자리에 앉아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궁금한 것이 태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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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이야기1□
First Story。그녀석의 슬픈인형.
Second Story。ⓐⓝⓖⓛⓔ" ⓣⓞⓡⓨ.
Third Story。 전국 고교 일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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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큭...검은 머리띠....흠...소리양...화이팅!!!!무마될수도 있겠지만...잘 싸워주세요~!!!!